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한준혁', 미래 위해 3x3 코트 떠난다

김지용 / 기사승인 : 2020-07-21 14: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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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지용 기자] 한국 3x3의 작은 거인 한준혁이 잠시 코트를 떠난다.

하늘내린인제 박민수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화려한 3x3 선수로 손꼽히던 아프리카 프릭스의 한준혁이 당분간 3x3 코트를 떠나 학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는 7월31일부로 아프리카 프릭스와 계약이 만료되는 한준혁은 소속팀의 재계약 요청이 있었지만,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잠시 3x3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단신 선수들의 희망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인기를 얻은 한준혁은 지난해 U23 3x3 국가대표에도 발탁돼 활약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FIBA 3x3 U23 월드컵 2019에서 아쉽게 예선 탈락했지만, 한준혁의 화려한 플레이는 FIBA와 팬들을 매료시키며 대회 TOP10 플레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준혁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대학교 농구부 퇴단, 대학교 중퇴, KBL 낙방 등 우여곡절 많은 농구 인생을 걸어왔다. 너무 이른 나이에 힘든 일을 겪으며 좌절했던 한준혁은 3x3 코트에서 꽃을 피웠다.

한준혁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는 3x3 코트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했고, 팬들 역시 한준혁의 플레이에 매료되며 팬덤을 형성했다. 특히, 중, 고등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한준혁은 SNS와 본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나날이 인기를 얻어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어깨와 코 부상은 한준혁의 가속도에 브레이크를 걸었고, 한준혁은 올해 6월이 돼서야 코트에 복귀했다. 한준혁의 복귀와 함께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승승장구했고, 정규리그 우승과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첫 시즌을 마쳤다.

전국을 돌며 펼쳐지는 KXO리그와 코리아투어에도 출사표를 던진 아프리카 프릭스였기에 전국의 팬들은 이제 눈앞에서 한준혁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한준혁은 예상치 못한 깜짝 퇴단으로 충격을 안겼다.

오는 7월 31일부로 소속팀 아프리카 프릭스와 계약이 만료되는 한준혁은 아프리카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사유는 ‘임용고시’ 준비였다. 현재 영남대 체육학부에 재학 중인 한준혁은 3x3 선수 활동과는 별개로 올해 교생 실습을 나가는 등 자신의 꿈인 체육 교사를 향한 행보도 이어왔다.

누구 예상치 못한 깜짝 퇴단을 선택한 한준혁은 “임용고시 준비는 동국대를 자퇴하고, 영남대 체육학부에 입학할 때부터 정해왔던 진로였다. 세계적인 3x3 선수들을 봐도 그렇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3x3에 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부에도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는 지금이 그때인 것 같아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아프리카 퇴단의 이유를 밝혔다.

 

 


본인은 임용고시 준비를 이유로 들었지만 얼마 전 있었던 전태풍 도발(?) 사건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것이 영향을 끼치진 않았는지 한준혁에게 물었다. 프리미어리그 챔프전 당시, 한준혁은 전태풍을 자극하는 과격한 몸짓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일을 두고 전태풍은 “괜찮다. (한)준혁이 그런 플레이가 나를 더 불타오르게 했다. 오히려 반가웠다”며 전혀 문제될 것도 없고, 오히려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너무 과하게 오버 한 것에 대해선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절대 악의가 있거나 그런 건 아니다. 다행히도 태풍이 형이 계속 ‘괜찮다’, ‘잘했다’고 말씀해주셔서 오히려 몸둘 바를 모르겠다. 솔직히 태풍이 형한테 그렇게 지고 나서 현실을 직시했다(웃음). 승패를 떠나 나와는 레벨이 다르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정말 대단한 선수란 걸 온몸으로 체감했다. 그렇지만 태풍이 형과의 사건이 이번 쉼표의 이유는 아니다. 오히려 그 일로 더 농구가 소중하고, 즐겁게 느껴졌다.” 한준혁의 말이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양산에서 시작되는 코리아투어와 KXO리그에 나서지 못해 아쉽다는 한준혁은 “사실, 나는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면 기량의 150%를 발휘한다. 그래서 코리아투어와 KXO리그를 앞두고 쉼표를 찍게 되는 것이 너무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농구를 원 없이 했고, 농구를 하면서 공부를 하게 되면 공부는 놓고, 농구만 할 내가 보여서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며 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지 못하는 점에 대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자신을 믿고 재계약까지 제안해 준 아프리카 프릭스와 팀 동료들에게도 미안함을 전한 한준혁은 “아프리카 프릭스에선 다 아쉬워하셨다. 재계약까지 제안해주셨는데 지금은 공부를 할 시기인 것 같아 거절하게 됐다. 너무 죄송하다. 이 자릴 통해 그동안 많이 신경 써주신 아프리카 관계자분들과 동료 형들한테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용산고 시절 전국체전에서 따낸 금, 은메달 덕분에 임용고시에 도전할 경우 가산점을 받게 됐다는 한준혁. 그래서 더 독한 마음으로 농구를 잊고, 당분간은 임용고시에 도전하겠다고 말한 한준혁은 인터뷰 말미 팬들에 대한 미안함 마음도 전했다.

“사실, 그냥 다 감사하다. 아무것도 아닌 저를 응원하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지금은 너무 아쉽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끝난 후에 코트로 다시 돌아오겠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이 돼도 3x3 선수로 활약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팬들 덕분에 꿈 같은 시간을 보냈고, 생각지도 못한 환영을 받으며 3x3를 했던 것 같다. 당분간은 코트 옆에서 팬으로서, 팬들과 함께 한국 3x3 선수들을 응원하겠다.”

코트에서 누구보다 감정에 충실했고, 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줬던 한준혁. 신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대표까지 발탁되며 많은 단신 선수들의 롤모델이 됐던 한준혁은 이제 잠시 코트를 떠난다.

자신의 또 다른 꿈을 위해 당분간 코트를 떠나지만, 언제고 다시 3x3 코트에 돌아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 한준혁의 미래를 응원한다.

#사진_점프볼DB(김지용 기자, 유용우 기자) 

점프볼 / 김지용 기자 mcda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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