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석, 대학무대 출신 ‘감독 잔혹사’ 털어낼까

김종수 / 기사승인 : 2022-04-09 0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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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썬더스가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8일 연세대를 대학 최강으로 이끈 은희석(45‧189cm)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시즌중 이상민 감독이 사임하고 이규섭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으며 남은 시즌을 이끌어왔던 가운데 새로운 시즌을 맡길 수장으로 대학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은감독이 결정됐다.

 

삼성은 전통의 명문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최근 성적이 매우 좋지 못했다. 지난 2017~18시즌부터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2018~19시즌을 비롯 올시즌 또다시 꼴찌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상황이다. 올시즌 같은 경우는 9승 45패(승률 0.167)로 나쁘다 못해 처참할 정도다. KCC가 21승 33패(승률 0.389)로 9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비교된다.


공교롭게도 은감독은 삼성의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이원석(2021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과 전형준(2020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0순위)은 연세대 시절 은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독수리 군단 전성시대를 함께 이끌어간 바 있다. 미완의 기대주 차민석(2020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또한 아마 시절 은감독이 탐내던 자원중 한명이다.


은감독은 200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SBS(현 KGC)에 입단한 이후 2012~13 시즌까지 한팀에서만 쭉 뛰고 은퇴한 프랜차이즈 선수다. 가드치고 신장이 좋은 편이었던지라 경복고 시절 포지션 랭킹 1위까지 했을 정도로 유망주였으며 대학 시절에도 연세대 야전사령관으로 명성을 날렸다.


프로무대에서 뛰던 당시 취약한 외곽슛 능력 등 순수한 가드로서의 능력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사이즈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전천후 플레이어로 팀에 공헌했다. 신장, 파워를 모두 갖추고있어 어지간한 포워드도 수비가 가능했으며 리바운드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쓰임새가 다재다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리더십같은 경우 선수시절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러한 성향이 대학 무대에서 명장 반열에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는 의견도 많다.


은감독이 삼성 사령탑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뚜껑을 열지 않은 상태인지라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랜만에 프로농구에 들어온 젊고 유망한 지도자다’는 기대섞인 의견부터 ‘검증된 대학리그 명장들도 실패한 무대이니만큼 많은 준비와 각오가 필요할 것이다’는 신중론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최희암, 진효준, 김태환, 강을준, 김남기, 김상준 등 대학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프로무대로 진출한 감독들은 그간 꾸준히 있었다. 이중 대다수는 프로무대에서의 성공은 커녕 대학 지도자 시절 닦아놓은 명성까지 날려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김태환 감독 정도가 LG 시절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인바있지만 그마저도 SK시절,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플랜이 무너지면서 실패를 경험했고 결국 이를 만회하지 못한채 프로무대를 떠나야 했다. ‘프로는 대학 감독들의 무덤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삼성같은 경우, 예전 김상준 감독의 실패로 인해 한동안 팀이 크게 흔들린 적이 있는지라 팬들 사이에서 적지않은 우려의 시선도 쏟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한 농구인은 “다른 단체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농구 역시 팀 장악력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대단한 전술을 가지고 있고 경기중 상황 판단이 뛰어나도 팀을 완전히 휘어잡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경기라는 것은 결국 선수가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융화를 시키든 아님 카리스마로 제압하든 감독의 한마디 한마디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제대로된 색깔이 나온다. 대학팀같은 경우 아무리 자기 주장이 센 선수가 팀내에 있다해도 결국은 학생들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감독의 말을 잘 따라준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개성강한 프로선수들에 더해 외국인선수들까지 있는지라 대학 때처럼 하려다가 실패를 겪는 케이스도 적지않다”며 대학 무대와 프로에서의 팀장악력 문제를 첫 번째로 꼽았다.


더불어 “대학같은 경우 중간에 얼리 엔트리로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학년 때부터 졸업반까지 꾸준히 손발을 맞춰가면서 함께 하는지라 한번 제대로 시스템을 갖춰놓으면 지속이 가능하다. 대들보같은 선수 여럿이 빠지지 않는 이상 한번 강팀이 되면 쭉 성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프로는 이적, 트레이드도 활발하고 외국인선수도 매년 새로 뽑거나 재계약을 고민해야하는 등 매시즌 전력 변동이 심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겪으며 성적까지 내야 한다는 점에서 적응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프로농구에서는 오랜 코치 생활로 내공을 닦은 전희철 신임 감독이 소속팀 SK를 정규리그 우승에 올려놓으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신풍(新風)’ 대열에 대학 무대 출신 은희석 감독도 합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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