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청주/현승섭 인터넷기자] “가드로서 이 상황을 잘 풀지 못해서 자존심이 상했다. 내 능력 부족이다.” 허예은(20, 165cm)에게 3쿼터는 기량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 걸음만 남았다. 청주 KB스타즈가 1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80-73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2-0로 멀찌감치 달아난 KB스타즈는 이제 1승만 더하면 팀 역사상 두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한다.
이날 경기에서 허예은은 13점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허예은의 그림 같은 플로터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허예은의 2쿼터 8점으로 KB스타즈는 49-39로 2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그가 번뜩이는 재치로 뿌린 패스도 돋보였다. 비록 송곳 같은 패스 대부분이 엑스트라 패스로 이어져 어시스트를 쌓는 경우는 적었지만, 허예은의 넓은 시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허예은은 “1차전 승리 후 2차전에서는 우리은행 선수들이 강한 몸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강해서 힘들었다(웃음). 그래도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3쿼터엔 희귀한 장면이 벌어졌다. 우리은행이 지역 수비를 사용한 것이다. 위성우 감독은 지역 수비를 활용하지 않는 감독이지만, 챔피언결정전에 맞춰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황한 KB스타즈는 3쿼터 한때 55-55, 동점을 내주기도 했다.
허예은은 3쿼터에 우리은행의 수비에 당한 게 분했다고 한다. 허예은은 “이게 존 디펜스인지, 맨투맨 디펜스인지 헷갈렸다. 그래서 어떤 패턴을 불러야 할지 망설였다. 가드로서 이 상황을 잘 풀지 못해서 자존심이 상했다. 내 능력 부족이다. 그래도 언니들이 도와준 덕분에 위기를 극복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위기감을 느낀 선수는 허예은 뿐만이 아니었다. 김민정은 3쿼터 작전 타임 때 “앞선의 압박이 부족했다”라고 다그쳤다. 이에 강이슬은 “동선이 엉켰다. 화내지마”라고 대답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허예은은 잠시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였다.
“(강)이슬 언니와 내가 앞선 수비를, (김)민정 언니가 뒷선 수비를 맡았다. 작전 타임 때 민정 언니가 수비 구멍에 대해 지적했다. 민정 언니가 앞선 움직임 때문에 수비가 헷갈린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슬 언니가 그렇게 대답했다. 차라리 경기 중에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지적을 가감 없이 말해야 빠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94년생 ‘고래’ 언니들의 논쟁에 끼었던 ‘새우’ 허예은의 의견이었다.
허예은은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모두 벤치에서 출격했다. 베스트5에 이름이 올라가길 바랄 법도 하지만, 허예은은 의연했다. 허예은은 “내가 어떻게 경기에 출전하든지 감독님의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적절하게 날 쓰신다고 생각한다. 벤치에서 출전하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선발 출전하는 (염)윤아 언니가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개의치 않는다.” 2001년생 허예은은 이미 의젓한 선수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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