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지용 기자] 한국 농구계에 전해지는 희망의 신호일까. 우울한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3x3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희망으로 시작했던 2020년은 지우고 싶을 만큼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마저 1년 연기된 가운데 한국 농구계 역시 KBL과 WKBL의 조기 종료, 아마추어 농구대회 무기한 연기 등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3년여 전부터 뿌리내리기 시작한 3x3 역시 3개월 넘게 개막이 연기되며 농구의 즐거움을 코로나19에게 빼앗겨 버렸다.
힘겨운 시간이 이어지던 중 지난 7월 KXO(한국3x3농구위원회)가 서울에서 올해 첫 번째 대회를 개최하며 동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3x3 대회의 막이 올랐고, 뒤이어 대한민국농구협회의 KBA 3x3 코리아투어도 경남 양산에서 올해 첫선을 보였다.
협회와 KXO 모두 대회 개최 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참가팀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다.
현재까지 코리아투어와 KXO는 서울, 양산, 사천, 홍천대회의 접수를 끝마쳤다. 그런데 4개 대회 연속 60팀이 넘는 팀들이 몰렸고, 중, 고등부와 오픈부의 경우 접수 시작 4-5시간이면 접수가 모두 마감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참가팀이 부족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양산, 사천, 홍천에서 차례로 열리는 코리아투어와 KXO대회는 접수 시작 하루 만에 거의 모든 종별의 접수가 마감됐고, 대기팀이 10팀 넘게 기다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코리아투어의 경우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먼저 시작했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팀들이 몰려 깜짝 놀랐다. 지난해만 해도 지방대회의 경우 중, 고등부의 접수가 미진한 경우도 있었는데 올해는 중, 고등부가 가장 먼저 마감되고 있다. 참가팀이 많이 몰리면서 일은 많아졌지만, 3x3에 대한 높은 관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요즘이다”고 말했다.
KXO 관계자 역시 “첫 번째 서울대회 때만 해도 모처럼의 대회이니 반응이 뜨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번째 대회의 경우 강원도 홍천에서 열리기 때문에 서울에서의 열기는 없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이번 홍천대회에도 접수 시작 3시간여 만에 고등부와 오픈부, 여자오픈부의 접수가 마감됐고, 중등부 역시 마감을 눈앞에 두고 있다. 3x3를 향한 높은 인기를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고 말했다.
3x3가 길거리농구로 불리던 90년대 농구의 르네상스 시절이 생각날 만큼 뜨거운 현재의 열기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대회 접수 자체가 어려운 최근 분위기 속에서도 코리아투어와 KXO대회에 4번 연속 참가 접수에 성공한 S.T.N의 이동윤은 “최근의 분위기를 3가지 이유로 보고 있다. 현재 중, 고등학생들이 몇 년 전부터 본격화된 3x3를 경험하면서 성장했고, 그 친구들이 계속해서 3x3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본다. 특히, 3x3에 특화된 중, 고등학생들이 많아 지금의 상황이 생긴 것 같다. 일례로 유명하지도 않은 우리 팀의 경기 영상 조회수가 1만이 넘는 걸 보고 ‘3x3가 인기긴 인기구나’라고 생각했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이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은데 선출과 비선출의 경계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5대5의 경우 선출과 비선출의 차이가 큰데 3x3는 상대적으로 선출과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현역 엘리트 농구선수들의 3x3 대회 출전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팀들이 매번 이기거나,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그러다 보니 비선출 선수들도 선출들을 ‘넘사벽’으로 보는 게 아니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느끼면서 더 많은 팀과 선수들이 3x3로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동윤은 “마지막으로는 지방팀들의 갈증이 폭발했다고 본다. 코리아투어나 KXO는 전국을 돌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명받기 힘들었던 지방 팀들이 이 대회에 나오면 자신들을 알릴 수 있고,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그래서 양산, 홍천, 사천 등 지방대회에도 일찌감치 접수가 마감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오히려 서울대회가 지방대회보다 열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며 자신이 생각한 요즘의 상황에 대해 말했다.

3x3 관계자들의 시선도 비슷했다. 협회 관계자는 “케페우스나 썬더파이브 등 몇 년 전만 해도 중, 고등부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올해 들어선 오픈부에 출전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3x3 도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3x3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하며 “코리아투어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다 보니 비선출 선수들도 ‘나도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한 것 같다. 실제 비선출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되기도 하면서 이런 공감대가 넓게 형성된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전국 단위의 길거리농구 대회를 개최하던 뜨거웠던 그 시절 못지않다. 하지만 언제 이런 분위기가 바뀔지 모를 일이다.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당연히 관계자들의 끝없는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유명 선수 1, 2명을 초청해 짧은 시간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이벤트성 3x3 대회가 아닌 말 그대로 참가 선수들 스스로가 3x3가 좋아 자발적으로 3x3 대회에 출전하며 만들어진 현재의 분위기이기에 지금의 흐름을 잘 살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협회 관계자 역시 “2017년 11월부터 코리아투어가 새롭게 재개됐다. 쉽게 단정할 순 없지만, 요즘 분위기를 보면 그동안 헛고생을 한 것 같진 않다. 지금의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고 고마움을 표하며 “고생한 보람이 들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 최근 이런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코리아투어 개최 횟수를 늘리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내년도 코리아투어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의 의견도 벌써 전해지고 있다. 모두의 노력과 감사로 만들어진 현재의 3x3에 대한 높은 열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협회 역시 최선을 다해 한국 3x3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면 3x3를 향한 현재의 뜨거운 관심은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년의 노력 끝에 한국 농구 풀뿌리에 3x3라는 희망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 씨앗을 잘 관리해 싹을 틔우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우울한 코로나 시대에 한국 농구계가 그동안 입버릇처럼 말하던 '농구 인기 부활'의 단초가 3x3에서 시작되길 바라본다.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점프볼 / 김지용 기자 mcda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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