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원모 기자] 2015년 6월에 열린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를 통해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있다. 상명대 포인트가드 정성우(22세, 178cm)다. 끈질긴 수비로 이미 관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아온 그는 이 대회를 통해 빠른 스피드와 과감한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정성우는 이 기세를 몰아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프로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본 인터뷰는 7월 11일에 진행됐습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아쉬웠던 전반기
상명대 입장에서 2015년 대학리그 전반기는 대단히 아쉬웠다. 지난해 8승 8패로 정규리그 7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전반기를 1승 7패(10위)로 마쳐야 했기 때문.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았어야 했지만, 아깝게 놓친 경기가 많았다.
0:24 대학리그 전반기가 끝났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저희 학교가 중위권을 유지해왔는데, 제가 4학년인 올해 성적이 좋지 못 한 것 같아서 아쉽고 속상해요. 그나마 큰 부상 없이 마쳐서 다행인 것 같아요.
0:23 가장 아쉬웠던 경기가 있다면?
아쉬운 경기는 많았어요. 특히 단국대를 두 번 다 이겼더라면 후반기를 좀 더 부담 없이 시작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0:22 후반기 팀 구성원에 변화가 있다고 들었어요.
경희대에서 편입한 정훈이 형이 후반기 합류를 해요. 득점보다는 스크린이나 높이를 활용한 수비에 능하기에 팀 입장에서 더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요.
0:21 역시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겠죠?
물론이죠! 8강 진출이 게 목표에요. 그 다음 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감독님 이하 모든 선수들과 똘똘 뭉쳐 좋은 경기 하고 싶어요.(상명대는 9위로 대학 정규리그를 마무리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형 따라서 농구 시작했어요!
농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대부분이 키가 크거나 운동신경이 좋아서 시작한 경우가 대다수다. 정성우 역시 달리기가 빨라서 스카우트됐지만, 정작 농구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농구의 ‘농’자도 몰랐던 왕초보였다고 고백한다. 그가 농구공을 잡은 이유는 다름 아닌 형 때문이었다고 한다.
0:20 농구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형 따라서 시작하게 됐어요. 형은 육상선수였어요. 곧잘 뛰었죠. 삼광초등학교 농구부에서 그 모습을 보더니 형에게 관심을 보였어요. 입단 테스트를 권유했죠. 그런데 테스트를 받을 때 제가 같이 가게 됐어요. 초등학생 때였는데, 집에서 TV를 보던 제게 “농구 테스트하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가게 됐죠. 그게 제 농구의 시작이었어요. 하하.
0:19 그렇다면 같이 가서 테스트를 본 건가요?
저만 멀뚱히 서있기 뭐 해서 같이 테스트를 받았어요. (김)현수 형(케이티)과 (최)수현이 형(삼성)도 함께 있었는데, 형이 1등하고, 제가 2등을 했어요. 다들 놀라워 하셨죠!
0:18 농구는 어땠어요?
사실, 초반에 잠시 관두기도 했어요. 운동도 힘들고 적응도 어려웠거든요. 얼마 뒤에는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축구도 했는데, 거기서는 제가 가장 크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축구는 오래 하지는 않았어요. 아버지께서 농구를 권유하셨죠. 아무래도 축구는 월드컵 이후 붐이 일어나서 그런지 정말로 선수 지망생들이 많았거든요.
0:17 졸업한 중, 고등학교가 연계 학교가 아니에요.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센터와 농구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당시 용산고 코치님이셨던 이효상 코치님이 “이승현 같은 센터와 농구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죠. 훌륭한 센터와 농구를 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기회가 흔치 않았기에 용산고등학교로 진학을 결정했죠.
0:16 고등학교 적응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정말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운동이 힘든 것도 있었지만, 잠시라도 기강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 코치님의 불호령이 떨어졌으니까요.
0:15 진학에 후회는 하지 않았나요?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용산고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기량 좋은 선수들과 함께 운동했고, 덕분에 저도 농구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어요. 어디를 가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를 업그레이드 시켜준 챌린저 팀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는 작년과 달리, 대학선발로 구성된 챌린저 팀을 구성, 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 함께 경쟁했다. 상대적으로 대표팀에 비해 전력은 떨어졌으나, 그들 못지 않은 열정과 끈기로 아시아-퍼시픽 챌린지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 중에서도 정성우는 끈질긴 수비와 스피드로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0:14 공식 대회는 아니지만, 태극마크를 달았어요.
감회가 새로웠어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건 처음이거든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어요.
0:13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었나요?
각 대학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잖아요. 동료들의 기량에 자극을 받기도 했어요. 상명대에서는 득점, 수비, 경기 운영 등 정말 맡은 역할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는데, 대표팀에서는 스스로들 알아서 역할을 다 해냈기에 저 역시 경기를 할 때 편했던 것 같아요.
0:12 러시아전 활약이 좋았어요.
러시아 선수들 정말 잘하더라고요. 딱 봐도 저보다 5살은 많아 보이는데 어린 선수들도 있고…(웃음). 러시아 선수들은 키가 큰데도 차분하고 간결했어요. 스크린 이후 공간을 만드는 플레이도 짜임새가 있었죠. 경기를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하지만 저희도 충분히 훌륭한 팀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죽지 않고 자신감 있게 임했는데, 그게 좋은 플레이로 이어진 것 같아요.
0:11 함께 선발된 한상혁 선수와의 경쟁의식은 없었나요?
상혁이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경쟁의식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동료니까요.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격려도 해줬어요.
0:10 최근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한다고 들었어요.
최근에 케이티와 연습경기를 했어요. 저희 학교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는 각 대학들이 프로팀들과 연습 경기를 많이 하곤 하죠.
0:09 프로팀들과 연습 경기 힘들지는 않나요?
저는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할 때 정말 많이 긴장을 해요. 제 플레이 하나하나를 지켜보시기 때문이죠. 숨이 멎을 때까지 쏟아 붓죠. 대신 연습 경기이기 때문에 작전 타임에 제한이 없어요. 정말 힘들면 감독님께 숨 돌릴 시간을 부탁드릴 때도 있어요. 이상윤 감독님께서도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요.
0:08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요?
LG의 (김)시래 형(현 상무)을 닮고 싶어요. 스피드에서 저와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 같은데, 그 스피드를 잘 활용한다는 점이 저와 차이점 같아요. 강약 조절도 잘 하시고, 슛과 패스로 이어지는 동작이 부드럽고 간결해요. 많은 분들이 시래 형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반대에요. 힘 엄청 세고 부딪히면 몸이 아플 정도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중요성을 깨닫고 난 뒤부터는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요!
0:07 1년 선배 이현석 선수는 별 말 없던가요?
(이)현석이 형(SK)과는 친한데 저한테 조언보다 겁을 줘요. 훈련 많이 해두라고. 안 하고 프로 오면 죽는다고 말이죠. 하하. 뛰는 훈련이 힘들다고 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이 더 힘들다고 얘기해줬어요.
0:06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과는 비교는 어떤가요?
예전부터 저보다 다 잘했던 친구들이고, 많이 알려진 선수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들을 역전하고 싶다기보다 ‘나도 같은 수준의 선수다’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0:05 지금 하는 농구와 프로에서 하게 될 농구는 다를 텐데요?
지금은 제가 팀을 이끌고, 이것저것 할 게 많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 외적으로 힘든 게 좀 있어요. 프로에 가면 배울 것도 많고, 주어진 역할만 잘 수행하면 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부담감은 덜 할 것 같아요.
0:04 프로에선 어떤 플레이를 하고 싶나요?
수비는 기본이고 공격에선 속공 상황을 매끄럽게 마무리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올 시즌엔 외국선수가 2명이 동시에 출전하기 때문에 가드로서 교통정리도 해줘야 하고요. 제 공격은 센터가 빼주는 오픈 찬스나 커트인 공격에서 득점을 올려야 할 것 같아요.
0:03 NBA나 외국 영상은 보는 편인가요?
굳이 찾아서 보는 편은 아니에요 어차피 우리가 하는 농구랑은 좀 다르니까요. 보더라도 덩크슛보다는 가드들이 속공 상황에서 어떤 훼이크를 쓰고, 어떻게 마무리를 하는지 유심 있게 봐요.
0:02 평소 성격은 어때요?
장난도 많이 치고 쾌활한 편이에요. 후배들이 저한테 반말해도 크게 뭐라고 안 하죠. 저 역시 친한 선배들한테는 반말도 섞어가면서 지내요. 단, 운동할 때만큼은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모토는 가지고 있어요.
0:01 마지막 질문!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을 어필한다면?
끈질긴 수비라고 생각해요. 수비를 할 때 센스가 필요하고, 발도 빨라야 하겠지만, 끈질겨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마크하는 사람만큼은 ‘정성우가 막으면 짜증나고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있어요.
BONUS ONE SHOT 못다한 이야기
물심양면 지원해주는 학교
상명대는 대학농구리그에 참가 중인 남녀 19개교 중에서 학교의 관심과 지원만큼은 단연 으뜸이다. 그중에서도 ‘농구의 날’이라는 학교 자체 행사를 열어 학생들은 물론, 교수 및 교직원들까지 농구장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친다. 이에 정성우는 “농구의 날에 경기를 하면 저는 경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밑에 후배들은 아직 그런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농구부를 위해 학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점에 대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론 그런 부분에 대해 보답을 못 해드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요”라고 감사함과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꿈꾸며 성장하는 정성우
정성우는 농구를 시작한 후로 꿈이 자꾸 생긴다고 말했다. “꿈이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중,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농구를 했죠. 막상 대학교 와서는 농구를 관두려고 했어요. 아버지가 몸이 안 좋으셔서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실 때 일찍 군대를 갔다 와서 무엇이라도 해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느덧 4학년이 된 현재 ‘꼭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꿈이 생겼어요. 프로에 가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좋아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팬이 생길지 걱정이에요.”
사진_ 문복주, 유용우 기자, 협찬_NBA style(MK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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