
[점프볼=최창환 기자] “KBL에서 뛸 레벨이 아니다.”
서울 SK 김선형은 2011-2012시즌 데뷔 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가드임에도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탄력, 승부처에 강한 해결사 기질을 두루 뽐내며 암흑기에 빠진 서울 SK를 구해냈다.
김선형도 혀를 내두르는 대상이 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데뷔, 고양 오리온에서 활약 중인 조 잭슨이다.
180cm의 단신가드 잭슨은 시즌 초반만 해도 이렇다 할 활약을 못 보여줬다. 출전시간이 제한적인데다 오리온 전력이 애런 헤인즈 중심으로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방어에 약하다는 점도 잭슨의 출전시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였다.
하지만 외국선수 출전 쿼터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리그 적응까지 끝마치자 상황이 달라졌다. 잭슨은 화려한 돌파와 폭발력, 기동력을 두루 뽐내며 오리온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2라운드까지 평균 9.1득점 2.6어시스트 0.4스틸에 그쳤던 잭슨은 4~5라운드에 평균 18.8득점 6리바운드 1.7스틸을 기록 중이다.
잭슨과 맞대결한 김선형이 체감한 위력은 기록 이상이었다. “KBL에서 뛸 레벨이 아니다”라고 운을 뗀 김선형은 “기본적으로 자세가 굉장히 낮고, 안정적이다. ‘막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비를 해도 결국 뚫어내는 선수”라며 잭슨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박빙의 승부를 즐기는 만큼, 김선형은 잭슨과의 맞대결도 즐기고 있다. 굴욕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계속 부딪쳐보고 싶단다.
“워낙 실력이 좋은 선수여서 지더라도 맞대결을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도움이 된다. 맞대결이 재밌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굴욕을 당하더라도 또 맞붙고 싶다. 잭슨이 계속해서 KBL에서 뛴다면, 팬도 더 많아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잭슨이 NBA에 도전하지 말고 계속 KBL에 있어줬으면 한다.” 김선형의 말이다.
잭슨에게도 김선형은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선수다. “SK의 NO.5를 아는가?”라고 묻자 잭슨은 이렇게 답했다. “물론이다. 피니쉬 능력이 좋은 포인트가드다. 압도적인 기동력도 인상적이었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로 인식되어 있다.”
잭슨은 이어 KBL에 남아줬으면 한다는 김선형의 바람을 전하자 “NBA에 진출할 뻔했는데 아쉽게 무산된 적이 있다. 내 인생의 목표는 NBA다. 여전히 (NBA에)도전할 의향이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KBL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에 대한 여지도 남겨뒀다. 잭슨은 “한국생활도 만족스럽다. 농구를 시작한 후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한 건 처음이지만(웃음), 한국에서 내 약점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발전하는데 도움도 받았다. 다음 시즌 진로는 에이전트와 상의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김선형과 잭슨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팬들이 원하는 화려한 농구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팀을 승리로 이끄는 방법도 알고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을 지닌 선수들이 맞대결을 즐긴다는 것. 농구 팬에게 이만한 볼거리가 또 있을까.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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