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제주/김지용 기자] 3x3를 위해 괜찮은 연봉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을 포기할 수 있을까. 이정도 결단은 있어야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나 보다.
6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광장 특설코트에서 막 내린 FIBA 3x3 제주 챌린저 2019에선 몽골의 울란바토르가 아시아 3x3 팀 최초로 챌린저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선 굵은 플레이를 펼치는 울란바토르의 챌린저 우승은 아시아 3x3 팀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몽골 3x3 국가대표들로 구성된 울란바토르는 지난 2017년 결성됐다. 몽골 내 능력자들을 모아 결성된 울란바토르는 창단 첫 해 FIBA 3x3 아시아컵 2017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파란을 일으키더니 이후 월드컵 8강, 2년 연속 아시아컵 준우승 등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팀으로 우뚝 섰다.
울란바토르는 절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투박하다 싶을 정도로 힘을 앞세운 플레이를 한다. 뛰어난 볼 핸들러도 없고, 확실한 빅맨도 없다. 화려함으로 따지자면 한국 3x3 선수들이 더 화려하다. 그러나 이들은 화려함보단 실리를 선택했고,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내 기어코 챌린저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징기스칸의 후예들인 울란바토르 4명 모두 아직은 20대다. 27살부터 29살로 구성된 이들은 몽골 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20대 중반 시절 유능한 직업을 가졌던 엘리트들이었다.
울란바토르의 에이스 다바삼부는 기계엔지니어였고, 고토브와 엥크바트는 은행원, 엥크타이방은 기자 출신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농구선수 생활을 한 후 사회에 나와 모두 그럴싸한 직업을 가졌던 이들은 2017년 세계무대 도전을 위해 모두 직장을 그만뒀고, 3x3에만 매진한 결과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제주 챌린저 MVP를 차지한 ‘몽골 맥도웰’ 다바삼부의 말에 따르면 “몽골은 땅은 큰데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선수 구하기가 어려운데 우리 4명은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지냈다. 그러다 2017년 3x3로 세계무대에서 도전하자는 제안이 왔고, 온전히 3x3에 전념하기 위해 우리 모두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만큼 3x3 도전이 만만치 않았던 것. 그도 그럴 것이 세계무대에서 제대로 된 경쟁하기 위해선 충분한 포인트가 필요하고, 그를 위해선 거의 매주 자국이던,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당연히 주중에 직장생활을 하다 주말에만 3x3 선수로 뛰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것.
“3x3는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시스템이다. 그 바탕에는 포인트가 있다. 본인들의 노력을 들여 초반에 고생하더라도 어느 일정 수준 레벨로 올라가면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출전할 수 있다. 월드투어는 물론이고, 챌린저의 경우에도 팀순위가 세계 30위 안에 들어가 있으면 FIBA에서 항공료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평소 월드투어나 챌린저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월드컵이나 아시아컵에서 좋은 시드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수준까지 가려면 쉬는 시간이 없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제대로 도전하기 위해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 하다.” 다바삼부의 말이다.
3x3를 위해 직업을 포기한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에너지 회사로부터 후원을 받아 금전적인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도 몽골 내 3x3 인기가 높아 어느 대회든 몽골에서 출전하는 팀은 선수 4명과 함께 2-3명의 스태프가 동행하고 있다. 충분한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하늘내린인제 선수들이 출전했던 우쓰노이먀 월드투어에서 처음 패한 뒤 이번 제주 챌린저에서도 하늘내린인제에게 고전하다 21-18로 신승을 거둔 울란바토르.
막강한 유럽 선수들과도 쉬운 경기를 하면서 유독 하늘내린인제에게는 고전하는 것 같다고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한국(인제)은 선수 구성이 좋다. 빠른 선수, 슛 좋은 선수, 키 큰데 힘 좋은 선수까지 고루 포진해 있다. 특히, 빅뱅(방덕원)은 우리도 쉽지 않다. 그는 화려하진 않은데 힘이 좋아 우리도 힘든 상대다. 분명 유럽 선수들도 고전할거다”라며 하늘내린인제는 유독 자신들을 힘들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조금 세계무대에 나와 경험해야 한다. 우리도 예전에는 잘 몰랐다. 그런데 3년 전부터 세계를 돌며 이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된다. 실력 뿐 아니라 3x3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진다. 한국에서도 좋은 투어 팀이 나와 멋진 경쟁했으면 한다”고 한국 3x3를 위한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아시아에서 누구 보다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는 다바삼부는 유럽선수들도 그 힘을 못 견뎌 한다. 현재 활동 중인 아시아 3x3 팀 빅맨 중 유일하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다바삼부는 “유럽 선수들은 이기려는 목적이 확실하다. 힘이 좋은데 몸싸움도 능수능란하다. 반면 아시아 팀들은 힘대힘으로 부딪히기 보단 기교를 많이 앞세운다. 당연히 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힘 싸움을 피하기도 한다. 그 부분이 유럽과 아시아의 차이인 것 같다. 아시아가 세계무대에서 더 활약하기 위해선 힘을 더 키워야 한다고 본다”며 자신이 체감한 부분에 대해 설명하며 아시아 3x3 팀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힘을 앞세운 몸 싸움을 피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남겼다.
#사진_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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