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양구/정병민 인터넷기자] 명지고 맏형 이종욱이 경기 내외적으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승리 선봉에 섰다.
이변이 연출됐다. 스포츠 경기에서 경기력만큼이나 자신감과 마음가짐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명지고는 5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양정고를 20점 차(81-61)로 대파했다.
명지고는 최근 주말리그 권역별 대회까지 좀처럼 반전의 모멘텀을 그리지 못하고 있었던 반면, 양정고는 올해 꾸준히 4강권 전력으로 분류되던 강호의 팀이었다.
양 팀의 전력과 대회의 전반적인 흐름, 근래 경기력까지 고루 고려해 봤을 때 현장 대다수 관계자들이 양정고의 낙승을 점치는 판세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상은 달랐다. 명지고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완벽한 수비에 더 완벽한 공격으로 연일 양정고에 펀치를 날렸다. 중심엔 3학년 이종욱이 있었고, 명지고는 초반 시소게임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쉽게 경기를 가져갔다.
경기 종료 후 이종욱은 “경기 전에 긴장을 했는데, 이긴다는 자신은 있었다. 양정고랑 연습 경기도 많이 해서 장단점, 수비 시스템 파악이 확실하게 된 상태였다. 명지중 선수들까지 응원을 와준 덕분에 더 파이팅 있게 나설 수 있었다”며 승리 원동력을 설명했다.
불과 몇 주 전, 광신방송예고에서 치러진 주말리그 권역별 대회에서 명지고는 3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왕중왕전 티켓을 따냈었다. 성적은 분명 나무랄 데 없이 좋았지만, 그에 비해 경기력은 생각보다 시원시원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쉽게 승부를 매조 짓는 날도 드물었다.
준비 시간이라기엔 짧은 한 달이란 기간 동안, 도대체 명지고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었길래 단번에 팀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선수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가장 큰 변곡점은 앞서 언급했듯, 마음가짐이었다.
이종욱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치르는 마지막 대회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그 부분이 컸던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이종욱은 의지를 다지며 오롯이 운동에만 집중하겠다는 본인의 마음가짐을 ‘삭발’이라는 외적인 방법으로도 표시하기도 했다.
우스갯소리로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이 있듯, 선수이기 전에 멋을 보이고 싶은 청소년이기에 행동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았을 터. 주변에서도 ‘설마? 진짜 하겠어?’란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이종욱은 시선에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머리를 짧게 하고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종욱은 “다들 자를 줄 몰랐다고 그랬었다(웃음). 마지막이니 다들 이해했고, 오히려 내 모습을 보고 더 도와주겠다는 느낌으로 잘 받아줬다.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이종욱은 25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맹폭하며 대회 첫 승에 앞장섰다. 리듬감 넘치는 드리블에 왼손 잡이 슈터, 상대방의 타이밍을 뺏는 스킬은 이종욱이 내세울 수 있는 제일 날카로운 무기다.
실력적으로도 자신감이 넘치고 본인 스스로도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종욱은 평소에도 많은 세리머니를 하는 편이다. 세리머니는 뜨거운 경기 열기에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만, 한편으론 역전패를 당했을 때 때때로 악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이종욱은 투스몰 세리머니에 포효까지 하는 등 본인의 기분을 화끈하게 표출해냈다.
이종욱은 “내가 딱 슛을 넣고 나서 느꼈다. '아, 우리 이겼다!'라는 느낌이 팍 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를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대학 입시 원서 접수 전,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에겐 이번 왕중왕전이 그렇게나 중요할 수 없다. 대다수 학교 입시 요강이 원서 접수 자격 요건으로 8강 진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록이 부족한 팀들은 더욱이 사활을 거는 대회이기도 하다.
명지고도 이에 해당된다. 올해 아직 높은 무대를 밟아본 경험이 없기에 양정고를 꺾은 이번 대회 첫 승이 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결선으로 향하는 길이 일단은 순조롭다.
이종욱은 “머리를 밀었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행복하게 마지막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다. 보여줄 수 있는 것만 딱 보여주는 대회로 기억에 남기고 싶다. 그래도 목표를 내본다면 8강에 가보고 싶다”며 인터뷰를 정리했다.
#사진_정다윤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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