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인제/김지용 기자] “한국 선수들은 플라핑이 너무 심하다. 코트에서 상대 선수가 아니라 심판과 싸우려고 한다.”
분하고,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결과들이다. 한국 팀들의 선전이 내심 기대됐던 FIBA 3x3 인제 챌린저 2019(이하 인제 챌린저) 첫 날 5팀의 한국 팀들이 모두 예선 탈락했다.
세계와의 격차를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들이었다. 한국 최고 3x3 팀이라던 하늘내린인제는 방덕원의 부상 이탈과 하도현의 허리 부상, 김민섭의 어깨 부상 등 부상 삼중주의 고비를 넘지 못했고, 홍천(곽희훈, 박래훈, 김훈, 남궁준수) 역시 1승 상대로 목표했던 알리아가(터키)를 상대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순간 두 번의 실수로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퀄리파잉 드로우를 통과하고 어렵사리 메인 드로우에 올랐던 부천 역시 이승준, 박진수 콤비가 가능성을 보였지만 예선 마지막 상대였던 도쿄 다임에게 21-8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마지막 희망의 팀에서 이탈했다.
뉴욕 할렘, 피란, 브르바스 등 세계 최정상급 팀들과는 분명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알리아가, 우쓰노미야, 도쿄 다임 등은 분명 한국 팀들도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들이었다. 마지막 집중력이 승패를 판가름 냈다.
한국 팀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농구 관계자는 “중반까지는 비슷한데 막판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한국 팀들 공통점이다.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의 말과 궤를 같이해 한국 팀들을 보다 냉철하고, 날카롭게 바라본 객관적 인물의 평가도 이어졌다.
이번 인제 챌린저에 FIBA 감독관 역할로 입국한 에드먼드 호는 FIBA 3x3 심판 레벨 중 최고 레벨인 시니어 레벨을 딴 능력자다. 지난해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x3 종목에서도 감독관 역할을 수행했던 에드먼드 호는 인제 챌린저 퀄리파잉 드로우부터 메인 드로우까지 한국 팀들의 전 경기를 지켜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드먼드 호의 지적은 ‘한국 팀들은 플라핑이 심하다’였다.
에드먼드 호는 “한국 선수들은 분명 실력이 있다. 세계 최정상급 팀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중상위권 팀들과는 실력적인 면에서 크게 격차가 없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코트에 상대 선수와 싸우러 나오는지, 심판과 싸우러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이어 “헐리우드 액션이 너무 심하다. 동작이 너무 과장돼 있다. 그리고 작은 동작 하나에도 소리를 너무 지른다. 심판에게 불필요한 말도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심판들을 교육할 때도 이야기 하지만 ‘3x3 코트의 주인공은 선수’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왜 그런 화려한 자리에 심판들을 자꾸 개입 시키려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동작으로 상대 파울을 얻어내는데 익숙했던 한국 선수 중 3x3 코트에 들어서서도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한 몇몇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3x3 코트에서 만큼은 이런 동작은 파울로 지적되지 않았고, 평소 같으면 파울로 지적받던 동작이 파울로 인정받지 못하자 심판들에게 과도하게 항의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하늘내린인제 박민수는 우쓰노미야와의 메인 드로우 두 번째 경기에서 과도한 동작으로 페이크 파울을 지적받았고, 김민섭 역시 동작마다 소리를 질러 심판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의 헐리우드 액션은 국제무대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 모양이었다. 에드먼드 호는 인제 챌린저를 앞두고 열린 심판 미팅에서 “아시아컵, 월드컵에서도 봤는데 ‘Korea guys’들의 액션이 너무 크다. 이번 인제 챌린저에서 한국 선수들의 동작을 잘 체크해야 한다”고 해외에서 들어온 FIBA 심판들에게 말하며, 국내 심판들에게도 “한국에서 경기할 때도 저 부분은 계속 지적해야 한다. 그래야 안 하지 계속 하게 두면 국제무대에 나와서도 저 동작을 하기 때문에 결국은 한국 팀에게 손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였을까? 유독 이번 인제 챌린저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파울 콜은 인색했고, 이에 불만이 쌓여간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국내대회보다 못 했다. 물론, 몇몇 멋진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도 있지만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잔치에서 주인공 자리를 외국 팀들에게 내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 3x3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돈’이 중요하다. 이 무대에서 더 큰 팀이 되기 위해선 월드투어나 챌린저에 계속 출전해서 경험을 쌓고, 이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당연히 약간의 돈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야 노비사드나 프린스턴, 리만 등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현실적인 조언도 건넨 에드먼드 호의 말이다.
폐부를 찌르는 말에 ‘벌거벗겨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굴이 빨개지는 인터뷰였고, 멘트들이었지만 가감 없이 이 기사에 옮기는 것은 한국 3x3의 발전을 위해서다. 에드먼드 호의 말처럼 2년 전에 비하면 상상도 할 수 없이 발전한 한국 3x3 무대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물론, 누군가는 ‘프로에서 실패한 패배자들’, ‘그들만의 리그’라는 조롱을 보내기도 하지만 한국 3x3는 적어도 3x3 농구 월드컵에서 1승을 거두고 돌아올 만큼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인제 챌린저는 오늘 막을 내리지만 올해 국내에선 두 번의 챌린저가 더 개최될 예정이다. 9월 서울 챌린저와 10월 제주 챌린저가 예정돼 있는 만큼 한국 3x3 선수들이 에드먼드 호의 날카로운 지적을 가슴 깊이 새겨 앞으로 있을 챌린저에서 조금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사진_유용우 기자, 점프볼DB(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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