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인들이 말하는 내 인생의 주장 (下)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24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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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여러분들이 떠올리는 주장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늘 강인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 팀을 위해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 어떤 모습이든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은 것은 분명할 것이다. 주장은 그런 존재다. 주장은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르고, 희생정신도 필요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중간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늘 바쁘다. 농구인들이 기억하는 주장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농구인생에서 가장 기억나는 주장은 누가 있는지 들어보았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형수 | 신한은행 코치
아파도 한결같던 조상현 코치

오리온스 조상현 코치가 기억난다. 같이 생활하면서 본받을 점이 굉장히 많더라. 고참이 되고, 몸이 안 좋은 때도 미리 나와서 운동하는 등 프로다운 자세가 돋보였다. 리더십도 좋았다. 사실 운동을 잘한 선수 중에 거들먹거리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조상현 코치는 대한민국에서 이름 있는 슈터인데도 그런 모습보다 늘 묵묵하고 성실했다. 또 쉴 때는 선수들을 모아서 바비큐도 먹으러 가기도 했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잘 만들어줬다. 내가 오리온스에서 주장을 맡았을 때는 몸이 안 좋을 때였다. 주장이 경기에 뛰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나는 벤치에 있었다. 이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후배들한테 자신감을 심어주고 젊은 선수들이 실책하고 들어와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다. 이것도 조상현 코치를 보면서 배웠다. 몸이 안 좋은 때도 절대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승현 |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복귀 도와줬던 병철이 형

오리온스 시절 팀 동료였던 (김)병철이 형(오리온스 코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주장이다. 병철이 형은 선수들을 풀어주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실수를 하면 굉장히 호되게 혼내셨다. 선수들이 알아서 행동하게끔 분위기를 만드셨지만, 한편으로는 경기에 들어서면 날카로운 사람으로 변했다. (김)현중이(동부)가 신인 시절 대학팀과 경기에서 실책을 많이 해서 역전패한 적이 있다. 그때 경기 끝난 후 화내시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 봤을 정도로 무서웠다. 개인적으로 병철이 형에게 고마웠던 순간도 있다. 오리온스에서 긴 공백기를 갖고 복귀를 타진할 때 병철이 형은 오리온스 유소년 농구단 강사였다. 그때 내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고양 보조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셨고, 운동도 열흘 정도 함께 했다.

이재도 | 케이티
성민이 형은 분위기 메이커

우리 팀 주장을 맡은 (조)성민이 형이다. 성민이 형은 케이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팀에 대한 부담이 많을 텐데, 선수 개개인을 잘 챙겨주고 항상 모든 일에 솔선수범한다. 운동시간에도 먼저 나가서 준비하고 팀을 위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또 아플 때도 쉬지 않으려고 하는 게 보인다. 내가 신인 때 우리 팀 주장은 송영진 코치님이었다. 그때는 코치님이 무뚝뚝하고, 나이차가 많이 있어 어렵게만 느껴졌다. 내가 신인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성민이 형은 의도적으로 선수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고 다가오려고 한다. 말 수도 많은 편이다(웃음). 지난 시즌보다 팀 훈련이 많아졌는데 요즘 선수들에게 “지난 시즌보다 힘든 건 알지만 받아드리자. 열심히 하면 나중에 돌아온다”라고 선수들을 격려해준다.

문성곤 | 고려대
좋은 추억을 안겨주셨던 선배

(이)승현이 형도 좋은 주장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박)재현이 형(삼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재현이 형은 경복고 시절에도 주장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정말 좋은 선배였다. 고려대에서도 안 좋거나 힘든 문화를 없애고, 후배들에게는 좋은 것만 물려주려고 하셨다. 운동할 때도 기억에 남는 일화가 많지만, 재현이 형과 고려대에서 함께한 2년 중에는 2013년 프로-아마 최강전 직후 워터파크로 떠났던 여행이 가장 재밌었다. 정말 열심히 운동해서 우승을 했고, 휴가를 이틀이나 받았다. 재현이 형이 즉석에서 감독님께 건의해서 카드를 받았고, 다음날 새벽에 여행을 떠났다. (이)종현이도 항상 그때가 가장 재밌는 여행이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재밌었다. 재현이 형 덕분에 대학시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 BONUS ONE SHOT | 나의 주장 시절 이야기

최부영(경희대 부장)
경희대 재학 시절 주장을 했는데, 그 때는 교수님이 농구팀 감독을 하고 있었다. 교수를 하셨으니까, 연습 때 매번 나오지를 못하셨다. 그래서 주장이 훈련을 시키는 등 지금의 플레잉코치 같은 역할을 했다. 그만큼 주장의 역할이 컸다. 그땐 코치가 없던 시절이다. 내 동기들도 나를 잘 따라줘서 문제없이 훈련할 수 있었다. 그때 지도자 공부도 많이 됐다.

정은순(KBS N 해설위원)
언니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주장 때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난 보수적인 편이었다. 후배들을 많이 혼냈던 것 같다. (박)정은이(삼성 코치)가 거의 바로 밑에 후배였는데, 차이가 많이 나니 얼마나 무서웠겠나. 지금 생각해보면 감독, 코치가 해야 하는 것까지 내가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다 승부욕 때문이었다. 못 하면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전희철(SK 코치)
고려대, SK 시절 주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주장일 땐 내 플레이가 안 풀려도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니까 내색하면 안 되는 게 힘들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던 게 기억난다. 자칫 한쪽에 치우쳐서 얘기를 전달하면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동현(케이티 감독)
팀을 끌고 나가다 보면 선수한테 싫은 소리 할 때가 있다. 남한테 싫은 소리 하는 게 가장 힘들다. 좋은 소리. 사탕 발린 소리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받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내가 할 때는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줘서 편했다.

사진 문복주, 유용우, 신승규, 한명석, 이청하 기자 (사진1*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전형수 김승현 문성곤 이재도, 사진2 조상현 김병철 박재현 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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