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행 허훈, 아쉬웠던 앞선 파트너의 부재

김종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5-07 01: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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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때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며 간판스타로 성장하게 되는 이른바 특급 프랜차이즈 스타의 존재는 해당팀 입장에서 복덩어리나 다름없다. 빼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를 오랫동안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샐러리캡이 존재하는 리그 특성상 좀 더 유동성을 갖고 전력 구성을 다지는게 가능해진다. 부족한 포지션에 대해서는 FA로 빈자리를 메울 수도 있다. 트레이드나 외부영입 등에 비해서 가성비가 월등하다.


때문에 그런 선수를 갖춘 팀들은 대부분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는 경우가 많다. 추승균, 하승진의 전주 KCC, 김주성의 원주 DB, 양동근, 함지훈의 울산 현대모비스, 오세근, 양희종의 안양 KGC, 김선형의 서울 SK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건재하게 뛰는 동안 팀은 언제든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저력이 유지된다.


수원 KT는 창원 LG,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과 함께 프로출범 이후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이다. 팬들의 성원은 열정적이지만 적지 않은 시간동안 우승을 해보지 못한 아픔이 크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상황은 이래저래 많은 아쉬움을 남고 있다. 허훈(27·180㎝), 양홍석(25·195㎝)이라는 젊고 튼실한 프랜차이즈 스타에 하윤기(23·203.5㎝)라는 차세대 주역까지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플레이오프에만 들어서만 작아지는 모습을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셋 모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탄식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4강 플레이오프는 KT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정규리그 2위, 4강 선착 등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 속에서도 6강부터 치고 올라온 KGC에게 1승 3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더욱이 KGC는 1옵션 외국인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뛰지 못하며 전력손실이 큰 상태였다. 진지하게 우승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던 KT팬들은 ‘올 시즌도 또…’라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허훈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1번이다. 201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후 2019~20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하며 KBL을 상징하는 듀얼가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주희정, 양동근, 김선형 등 당대를 대표하던 1번을 보유한 팀들은 하나같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의 뒤를 잇는 스타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어쩌면 KT팬들은 당분간은 마음을 비워야 할지도 모른다. 허훈이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 상당수가 아직 군복무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인지라 올 시즌 같은 멤버구성을 다시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 4강전 참패가 더더욱 아쉬운 이유다.


KT는 1번 허훈을 중심으로 3번 양홍석, 4번 하윤기 등 젊고 탄탄한 주전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적어도 힘대 힘이라면 어느 팀과 맞붙어도 해볼만 하다. 그럼에도 제대로 위력이 나오지않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연결고리가 되어야 할 2번 포지션이 약해서다는 분석도 많다.


양홍석, 하윤기 등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KT는 허훈의 팀이다. 어지간한 단신 외국인선수 뺨치는 공격력을 가진 듀얼가드 허훈이 내외곽을 오가며 상대팀을 뒤흔들어놓을 때 KT 화력이 극대화된다. 허훈을 막느라 생긴 빈틈을 이용한 다른 공격까지 다채롭게 진행될수있기 때문이다.

 


KT로서는 허훈의 위력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KGC와의 4강전에서는 그런 플레이가 잘 되지않았다. 외려 상대 2번 전성현을 제대로 막지못하는 바람에 1번 변준형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까지 펄펄 날아다녔다. 전성현의 외곽슛이 지속적으로 터지자 KT수비는 갈팡질팡했고 거기에서 생긴 빈공간을 다른 동료들이 잘 활용했다.


올시즌 허훈과 투가드로 자주 나오던 정성우는 파이팅은 넘치지만 수비센스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더욱이 신장에서 약점이 있는지라 자신보다 한참 큰 전성현의 노련한 오프 더 볼 무브를 제어하지 못했다. 한희원같은 경우 수비는 어느정도 됐으나 전형적인 스윙맨 스타일의 선수인지라 다른 플레이에서 허훈과 엇박자가 났다. 정성우를 쓰면 수비가 안됐고 한희원을 쓰면 공격리듬이 깨졌다.


전성현을 막다가 망친 시리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KT는 토종 1옵션 허훈의 위력을 제대로 뽑아내지 못했다. 큰 경기에서 강점을 살리지 못한채 지속적으로 약점을 노출함으로서 상대팀에게 전체적 흐름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고 결국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허훈같이 에이스급 공격력을 겸비한 듀얼가드는 정통적인 퓨어가드와 달리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리딩, 패싱게임을 함께 해주며 수비부담을 덜어주는 선수가 제일 좋다. 강력한 우승후보 SK같은 경우 김선형 옆에 안영준, 최준용이 함께 한다. 안영준은 팀플레이 이해도는 물론 이것저것 고르게 잘하는 살림꾼형 선수이며 최준용은 어지간한 가드뺨치는 시야, 패싱능력이 돋보이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이들이 함께 하기에 김선형은 자신이 잘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이를 채워줄 마땅한 국내선수가 없다면 외국인선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양동근은 신인시절 공수에서 에너지는 넘치지만 1번으로서의 시야, 센스 등을 지적받았으나 역대 최고 외국인선수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크리스 윌리엄스가 이같은 약점을 완벽히 커버해주며 개인적 성장까지 이룰 수 있었다. 김선형 또한 본격적으로 개인성적, 팀성적을 함께 만들기 시작한 시점은 전천후 포워드 애런 헤인즈가 함께 하면서부터이고 KGC 변준형은 포인트 센터 대릴 먼로의 존재로 인해 원맨 리딩의 부담을 덜고 있다.


허훈은 이제 잠시 우승의 꿈을 미루고 상무에 입대하게 됐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역후 돌아온다해도 여전히 젊은 나이다. 선수커리어에 있어서 우승이라는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향후 대반격을 위해서라도 그의 능력치를 끌어올려줄 파트너의 존재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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