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겁먹었어? 도전적으로 안 할 거야?”, “3포인트 먹으면 안 돼! 3포인트 안 돼!” 올 시즌 프로농구 중계를 보는 팬들은 귀까지 즐거워졌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덕분이다. 2019-2020시즌부터 SPOTV는 감독에게 마이크를 달아주고 경기 중에 일어나는 생생한 경기 지시를 시청자들에게도 들려주고 있다.
타임아웃 때 자주 볼 수 있었던 작전 지시가 아니라 실시간 상황에 따라 다급해지기도 하고, 인자(?)해지기도 하는 감독들의 생생한 표정과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스타트는 유도훈 감독이 끊고, 지난 10월 26일부터는 부산 KT 서동철 감독도 동참했다. 라커룸에도 붐 마이크를 설치했다. 감독들이 경기 전, 혹은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전달된다. 현재까지의 반응은 폭발적. 유도훈 감독에게 매력을 느껴 경기장을 찾았다는 팬들도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감독들을 바라보는 팬들과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점프볼이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감독들의 시선
유도훈 감독은 마이크 착용 1호 감독이다. 유도훈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SPOTV와 함께한 사무국장 회의에서 ‘Voice of KBL’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미 NBA에서는 감독들이 이와 같은 마이크 착용을 하기도 하고, 선수들도 유니폼에 마이크 칩을 심는다고 하더라. SPOTV 측에서 참여하고 싶은 감독의 자원을 바랐는데, 사무국에서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유 감독은 “농구 인기에 도움이 된다면 나쁠 것도 없다”는 입장. 그는 “단지 ‘최초’라는 타이틀은 조금 부담스럽다(웃음)”라면서도 “팬들을 위해 많은 걸 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유도훈 감독에 이어 마이크를 착용한 서동철 감독은 의향은 있었지만, ‘노잼’을 걱정했던 인물 중 하나다. “유도훈 감독이 (마이크를) 먼저 찬 것은 중계로 봤는데, 팔색조 같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시더라. 나 같은 경우는 의식이 될 수밖에 없는데, 재밌게 말을 하는 재주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 실제로 서동철 감독의 경우 라커룸에서 질책을 하거나, 강조를 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는 장면도 몇 차례 잡히기도 했지만, 팬들은 평소 보지 못했던 부분, 즉 작전을 지시하고 강조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예능감 甲’ 문경은 감독은 두 선배의 도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문경은 감독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팬들에게 재미있는 요소를 줄 수 있다는 건 좋은 부분이다. 단지 유도훈 감독님이 최초라는 타이틀을 너무 세게 가져가셨다”라고 말하면서도 합의가 된다면 본인도 참전(?)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했다.
해설위원의 시선
남녀 프로농구를 두루 경험한 SPOTV 이상윤 해설위원은 감독의 변신을 반기는 입장이었다. 그 역시 코리아텐더, SK, KDB생명을 거쳐 상명대에 이르기까지 10여 년간 다양한 무대에서 감독을 경험했기에 사이드라인에서 느끼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지난 시즌 IB스포츠에 이어 SPOTV에서도 시원하면서도 디테일한 해설로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그는 “생동감이 있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계자, 팬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들이지 않나. 해설을 하면서 들어봤는데 생동감이 있어 좋았다. 라커룸에서의 이야기도 볼 수 있어 좋았다. 감독님들의 말투가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제는 팬들이 궁금해 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폐쇄적이기 보다는 정말 이렇게 뭐든 시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어 이상윤 해설위원은 “여자프로농구도 예전에 이를 시행한 바 있는데, 그 때는 라이브로 했었다. 지금은 SPOTV에서 내용 편집을 해서 나가는데,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30초에서 1분정도 분량이 나가고 있는데, 전/후반으로 나눠서 방송되는 걸 늘려도 좋다고 본다. 감독들의 성격도 볼 수 있지 않나. 서동철 감독은 잔잔한 카리스마를 보인다면 유도훈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분석도 내놓았다.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
사무국은 팬들에게 하나라도 어필되는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 오경진 국장은 “개인적으로 감독님께서 라이브로 하더라도 위험이 없을 만큼 평소에 언행이 바르시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NBA는 심판도 하고 선수도 한다. 우리나라는 좀 보수적이다 보니 꺼려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이런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들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해보자는 입장이다. 감독님께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자랜드 김성헌 국장도 “작전, 전략을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될 만한 것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가 나쁘지 않지 않다. 올 시즌에는 선택적으로 하게 됐지만, 다음 시즌, 앞으로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취지가 나쁜 건 아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오픈할 필요까지는 없냐는 입장이었다. 팬들과 팀이 밀접한 건 좋은데, 거리가 과하게 좁혀지면 신비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구단 관계자는 “선수단에게도 지켜줘야 하는 영역이 있기에 모든 게 오픈된다고 좋은 건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오픈하지 않았던 걸 시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입장들도 잘 모아서 조율이 이뤄져야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선수들의 시선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당근과 채찍(?)을 공개적으로 받고 있는 전자랜드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KT의 B선수는 “인터넷에 감독님 영상이 올라온 걸 봤다. 좋은 것 같다”고 반겼다. 이 선수는 “KBL 선수들도 감독님처럼 농구 인기 부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생각한다. 10개 구단 감독님들 모두 참여하셔도 재밌을 것 같다. 또,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런 장면이 있다면 다시 영상을 보고, 상기 하지 않을까 싶다. 감독님께 혼나는 장면이 그대로 나간다면 선수 입장에서는 ‘다시 그러지 말아야지’란 생각을 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전자랜드의 C선수 역시 “감독님 자리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긍정적인 방향이라 생각한다”라며 선수 본인에게 마이크를 착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기 때 말을 너무 많이 하는 편이라 걱정된다(웃음). 유니폼에 마이크칩을 심으면 너무 의식될 것 같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팬들의 시선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SPOTV와 감독들이 이 번거롭고 불편한 작업을 감수한 궁극적인 이유는 역시 시청자와 농구팬들을 위해서였다. 다행히 현장 팬들의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감독의 리액션을 보고 흥미를 갖게 되어 현장을 찾았다는 팬들도 있었다. 원주에서 만난 한 남성팬은 “나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서 3~4년을 지내다 왔었는데, 덕분에 NBA 중계는 물론 직관도 자주 했었다. NBA같은 경우에는 선수들한테도 마이크를 채우는데, KBL도 이런 시도를 시작했다는 건 좋다고 본다. 우리 감독님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감독님들이 모두 참여했으면 한다. 재미도 물론이지만, 그렇게 되면 그간 논란이 됐던 부분들도 감독님들의 목소리가 전해진다면 논란거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천에서 만난 또 다른 여성 팬은 “굉장히 좋아 보인다. (전자랜드를) 응원하는 팀은 아니지만, 색다른 시도를 하는 걸 보니 부럽기도 했다. 우리 감독님도 시도하신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꼬박 챙겨볼 의향도 있다. 가끔 감독님들의 언사가 거칠어서 아이와 함께 보기는 민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감독님은 그럴 분은 아닌 것 같다(웃음). 우리 감독님이 우리 팀 선수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육성으로 들을 수 있게 되면 팬으로서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는 말도 했다.
# 취재_ 김용호, 이종엽, 김태현, 김기홍, 박윤서, 조소은 인터넷기자
# 사진_ 박상혁,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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