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내린인제가 새겨야 할 조언, "3x3는 코트에서 숨는 선수가 있으면 안 된다"

김지용 / 기사승인 : 2019-09-08 14:29: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말레(몰디브)/김지용 기자] “좋은 3x3 팀이 되려면 코트에서 숨는 선수가 있으면 안 된다. 3x3는 선수 중 누구 하나가 힘들다고 경기를 놓으면 진다. 코트에 나선 이상 어떻게든 뛰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다.”


내심 8강 이상의 성적을 바랬던 하늘내린인제의 두 번째 해외 원정 도전이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끝났다. 지난 6일 몰디브 말레에서 개막한 FIBA 3x3 아시아 퀘스트 파이널 2019에 출전했던 하늘내린인제가 예선 1승2패를 기록, 조 3위로 8강 진출에 고배를 마셨다.


작은 3x3 아시아컵으로 불리는 FIBA 3x3 아시아 퀘스트 파이널 2019에는 아시아에서 활약하는 28개 팀들이 참가했다. 남자 16팀, 여자 12팀이 참가한 가운데 하늘내린인제는 홈팀 마창올리(몰디브)를 비롯해 비슈케트(키르기스스탄),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와 C조에 편성됐다.


이번 대회 남자 참가 팀 중 세 번째로 높은 시드를 받아 C조에 편성됐을 때만 해도 하늘내린인제의 8강 진출은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이어졌다.


자국 3x3 국가대표들을 출전시킨 비슈케트와 아슈하바트가 확실한 에이스를 내세워 강력한 전력을 과시했던 것. 하늘내린인제 역시 두 팀의 전력을 파악한 후 대비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2경기 연속 상대 에이스에게 대량 실점하며 예선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하늘내린인제에게도 변명거리는 있다. 센터 방덕원이 부상으로 결장했고, 김민섭과 하도현이 어깨와 허리, 팔꿈치를 다쳐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패한 2경기 모두 방덕원의 공백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하늘내린인제는 이번 대회에서 기본적인 상대에 대한 대비책 자체가 부족했다.



분명 대회 전날 상대 에이스들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그에 대한 준비는 허술했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몸이 무거웠던 하늘내린인제는 비슈케트와 아슈하바트의 에이스들에게 대량 실점을 내줬고, 고비마다 실책까지 범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화끈한 공격력이 자랑인 하늘내린인제지만 수비가 동반되지 않는 공격력은 무용지물이다. 제 아무리 혼자 5-6점을 넣어도 수비를 못해 8-9점을 내준다면 팀으로선 마이너스다. 상대 선수들보다 급격히 체력까지 떨어지며 자신들 전력의 70%도 보여주지 못하고 패배를 떠안은 하늘내린인제는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고, 자신들을 돌아봐야 하는 계기를 맡게 됐다.


본인들은 불운한 대회였다고 말하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부상과 장거리 이동의 핑계가 생각날 수도 있다. 대체선수 전상용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런 조건은 모든 팀이 동일하고, 장거리 이동의 경우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3x3 팀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통과의례다. 이걸 핑계로 ‘우린 불운했다고 말하고 싶다’면 3x3를 그만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하늘내린인제가 정말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3x3 팀이 되고 싶다면 본인들의 불운을 탓해선 안 된다. 본인들의 패배를 자꾸 불운 탓으로 돌린다면 불운도 실력이 된다. 불운을 탓하기 보단 경기를 준비했던 자세, 마음가짐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이 낫다.



올해 중국 이창에서 열린 이창 챌린저에서 호주와 벨라루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지난 6월에는 3x3 월드컵에서 터키를 상대로 1승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민섭과 박민수. 한국 3x3 국가대표로서 이들은 멀리 몰디브에서도 자신들을 알아보는 선수가 있을 만큼 세계무대에서도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팀의 주축인 두 선수는 나란히 부진했다. 선수는 언제고 부진할 수 있다. 다만 경기 내용을 떠나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들의 이름만 듣고 그들을 무시하거나 경기 준비에 소홀한 모습은 없었는지 되돌아 봐야 하지 않나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3x3 선수이자 하늘내린인제의 중심들인 만큼 두 선수는 이번 대회의 부진을 심도 깊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인제 챌린저 참가 차 인제를 찾았던 세계 랭킹 5위 피란(슬로베니아)의 제스퍼 오비닉은 올해 37살의 노장이지만 여전히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자다. 피란은 인제 챌린저에서 하늘내린인제와 한 조에 속해 예선 경기를 치렀다.


피란 정도 레벨의 팀에게 하늘내린인제는 우리가 동남아시아 팀을 보는 정도의 수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준비는 철저했고, 경기 한 때 접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확실한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하늘내린인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팀이라고 말했던 주장 오비닉은 본인이 생각하는 3x3 가치관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독 힘들어했던 하늘내린인제에게는 뼈에 사무치는 조언이 될 수도 있다.


“좋은 3x3 팀이 되려면 코트에서 숨는 선수가 있으면 안 된다. 3x3는 선수 중 누구 하나가 힘들다고 경기를 놓으면 진다. 코트에 나선 이상 어떻게든 뛰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다.”


#사진_김지용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지용 김지용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