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구/정병민 인터넷기자] 수피아여고 2학년 임연서가 개인 4관왕과 함께 팀의 3관왕을 이끌었다.
수피아여고는 지난 14일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양구대회’ 여고부 결승에서 선일여고를 70-60으로 꺾었다.
벌써 2025년도에만 세 번째 우승이다. 올 시즌 수피아여고가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회에서 여고부 우승자는 늘 ‘수피아여고’였다. 이번에도 이변은 없었다. 물론 양구에서 우승까지 가는 과정은 이전 대회들에 비해 결코 순탄치 않았다.
송지후-임연서-이가현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서 송지후가 예선 기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 예상치 못한 공백은 팀 전체를 흔들 수 있는 큰 변수였다. 특히 인원이 많지 않은 수피아여고에게 이는 더욱 치명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위기의 순간을 맞이했음에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을 더 모았다.
팀은 임세운을 앞세워 공백을 최소화했고, 2학년 임연서와 3학년 이가현은 평소보다 더 많은 거리를 뛰며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송지후와 함께 뛰는 마음으로 유니폼에 그의 백 넘버(#4)를 새기고 코트를 밟았다. 결승까지 이어진 여정 속에서, 수피아여고의 단단한 결속력은 더욱 빛났다.
경기 운영과 넓은 수비 범위, 피지컬을 활용한 제공권 장악으로 다가오는 WKBL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 후보’다운 면모를 보인 이가현.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가현 못지않게 팀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는 임연서였다.
예선에서는 파이브 바이 파이브 기록을 작성했고, 결선에선 꾸준히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전광판에 찍히는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까지, 경기장 모든 구역에서 임연서의 손길이 닿았다. “임연서의 활약을 빼고는 이번 우승을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대회 5경기 평균 24.4점, 11.8리바운드, 7.8어시스트, 4스틸, 2.4블록슛, 이 놀라운 기록으로 여고부 MVP를 차지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득점상·어시스트상·수비상까지 석권하며 개인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임연서는 “예선 때 팀 선수가 다치는 바람에 계속 좀 위기 속 경기를 해야 했다. 그래도 서로를 믿고 극복하면서 우승할 수 있게 되어 가지고 좋다”며 우승 소감을 전해왔다.
이번 결승, 수피아여고에서 결승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인원은 고작 6명이었다. 이가현과 김담희는 풀타임을 소화했고, 경기 중반 5반칙 퇴장만 아니었다면 임연서도 40분을 소화했었을 터.
이렇듯, 수피아여고의 선수 구성은 타 팀과 비슷하거나 얇다. 대부분 선수들이 40분 전체를 소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에너지 레벨은 좀처럼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비결은 평소 많은 체력 훈련으로 다져진 강철 체력과 선수들끼리 서로를 믿는 마음이었다. 또 선수들 스스로 코트 내에서 본인만의 노하우로 페이스 조절을 해가는 모습도 보였다.
임연서는 “사실 제가 이전엔 코트에서 페이스 조절, 마인드 컨트롤을 진짜 못하고 그랬다. 김명희 코치님께서 방법을 잘 알려주셨다. 합도 잘 맞아가는 것 같다. 인원이 적다 보니 다들 한 발 더 뛰고 서로를 북돋아 준다”고 이야기했다.
임연서의 성장은 비단 이번 대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7월 여름 임연서는 유일한 2학년 신분으로 2025 FIBA U19 여자농구 월드컵 무대에 섰다. 체코 브르노에서 맞이한 세계 무대는 값진 깨달음을 가져다줬다.
임연서는 “대표팀 다녀온 뒤 선생님과 동료들이 농구가 많이 늘었다고 해주셨다. 예전엔 득점으로만 빛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세계 대회에서 수비와 어시스트로도 팀을 빛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 대회에선 그런 플레이가 상대를 더 어렵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2학년 신분에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개인 4관왕에 오를 정도면 이미 재능과 실력은 증명된 셈이다. 현장에서도 임연서를 향한 시선과 평가는 긍정의 연속이다. 그러나 늘 달콤한 평가를 받는다는 건 한편으로 부담이 따를 수도 있다.
이에 임연서는 “부담감도 있고,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서면 그런 잡다한 생각은 사라진다”며 웃음을 지었다.
위기를 함께 이겨내며 얻은 개인 4관왕과 팀 3관왕이다. 임연서에게 이번 대회는 단순 성취의 숫자를 떠나 또 다른 성장의 기회이지 않았을까. 내년이면 고교 무대의 에이스로서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임연서는 “동료를 위해 한 발 더”라는 마인드까지 깊이 새긴 채 양구를 떠났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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