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프로 향하는 은희석 감독 “편견 깨고 가능성 보여주고 싶다”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8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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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연세 천하를 이끌었던 은희석 감독이 대학 무대를 떠나 프로로 향한다.

서울 삼성은 8일 "새 사령탑으로 연세대 은희석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1월 이상민 감독 사퇴 후 이규섭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성적은 9승45패 최하위였다.

은희석 감독은 경복고-연세대를 거쳐 SBS(현 KG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줄곧 KGC에서만 뛰다 2013년 은퇴했다. 이후 KGC 코치를 거쳐 2014년부터 연세대 지휘봉을 잡았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대학리그 정상을 이끌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다만,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대학 무대에서는 최고 명장 타이틀을 유지했지만, 프로에서는 초보 감독이다. 이미 김상준 감독(전 삼성)을 비롯해, 대학 무대에서 활약했던 지도자들이 프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지도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감독 경력이 오래된 대학농구 감독들에게도 프로농구 감독 자리는 그만큼 일하기 어려운 직장이다.

자리가 보장된 편한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은희석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가 프로행을 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은희석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편견을 깨어 모범 사례가 되고 싶었고 또, 연세대 제자들로 하여금 선망의 대상이 되고 싶었다”고 프로행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은희석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감독 취임소감.
A. 우선 삼성이라는 명문 구단에서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구단에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팀으로 만들어 주길 바라는 차원에서 저를 택해주신 것 같다. 모든 자리가 마찬가지겠지만 당연히 책임감과 부담감도 느낀다.

Q.프로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모든 지도자가 마찬가지겠지만,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게 대부분의 꿈이 아닐까 싶다. 수년 간 프로 감독 후보군 물망에 오르곤 했지만 프로 감독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다. 오랜 기간 몸 담았던 연세대를 떠난다는 게 쉽지 않아 고민도 많이 했다. 프로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좋은 사례가 되고 싶었다. 대학 지도자들도 각자의 학교에서 정말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 이들이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Q.7년 간 정들었던 연세대를 떠나게 됐다. 그로 인한 아쉬움이 클법도 한데.
A. 시즌 도중에 이렇게 떠나게 돼 아이들에게는 미안함이 크다. 어제 아이들을 모아놓고 제가 프로에 가게 된 배경과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해를 구했고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자식 두고 떠나는 부모의 심정이 이런 것이라는 걸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Q.대학농구에서 배운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A. 연세대의 경우, 기본적으로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오는 학교다. 시스템적으로 아마추어가 아닌 세미프로 마인드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저는 학교 농구단 단장을 비롯해 사무국장, 감독, 매니저까지 일인 다역의 역할을 소화했고, 여러 상황들을 경험했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Q.대학에서 프로로 향한 감독들은 대부분 실패한 사례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는데.
A. 당연히 우려의 시선이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제가 대학 감독에 계속 안주하려면 안주 할 수 있다. 다만 앞서도 말했듯이 편견을 깨어 모범 사례가 되고 싶었고, 또, 저희 연세대 제자들로 하여금 선망의 대상이 되고 싶었다. 이제 그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저의 몫이다.

Q.오랜 기간 하위권에 처져 있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A. 명문 구단 아닌가. 비록 선수 시절 삼성에서 뛰지는 않았지만 삼성 출신의 김인건, 신동찬, 김동광 전 감독님의 지도를 받았다. 그분들을 통해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다만, 최근 성적을 보면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다. 제가 마술사도 아니고 하루 아침에 팀을 우승권에 올려놓지는 못할 것이다. 차근차근 팀을 체질 개선해 전통의 명가로 부활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Q.은희석의 농구는 뭐라고 설명하고 싶은가.
A. 간단하다. 적게 넣고 많이 넣자는 농구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피지컬과 기량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공격적인 부분은 선수들의 성향을 많이 존중해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수비의 경우, 팀원들 간의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끼리 믿음을 갖고 짜임새 있는 수비를 갖춘다면 좋은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본다. 

Q.연세대 시절 제자로 함께했던 이원석과 재회하게 됐는데.
A.(이)원석이의 잠재성을 보고 연세대로 데려왔다. 사실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도전하길 바랬는데 그보다 1년 정도 일찍 프로행을 택했다. 1년 동안 프로 무대를 경험하면서 본인이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이 느꼈을 것이다. 저 개인적으로도 능력에 비해 발전이 더뎠다고 판단했다. 다행인 건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원석이의 성장 과정 일거수일투족을 다 지켜봐왔기에 누구보다 원석이를 잘 안다는 것이다. 지금은 성장하는 과정이고 계속 더 발전시키려고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원석이 역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Q.선수들에게 해주고픈 얘기가 있다면.
A. 여러 모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그 아픔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끔 아픔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칼을 갈아야 한다.

Q.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지금까지 저를 많이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연세대 팬들이 계신다. 우선 그분들게 그동안 성원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물론 섭섭하신 분들도 계실 거다. 공교롭게도 파랑에서 파랑 팀으로 간다(웃음). 삼성이라는 구단이 다시 명문 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다. 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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