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쳤네요. 오늘도 미치고, 어제도 미치고….”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왕중왕전)’ 배재고와 8강전에서 힘들게 승리한 정승원 삼일고 코치의 말이다. “어제”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승리한 용산고와 14강전이다. 이날 승리 전까지 삼일고의 이번 시즌 용산고 상대 전적은 3전 3패였다.
용산고는 이번 시즌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한 남고부 최강이다. 그 팀에게 협회장기 예선에서 31점 차로 졌다. 연맹회장기 준준결승은 10점 차, 종별 예선은 28점 차로 졌다. 이번에는 79-65로 이겼다. 경기 내내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남고부 최대 이변 중 하나를 연출했다.
오히려 배재고와 경기에서 고전했다. 3쿼터 종료 3분 45초를 남기고 배재고의 11점 차 리드. 그런데 이 경기를 68-59로 뒤집었다. 13분 45초 동안 22점을 넣으면서 실점은 4점에 그쳤다. 용산고전 집중력이 살아났다.
용산고전은 양우혁이 35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배재고전은 김상현이 35득점 11리바운드로 바톤을 이어받았다. 최영상은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권대현과 서신우 두 2학년은 수비와 리바운드에 에너지를 쏟았다.
경기 후 정 코치는 준결승 상대인 광신방예고와 양정고와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쉽지 않다”면서도 “지금 분위기면 어느 팀도 자신 있다”고 했다. 주전 5명의 고른 활약이 장점이고, 체력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주전 5명이 거의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삼일고의 준결승 상대는 광신방예고다. 양정고에게 협회장기 16강에서 58-92로 대패했던 빚을 갚았다. 삼일고에게도 연맹회장기 예선에서 57-89로 패했다. 그 빚도 갚으려 한다.
시즌 전, 다수 전문가는 광신방예고 전력을 4강 이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20점 차 이상 패배도 많았다. 선수들의 재능은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그 재능의 활용과 결집이 과제였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수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했다. 두 차례나 전국대회 4강에 올랐던 전주고에게 68점, 춘계연맹전 준우승팀 양정고에게 50점만 내줬다. 특히 양정고는 92점을 내줬던 지난 경기와 비교해 무려 42점을 줄였다.
이흥배 광신방예고 코치는 “선수들의 간절함이 통한 것 같다”며 “종별 때 예선 탈락해서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이번 대회 결선에서 만난) 전주, 양정은 한 번씩 졌던 팀이다. 또 지기 싫은 마음이 강했다”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전주고에게는 춘계 8강에서 1점 차로 졌다.
광신방예고 선수들은 준준결승 후 바로 다음 경기를 위한 비디오 미팅을 시작했다고 한다. 삼일고와 배재고 경기를 돌려보며 상대 선수를 누가 막을 건지, 어떻게 막을 건지 분석했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의 설욕을 위한 선수단의 의지가 강하다.

결승 진출을 다투는 또 하나의 대진은 무룡고와 경복고다.
두 팀은 협회장기 준결승에서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무룡고가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연맹회장기는 8강에서 만났다. 경복고가 설욕에 성공 후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종별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의 대결도 경복이 승리했다.
이번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대결이고 그중 세 번이 준결승전이다. 공교로운 인연이다. 이번 대회 대진운은 경복고가 좋다. 삼일고와 예선 첫 경기를 제외하면 크게 어려운 상대가 없었다. 휘문고와 준준결승도 고르게 선수를 기용하며 38점 차 대승을 거뒀다.
무룡고는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컸다. 결선에서 이틀 연속 경기를 치렀고 주전 5명은 풀타임 가까이 뛰었다. 김진호 무룡고 코치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김 코치는 “우리는 키가 작아 선수들이 더 많이 뛰어야 한다. 문제는 체력”이라며 “벤치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3, 4쿼터에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종별에서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린 것이 패인이라는 분석이다. 무룡고는 2쿼터까지 4점을 앞섰으나 3쿼터 이후 26점을 졌다. 4쿼터 득점은 7점에 그쳤다.

임성인 경복고 코치의 생각도 비슷하다. “마지막까지 체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무룡고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종별 포함 18일간 11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결국엔 집중력 싸움”이라고 얘기한다.
이흥배 광신방예고 코치 역시 “기술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누가 한 발 더 뛰고 더 열심히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승원 삼일고 코치는 “간절함”을 언급했다. 광신방예고 선수들에게서 “간절함”을 보았다는 것이다. 삼일고 선수들이 더 간절하기를 바란다.
이번 시즌 처음 전국대회 4강에 진출한 광신방예고와 삼일고, 이번 시즌만 세 번째 준결승전을 치르는 우승 후보 경복고와 무룡고. 저마다 스토리가 있다. 우리 팀의 스토리는 해피엔딩이 되길 바란다.
왕중왕은 단 한 팀에게만 허락된다. 이제 필요한 건 체력과 집중력, 그리고 간절함일 것이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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