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명문을 명문답게’ 휘문중 최종훈 코치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6 1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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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프로농구나 대학 감독들은 경기 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여러 인터뷰를 통해 관심을 받는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지도자들은 우승 등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크게 주목 받지 못한다. 한국농구의 기초를 다지는 지도자 중에서 우승이나 오랜 경력을 떠나 순수하게 능력을 인정받는 코치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대학부터 초등학교까지 69명의 지도자 의견을 수렴해 최종훈 휘문중 코치를 소개한다.

※본 기사는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최종훈 코치만의 지도법 ‘분석&미팅’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휘문중은 한국농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학교다. 다만, 1999년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에서 우승 이후 중등부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시 우승하기 시작한 건 최종훈 코치가 부임한 이후다. 그는 휘문고에서 A코치를 거쳐 2017년부터 휘문중을 이끌고 있다.

고등부 A코치에서 중등부 코치로 내려와 시행착오도 겪었다. 최종훈 코치는 “처음에는 고등학교 선수들처럼 타이트하게 가르쳤다. 선수들이 잘 못 버티더라. 내가 보좌하는 역할만 해서 긴장했던 것도 있었다. 고등학교처럼 가르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잘하는 선수보다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각인시켰고 수비를 많이 연습했다”고 휘문중 부임 초기를 떠올렸다. 최종훈 코치도 수비를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다만, 방식이 다르다. 영상을 통해 상대 분석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최종훈 코치는 “경기 영상을 많이 돌려본다. 선수들과도 영상을 보며 미팅을 많이 한다. 대회 나가면 상대 팀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움직이고, 수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수들을 이해시킨다. 전체 운동 시간 중 수비 연습이 2/3이다. 1/3은 공격과 속공 연습이다. 1대1, 단체 상담도 많이 한다. 또 내 앞에서 말을 못 할 수 있어서 상담하기 전에 적어서 오라고 한다. 그렇게 선수들과 소통한다”고 선수들을 지도하는 노하우를 전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최종훈 코치는 명지고, 낙생고(전학)를 거쳐 중앙대 재학 중이던 2006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해 수련선수로 서울 SK에 입단했다. 일반인 테스트를 통과해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얻었다. 수련선수로 입단했음에도 정규리그 5경기 출전 경험을 쌓은 최종훈은 갑작스레 은퇴했다. 2008년 12월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방성윤이 복귀하자 한 명이 자리를 비워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각 구단 국내선수 보유 인원이 최대 13명이었기에 1명이 새로 가세하면 1명이 자리를 비워야 했다. 최종훈 코치가 선수시절 쌓은 다양한 경험이 지도자 생활에서 도움이 됐다.

최종훈 코치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선수가 있다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선수시절 후회도 되고 안 좋은 것도 있었다. 아이들이 그런 걸 안 겪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실히, 즐겁게 운동을 하면서 더 성장해 나와 똑같은 길을 안 갔으면 하면서 이야기를 한다. 프로에서 은퇴할 때 SK에서 배려를 많이 해줬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최종훈 코치는 휘문중에서 출신이 아니다. 이 부분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는 “아이들에게 휘문 출신이 아니라서 너희가 부럽다며 가슴에 새겨진 ‘W’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나는 결과를 보여줘야 재계약을 할 수 있다. 성적도 내야 하고, 스카우트도 잘해야 하고, 진학도 잘 시켜야 한다. 사고를 안 치면 재계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안주하면 외부에서 이야기가 나올 거다. 예전 명성이 있어서 선배님들 눈높이가 높다. 그래서 주말까지 유소년 대회를 쫓아다니며 절치부심한다. 스트레스 받지만 즐겁기도 하다. 선수들의 기량이 느는 걸 보면 즐겁다”고 했다.

휘문중은 2018년 왕중왕전에서 오랜만에 우승을 맛봤고, 2019년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2021년에는 4개 대회(춘계연맹전, 협회장기, 왕중왕전, 종별선수권 겸 소년체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않은 걸 감안하면 최종훈 코치는 2000년대 들어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휘문중을 매년 우승으로 이끌고 있다.

최종훈 코치는 “낙생고나 중앙대에서 우승을 많이 했다. 2018년 왕중왕전에서 지도자로 제 팀으로 처음 우승했다. 실감이 안 났다. (결승에서 만난)대전중의 전력이 워낙 좋았기에 우승했을 때 어리벙벙했다. 정신도 없었다. 바로 이어서 고등부 결승이어서 부담도 되었다. 우리가 출발을 잘 끊어야 휘문고도 잘 할 수 있었다. 중고 동반 우승해서 너무 좋았다”며 웃었다. 이어 “처음 우승해본 거라서 아이들에게 고마웠다.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해 우승을 많이 했어도 첫 우승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준결승에서는 양정중을 2차 연장 끝에 이기고 결승에 어렵게 올라가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첫 우승의 순간을 떠올렸다.

지난해 4개 대회 우승을 이끈 최종훈 코치는 “우승은 나 혼자 잘 가르친다고 되는 건 아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지원을 잘 해주셨다. 부모님들도 희생을 많이 했다. 체조 국가대표 출신 부장님(류원길)께서 정말 많이 지원을 해주신다. 운동 끝날 때까지 같이 계신다. 운동하다가 다치면 병원비 지원을 해주시고, 선수들이 농구 외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피드백도 해주신다. 이런 게 잘 맞아서 성적이 났다. 같은 체육관에서 훈련하니까 (휘문)고등학교 형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려고 하고, 형들은 후배라서 잘 챙겨준다. 연습경기도 많이 한다”고 4관왕의 비결을 밝혔다.

타 고등학교 코치는 “연계 초등학교가 없는데 선수 발굴도 열심히 하고 잘 만든다”고 했고, 또 다른 고등학교 코치는 “자기 나름대로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좋다. 다부지게 할 때는 또 그렇게 하면서 팀을 잘 만든다”고 최종훈 코치를 평가했다. 한 대학 지도자는 “선수들이 좋아도 이들을 잡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애들과 밀고 당기기를 잘한다. 스텝 훈련을 많이 하고, 중학교에서 필요한 걸 잘 시킨다”고 했다.

최종훈 코치는 중학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기본기다. 볼 핸들링부터 패스 자세, 슛 폼 자세 등 가장 기본적인 걸 가르친다. 또 수비 자세가 좋아야 고등학교, 대학에 진학해서도 쫓아갈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선수들, 유소년에서 넘어온 선수들도 있으니까 뛰는 자세도 보는 편이다. 기본기가 되어야 누구 한 명을 제치거나 수비로 따라갈 수 있어서 이 점에 중점을 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기본 위주로 숙달을 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휘문중을 다시 명문으로 이끈 최종훈 코치는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해 ‘정말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듣기를 바란다. 기본기와 근성을 갖춘 선수로 키우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 사진_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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