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사가(일본)/홍성한 기자] 한쪽에는 소속팀 에이스 동료, 다른 한쪽에는 조국이 있다. 케빈 켐바오(25, 194cm)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고양 소노 일본 사가 전지훈련에서 만난 ‘필리핀 특급’ 켐바오의 표정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켐바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필리핀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고 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FIBA(국제농구연맹) 주관 대회가 아닌 만큼 차출 의무가 없을뿐더러, 소노에서 다가올 새 시즌을 완벽히 준비하고 팀 적응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 필리핀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켐바오. 지난달 28일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E조 윈도우4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는 결승 3점슛을 터트리기도 했다.

FIBA도 켐바오를 조명했다. 지난 7월 켐바오와 창원 LG에서 뛰는 칼 타마요, 과거 서울 SK에서 뛰었던 후안 고메즈 델 리아노를 묶어 “필리핀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임박했다”고 치켜세웠다.
필리핀을 이끄는 팀 콘 감독은 당시 FIBA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년 반~2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고,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농구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3일 오후 훈련 뒤 만난 켐바오는 “요르단전은 그 슛이 들어가서 정말 기뻤지만, 만족하기엔 이르다. 우리는 전반과 후반 내내 게임 플랜을 더 완벽하게 이행하고 더 좋은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라며 개인 기록보다 팀 플레이를 먼저 강조했다.
대표팀에서 늘어난 출전 시간과 역할에 대해서도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더 많은 시간 코트를 누빌 수 있어서 기쁘다. 하지만 이는 내가 매 순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얻어낸 결과”라며 “단 30초를 뛰든, 많은 시간을 뛰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코트 위에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4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는 켐바오에게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진다.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평가전이다.
필리핀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KBL 신인왕 출신’ RJ 아바리엔토스 등을 포함해 PBA(필리핀프로농구) 정상급 선수들로 전력을 꾸렸다.
해외파를 비롯한 핵심 전력이 제외됐지만 무시할 수 없다. 필리핀은 PBA 선수들을 중심으로 나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61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렇다면 이 경기를 바라보는 켐바오의 마음은 어떨까.
그는 “한국 팬분들께 욕을 먹을지도 모르겠지만(웃음), 이번만큼은 필리핀을 응원할 것”이라며 솔직한 미소를 보였다.
이어 “필리핀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엄청난 재능을 가진 최고의 선수들이다. 물론 대한민국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필리핀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소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정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켐바오는 팀 동료와 PBA 정상급 가드들의 백코트 맞대결을 주목했다.
그는 “이정현은 정말 뛰어난 선수다. 그런 높은 수준의 농구에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PBA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이정현을 가장 힘들고 까다롭게 할 것”이라며 필리핀의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켐바오는 “어느 편이든 정말 흥미진진한 승부가 될 것 같다. 양 팀 모두 멋진 경기를 펼쳤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사진_홍성한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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