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셜미디어_때로는 소통 창구, 때로는 닫고 싶은 문

손대범 / 기사승인 : 2020-02-14 03:42: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손대범 기자] 최근 몇 년간 가장 자주 청탁받은 강의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소셜 미디어 활용법이었다. 2016년 봄 KBL 스프링 미팅 현장에서 연맹과 구단들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긴 했지만, 그 뒤로는 같은 주제의 강연은 하지 않았다.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닐 뿐 더러, 나 역시도 1~2년에 한 번씩은 올려놓고 아차 싶어 글을 삭제했던 아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이제 대중들에게는 없어선 안 될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잘 알려진 셀러브리티들도 마찬가지인데, 때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기도 하지만 역기능도 굉장히 많다. 그 역기능의 폐해는 오늘날 ‘프로 운동선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 ①
인기 상승의 견인차

오늘날 미국프로농구(NBA) 인기 상승의 원동력은 유튜브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의 발전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NBA는 시시각각 1분에서 5분 사이의 하이라이트, 인터뷰 영상을 만들어 게재했고 이는 빠르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추구하는 젊은 층에게 크게 어필했다. 선수들의 인터뷰도 마찬가지고, 이제는 전문가들의 경기 평론도 구구절절 당연한 말보다는 3~4분 사이로 임팩트 있게 편집된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ESPN」은 그 시장을 정확한 타이밍에 파고 들어 성공을 맛보았다. 기존의 정보 제공자들은 「ESPN」이 너무 자극적이고 단순해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기록과 전술이 기반이 된 전통적인 방식의 분석이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대중은 새로운 컨텐츠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구독자는 계속해서 증가추세다.

NBA는 이제 전 세계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한 컨텐츠가 됐고, 그 구독자와 팔로워는 갈수록 증가추세다. 2018년 4월, NBA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0만 명 고지를 밟았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이 숫자는 NFL, MLB, NHL, PGA 투어, NASCAR를 다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페이스북 팔로워도 마찬가지로 3,6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역시나 다른 모든 북미 프로스포츠를 합친 것보다 많다. 유튜브도 NBA가 선두주자다. 만일 중국이 소셜 미디어를 금지하지 않았다면 이 숫자는 아마도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선수 중에서는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5,540만 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전 세계에서 르브론을 능가할 만한 스포츠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추세 덕분인지 NBA 아담 실버 총재는 더 이상 TV 시청률이나 기성 매체(신문, 인터넷 뉴스)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공식 석상에서 말했는데, 다소 기분 나쁠 법한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불편한 내색으로 하거나 후속보도로 실버 총재에 반감을 드러낸 매체는 없었다. 시대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NBA는 그 뒤 심판들의 계정까지 만들어 여러 논란의 판정에 대해 설명하며 소통에 임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도 그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다. 3시즌 전부터 ‘KBL TV’ 채널을 통해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포털사이트와 연계하여 매일매일 하이라이트를 내놓고 있다. 원주 DB, 서울 삼성, 안양 KGC인삼공사와 같은 각 구단들도 소셜 미디어 컨텐츠를 통해 팬들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소셜 미디어는 반가운 존재다. 스스로의 매력을 더 어필하고, 자신의 생각을 팬들과 공유하고, 또 플랫폼을 통해 응원과 위로, 격려를 받을 수 있다. ‘소통의 창구’이자 ‘디지털 홈구장’인 셈이다. 팬들도 선수들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 미디어는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을 즐기는 새로운 채널이 됐다.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 ②
경기력, 집중력 저하의 원흉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마냥 좋은 것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먼저, 선수들의 ‘행동’ 그 자체만 두고 이야기해보자. 2~3년 전부터 NBA 선수들이 소셜 미디어에 ‘중독’됐다고 지적하는 매체들이 늘었다. 몇몇 NBA 구단은 “식사할 때라도 휴대폰을 한데 모아두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서로 이야기 나누는 일 없이 각자의 휴대폰만 들여다본다는 이유였다. 이는 오늘날 우리 직장 분위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혹자는 소셜 미디어 중독 증세에 대해 ‘SMD(Social Media Decease)’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밀워키 벅스는 2017-2018시즌부터 아예 라커룸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시켰고, 새크라멘토 킹스의 루크 월튼 감독은 비디오 미팅이나 팀 미팅 중에 스마트폰 벨이나 진동이 울리면 벌금을 물렸다. 선수들에게 경기 준비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NFL과 NBA 사무국은 이미 트위터가 대중화되던 2009년 무렵부터 경기 중에 트윗을 하는 것이 발각되면 벌금을 주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NFL은 경기 시작 90분 전부터 미디어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사용금지를 시켰다. NBA도 찰리 빌라누에바가 하프타임 중 글을 올려 이에 대한 제재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몇몇은 “습관적으로 하프타임 때 휴대폰을 본다”라고도 고백했는데, 놀랍게도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도 그 중 하나였다. 커리가 이 습관을 끊은 것은 첫 우승을 거두던 2015년부터였다. 하프타임 때 무심코 열었던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자신에 대해 나쁜 의견이나 공격적인 댓글을 보게 되면 기분도 상하고 집중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은퇴한 베테랑 제이슨 테리도 “일단 경기 전에 라커룸에 들어올 때부터 스마트폰을 안 본다”라고 말했다.

많은 의료진 및 연구진은 지나친 소셜 미디어 사용이 선수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2017년 6월 스토니 브룩(Stony Brook) 대학 연구는 언론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주목했다. 논문 연구를 진행한 사회학 교수 제이슨 J. 존스는 112명의 NBA 선수들이 2009년부터 2016년 사이에 남긴 37,073개의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내놓았다. 참고로 2009년은 우리 생활에 '트위터'라는 것이 막 등장해 자리 잡던 시점이었다. 연구 결과, 밤 11시~오전 7시 사이 트위터 활동을 한 선수들은 실제로 다음날 경기 슈팅 성공률이 떨어지고 득점이 줄었다. 평균 득점은 1.1점, 리바운드는 0.5개가 줄었다. 이유가 어떻게 됐든 숙면과 피로해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그것이 다음날 퍼포먼스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2015년, 「ESPN」도 비슷한 칼럼을 내놓은 적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직면한 4가지 부상 유발 요소’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는 ‘청색광(blue light)’이 선수들을 위험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늦은 밤,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이 선수들의 숙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몸의 반응 속도도 느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이동 시간이 많은 프로선수들의 경우,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NBA 선수들은 비행으로 인해 인터넷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 이동수단이 버스나 KTX인 프로선수들의 경우는 더 심각할 수 있다. 가뜩이나 이동으로 몸이 지친 상태에서 밤늦게까지 눈까지 피곤하게 만든다면 더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선수들도 마찬가지. 또,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발견하거나, 악성 댓글이나 메시지를 받게 될 경우에는 심리적으로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 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자라면서도 항상 스마트폰을 곁에 둔 세대다. 그렇기에 스마트폰 사용은 이들 일상에 아주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집중력 저하나 악성댓글로 인한 정신적 피해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 ③
선수들의 실수, 리그의 대책

필라델피아 76ers의 브렛 브라운 감독은 주기적으로 선수들의 계정을 보고 논란이 될 만한 사항에 대해 경계한다고 고백했다. 아무래도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고, 또 NBA의 ‘대표 관심종자’인 조엘 엠비드와 벤 시몬스 등의 소셜 미디어 컨텐츠가 주기적으로 도마에 오르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여다보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로 인해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J.J 레딕은 2018년에 계정을 다 없애버리기도 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not a healthy place’라고 표현했다.

스타들은 소셜 미디어 사용에 더 신중해야 한다. 케빈 듀란트(브루클린 네츠)는 잘못된 사용으로 명망을 잃은 케이스다. 사실, 내가 현장에서 만나 본 듀란트는 팬들에게 누구보다도 친절한 선수였다. 언제, 어디서든 마지막까지 남아서 함께 사진을 찍어주던 선수였다. 그러나 이중계정 사용을 비롯해 여러 댓글로 구설수에 올랐고 이제는 듀란트 하면 많은 팬들이 농구실력만큼이나 그런 안 좋은 면을 많이 부각시키고 있다. 팀 동료 카이리 어빙도 마찬가지. 자기 중심적인 인터뷰 스킬로도 구설에 올랐지만, 인스타그램에 남긴 잘못된 글로 시간을 낭비했다. 몇몇 선수들은 해킹, 도용 등의 핑계를 댔지만, 이제는 대중들이 그에 속을 정도로 멍청하거나 관대하지 않다. 요즘 팬들은 워낙 빠르고 공유가 잘 되기에 이 선수가 언제 삭제했고 언제 수정했는지도 빠삭하다. 완전한 비밀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커리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머큐리 뉴스(Mercury News)」와의 인터뷰(2018년 2월)에서 “올리기 전에 최소 1번은 읽어보고 올린다”고 했다. 그는 “잠깐이라도 ‘올려도 되나?’라는 의심이 든다면 안 올린다”고 말했다. 잘못 올릴 경우,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공격받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커리조차도 최근 자 모란트와 논란이 될 만한 이모티콘 매치업을 펼쳤다.)

골든스테이트는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전략가’라는 직함을 만들어 케빈 설리번을 고용했다. 댈러스 매버릭스 홍보팀에서 18년 간 활동했고, 이에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언론응대 전담부서에서 일했던 그는 오늘날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의 소셜 미디어 대응을 돕고 있다. 백만장자 선수들이고, 구단에서도 오고가는 비즈니스의 규모가 어마어마한 만큼, 선수들의 실수가 비즈니스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리반은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일단 사과를 빨리 해야 한다. 사과에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 후회와 반성을 표하고, 미래에는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어야 한다. ‘내가 혹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했다면’과 같은 말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선’을 넘지 않는 것이다. 라커룸에 있었던 대화를 고스란히 소셜 미디어로 공개해 구설에 올랐던 선수도 있었고, 팬과 설전을 벌인 선수들도 있었는데 결국에는 팬들 사랑을 먹고 사는 이들인 만큼 커리의 말처럼 최대한 신중히 올리거나, 그것이 노출되길 원치 않는다면 철저하게 개인 계정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 ④
선을 넘는 팬들, 대책 필요한 리그

NBA는 NBA선수협회 차원에서 윌리엄 파햄 박사를 고용했다. 심리상담사인 그는 선수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고용된 인물이다. 최근 NBA 선수들 중에서는 심리적인 고통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케빈 러브(공황장애), 더마 데로잔(우울증) 등은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히 고백하며 도움을 청했다. 그 외 적지 않은 선수들이 불안감을 호소했다. 스티브 커 감독이 골든스테이트 감독 취임 후 심리상담사의 도움을 청해 조사를 했을 때, 선수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군사훈련에 나가는 해병대의 지수와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흔히들 돈도 많이 벌고, 주목도 많이 받으니 행복하겠다고 여기겠지만, 반대로 이들은 그만큼의 비난과 비판을 받고,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이다. 실제로 스포츠 심리학자 마이클 거베이스 박사는 “고액연봉선수라고 해서 다 행복하진 않다. 조사결과 연봉 상승으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는 평균 75,000달러(한화 8,700만원)가 피크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지금 누리는 호사도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부상으로 인해 잃을 수도 있고, 또 팀이 졌을 때 쏟아지는 비난과 질타도 많았기에 선수들의 행복지수가 생각보다 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티브 커는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멘탈 코치를 고용하고 외부 상담사를 고용하는 등 애를 많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행복 스테이트’라 불렸던 것은 아니었던 셈. 악성댓글과 개인 메신저를 통한 인신공격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 NBA 선수들조차도 가족, 자녀들 욕을 듣는 이들이 많다. 인종차별은 기본. 그런데 최근에는 KBL과 WKBL 선수들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라건아(KCC)와 브랜든 브라운(KGC인삼공사)은 자신들에게 온 메시지를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라건아는 익명의 유저로부터 ‘한국을 떠나라’를 비롯한 여러 인신모독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 귀화해 국가대표로까지 뛰고 있는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반응. 브라운도 라건아를 응원하며 같은 사례를 공개했다. 그리고 라건아를 격려했다. “휴대전화에서만 강한 척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며 “너의 아내, 딸, 가족과 사랑하는 농구 경기를 위해서다.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뛰는 (외국)선수답게 열심히 노력해서 네 딸과 다른 한국 어린이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사실, 경기장 내에서는 인종차별에 대해 엄격하게 단속할 수 있다. 그런 행위가 발견되었거나, 팬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적발될 경우에는 출입을 제한할 수도 있다. 유럽 축구에서는 이런 일이 엄격하게 단속되고 있고, NBA도 제 아무리 고가의 티켓을 주고 입장한 팬일 지라도 선수들에게 인격적인 실수를 했을 경우에는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19년 NBA 파이널 3차전에서는 골든스테이트 구단 투자자인 마크 스티븐스가 상대팀 토론토 랩터스의 카일 라우리를 향해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이 적발되어 벌금 50만 달러(한화 6억)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5년 잠실원정 경기 중 부상을 당한 하승진(은퇴)에게 부적절한 말을 했던 한 여성 팬이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서는 아직 기준이 없다. NBA도 이에 대해서만큼은 아직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놓지 않고 있는데, 언제든 만들고 폐쇄할 수 있는 계정 특성상, 선수들이 먼저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여 사법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제재를 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KBL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KBL에서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외국선수들이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지 검토 중이다. KBL의 법률회사는 물론, 10개 구단과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결국 이 사태는 프로농구의 관람문화 개선과도 직결된다. 보완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WKBL도 마찬가지. 농구와 배구 여자선수들은 성적인 농담과 비난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해 부모까지도 건드리는 ‘선 넘는’ 추행을 자주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진은 1월 22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도 못하면 그런 메시지를 받는다. 처음에 받을 때는 속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지 그러려니 한다. 저를 응원하는 팬이 있다면 저를 질책하는 팬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왜 나한테 이러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읽지도 않고 나한테 좋지 않을 소리라고 생각하고 삭제한다. 입에 담지도 못할 욕도 많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그럴 것이다”라고 상황을 전달했다. 사실, 누군가는 ‘안 보면 되지 않냐’, ‘(소셜 미디어를) 안 하면 되지 않냐’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또 ‘프로라면 이겨내야 한다’는 무책임한 말로 끝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수도 사람이고, 누군가의 친구이자 가족이다. 또 리그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상품’이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도 선수들에게 “댓글은 어지간하면 안 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지만, 사람이라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고, 상처를 안 받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 아니, 간과한다거나 옛날 방식대로만 처리하려는 경향이 짙다. 한 사람을 붙잡고 물고, 뜯고 떠들다가도 일주일이 지나면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일어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언급되지 않는다고 해서 선수의 마음까지 같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시간이 지나 잊히고, 극복된다면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연맹이나 구단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소셜 미디어는 순기능만큼이나 극단적인 단점도 있다. 이를 잘 이해하고, 선수들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어야 한다. 골든스테이트처럼 ‘대응’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 NBA 선수협회처럼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해줄 상담사를 고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또한 법적으로 대신 싸워줄 수 있는 믿을만한 누군가도 필요하다.

나는 선수들을 비난하고 상처 주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토토한 사람’, 베팅해서 돈 잃은 사람‘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이들로 매도하고 상황을 끝내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진_나이키, 언더아머 제공, 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손대범 손대범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