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어빙의 ‘두더지 드리블’ 영감받아 만든 명장면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5 07: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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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SK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안긴 자밀 워니의 쐐기득점은 김선형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포장하고, 배달까지 해서 숟가락으로 떠먹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선형이기에 가능했던 명장면이었다.

서울 SK는 지난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접전 끝에 86-81 재역전승을 거뒀다. SK는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를 기록, 통산 5번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SK는 수원 KT-안양 KGC 승자를 상대로 통산 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첫 통합우승을 노린다.

김선형은 “당연히 목표는 통합우승이지만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1경기씩 잡으면서 나아가다 보면 4승에 도달해있어야 한다. 그래야 통합우승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 1차전 승리를 목표로 잡고 준비할 것이다. 눈앞에 있는 경기 하나하나씩 집중해서 치르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선형은 4강 3차전에서 13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경기종료 직전에는 화려한 드리블에 의한 명장면까지 연출했다. 변준형(KGC)이 KT와의 4강 2차전에서 양홍석을 상대로 선보인 앵클브레이커 이상이라 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 최고의 장면으로 손색이 없었다.

상황은 이렇다. 3점차로 앞선 SK는 경기종료 30초전 동점을 노린 이대성의 3점슛이 실패하자, 워니가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후 김선형에게 패스했다. 베이스라인에 있었던 김선형에게 한호빈과 이승현이 더블팀을 시도했지만, 김선형은 드리블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이어 제임스 메이스도 순간적으로 진로를 막아 사방이 포위된 듯했던 것도 잠시, 김선형은 비하인드백드리블로 순식간에 3명을 제쳤다.

이후 하프라인까지 치고 나간 김선형을 향해 이정현이 기습적인 스틸을 노렸지만, 김선형은 개의치 않았다. 공을 잡은 후 패스를 노리는 게 아닌, 발목 높이에서 드리블을 이어간 후 순간적으로 공의 진행 방향을 틀어 4번째 수비수까지 따돌렸다.

김선형에게 남은 수비수는 이대성 단 1명이었다. 순식간에 5대1 속공 찬스를 만든 김선형은 진로를 막은 이대성을 넘어 골밑에 있는 워니에게 패스했다. 워니는 이어 5점차로 달아나는 쐐기 덩크슛을 터뜨리며 김선형의 화려한 드리블에 방점을 찍었다.

카이리 어빙(브루클린)을 연상케 했다. 발목 높이에서 드리블을 시도한 후 순간적인 방향 전환으로 득점까지 연결하는 스킬은 어빙의 시그니처 가운데 하나다. 국내 NBA 팬들 사이에서는 일명 ‘두더지 드리블’이라 불린다.

공교롭게 김선형은 오리온과의 4강 3차전에 임하기 직전 핸드폰으로 어빙의 ‘두더지 드리블’을 접했다. 김선형은 “(오리온이)더블팀, 트리플팀까지 썼는데 거기서 드리블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면 수비가 더 쌓일 것 같았다. ‘스피드, 드리블에 자신 있으니까 다람쥐가 공 굴리듯 쑥쑥 빠져 나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경기 전 어빙의 ‘두더지 드리블’을 봤던 게 생각나 순간적으로 영감을 얻었다”라고 돌아봤다. 김선형은 이어 “감독님도 ‘멋있었다’라고 하셨다. KBL에서 나만 할 수 있는 드리블 아닌가”라며 웃었다.

화끈한 쇼다운을 펼친 신인 이정현(오리온)을 향한 격려의 한마디도 남겼다. 김선형은 “서로 후회 없는 승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끝난 후 (이)정현이가 먼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해서 ‘수고했다. 다음 시즌에 보자’라며 격려해줬다. 굉장히 재밌는 맞대결이었는데 나랑 11살 차이가 나더라(웃음). 라이벌 구도가 나와야 KBL도 재밌는 볼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런 쇼다운은 언제든 환영이다”라고 전했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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