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미카 캐칭(43‧185cm)은 WKBL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중 하나다. 2000년대 우리은행 전성시대의 주역중 한명으로, 화려한 개인성적에 더해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강력한 존재감까지 선보이며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2003, 2006, 2007겨울리그 53경기 동안 평균 25.9득점 12.8리바운드 2.7어시스트 3.2스틸을 기록했으며 플레이오프 22경기에서는 평균 26.64득점, 13.86리바운드, 3어시스트, 2.23스틸로 맹활약했다.
정규리그를 소화한 3시즌 동안 모두 베스트 5에 선정되며 스틸상을 받은 것을 비롯 득점상, 자유투상, 블록상을 한 번씩 수상했다. 챔피언결정전 MVP(3회)를 비롯 정규리그(1회), 올스타전(1회) MVP를 수상하며 MVP 트리플크라운의 위업을 달성한 주인공이기도하다. WKBL에서 뛴 기간이 길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야말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캐칭의 WKBL에서의 활약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는 단순히 WKBL에서만 엄청난 위력을 뽐낸 것이 아닌 세계 최고의 무대 WNBA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은 레전드이기 때문이다. 올스타 10회, 퍼스트 팀 7회, 세컨드 팀 5회, 스틸상 7회, 정규시즌 MVP 등 WNBA에서도 정상급 커리어를 쌓았다.
내외곽을 오가며 전천후로 득점을 올리는 에이스형 선수이면서도 올해의 수비수상 5회가 말해주듯 최고의 수비수이기도 했는데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남자농구로 치면 케빈 듀란트 이상가는 특급선수가 한창때 KBL에서 뛰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선수와 팬들 사이에서 활약상이 회자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은행 시절 캐칭과 함께 달리는 콤비로 활약했던 이종애(47‧187cm) WKBL 선수복지위원장은 “당시 캐칭은 나이나 경력 등에서 루키나 다름없던 시절인지라 노련미는 어땠을지 몰라도 신체능력은 최고조가 아니었나 싶다. 기술적으로나 운동능력 등에서나 완벽했다. WNBA에서도 통하는 파워, 스피드, 탄력을 가지고있던 선수였던지라 어쩌면 노련미 운운하는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딱히 약점이 없던 선수답게 어느 포지션에 들어가도 기대치 이상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본인과의 콤비 플레이에 대해서는 “어릴적 육상을 해서 달리는 것 만큼은 자신있었는데 거기에 맞춰 캐칭과 함께 서로 리바운드를 잡아주고 속공을 나가는 플레이를 많이 펼쳤다. 빼어난 운동신경에 더해 BQ까지 좋은 캐칭이 함께하니 여러 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적응왕 캐칭이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던 것은?
WKBL 최초로 MVP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바있는 김영옥(48‧168cm)에게 “캐칭이 덩크슛을 했냐?”고 물어봤다. 여기에 대해 돌아오는 김영옥의 대답에서 농구인으로서의 캐칭의 캐릭터가 그려졌다.
“실제로 했을지 안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알고있는 선에서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다. 여성스러운 얼굴과 달리 탄탄한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파워는 흡사 남자선수를 연상케했다. 운동능력을 봤을 때 덩크슛이 가능할 것도 같지만 일단 시도 자체는 못봤다. 뭐랄까 각종 다양한 기술에 더해 허슬플레이 등까지 잘했지만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없는 움직임 등은 잘 가져가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이른바 보여주는 플레이 등은 거의 하지않았고 힘을 아꼈다가 필요한 부분에 다 쏟아붓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나 팀원들 입장에서 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지않나싶다”
경기장 안팎에서 완벽할 것 같은 캐칭이었지만 그래도 WKBL 기준에서 약점(?)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막 개성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었다. 빼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실하기까지한지라 언론의 시선에서 보면 심심한 선수 느낌도 날 수 있었다고 본다. 경기 외적으로는 말그대로 그냥 모범생이었다. 구태여 한가지를 떠올리자면 음식 적응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선수생활을 하면서 함께 했던 최고의 외국인선수를 꼽으라면 나이카 샌포드와 캐칭을 들 수 있다. 샌포드는 생선, 나물 등 어지간한 한국음식은 가리지않고 다 먹었다. ‘한국사람들이 이렇게 기름기 적은 음식을 먹어서 살이 안찌나보다’하면서 너무 좋아했다. 반면 캐칭은 좀 달랐다. 다른 것은 다 적응해도 음식만큼은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아예 한국음식을 거의 못먹는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에피소드에 대한 질문에는 “한번은 식사시간에 청국장이 메뉴로 나왔다. 청국장같은 경우 외국인들이 가장 적응 못하는 음식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심지어 같은 한국사람들끼리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가. 어쨌든 당시 우리팀 선수들은 모두 맛있게 잘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캐칭이 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어왔다가 청국장 냄새를 맡고 질색을 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냄새냐?’고 표정이 완전 찡그려졌다. ‘이게 바로 한국의 음식 청국장이다’고 말해줬지만 ‘냄새를 견디기 힘들다’며 금새 자리를 떠버렸다. 때문에 캐칭은 식사를 거의 따로 하는 편이었다. 아침, 점심은 매니저가 사다줬고 저녁에는 밖으로 나가서 해결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은 개인적인 차이일뿐 그런 것으로 인해 팀에 피해는 주지않았다”고 말했다.
캐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꼽았다. “캐칭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던 선수중 한명이었다. 어찌보면 그런 점이 한국 농구 문화를 바꾸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캐칭뿐 아니라 외국인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이 생활화가 되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국내 선수들도 옆에서 많이 따라하게된 부분도 컸다. 그전에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 그러다가 직접 외국인선수들과 몸싸움을 해보면서 파워의 중요성을 깨닫게됐고 비중도 올라갔다. 지금은 국내선수들도 비시즌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강도높게 하는 분위기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캐칭은 근육이 장난이 아니다. 얼마나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지 몸만봐도 딱 느낌이 온다”는 말로 캐칭의 성실성과 그로인한 파급효과를 설명해줬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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