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VP 니콜라 요키치가 걸어온 '마이웨이(My Way)'

김호중 / 기사승인 : 2021-07-05 14: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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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2021 미프로농구(NBA) 정규리그가 5월 17일(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프로 스포츠가 그렇듯이 시즌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해당 시즌 MVP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NBA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 546명이 등록되어 있다. 이들 중 최고를 뽑는 것은 ‘최고 중의 최고’를 선정하는 것이기에,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본 기사는 점프볼 7월 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 시즌 MVP는 누구였을까. 6월 9일 발표된 MVP 결과, MVP 트로피는 덴버 너겟츠의 니콜라 요키치에게 돌아갔다. 의외의 결과였다. 요키치는 MVP 투표에서 971점을 득점, 센터 라이벌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소속 조엘 엠비드(586점)와 올 시즌 득점왕이었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 스테판 커리(453점)를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요키치는 올 시즌 정규리그 72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26.4득점(FG 56.6%, 3P 38.8%, FT 86.8%) 10.8리바운드 8.3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동시에 소속팀 덴버를 서부 컨퍼런스 3위로 올려놓으며 개인 성적, 팀 성적을 모두 잡은 몇 안 되는 선수였다.

요키치의 MVP 선정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14년 2라운드 11순위 출신인 요키치는 역대 MVP 수상자 중 가장 낮은 드래프트 지명 순위 선수로 MVP를 수상한 선수가 되었다. 잠재력이 현격히 낮다고 평가받는 2라운드 선수도 MVP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냈다.

커리어 내내 뚱뚱하다고 손가락질 당한 요키치는 운동 능력 역시 매우 부족한 선수다. 하지만 천부적인 농구 센스 하나만으로 정상에 오르며, NBA가 더이상 괴수들만이 살아남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두뇌 싸움, 센스로도 리그를 평정할 수 있다.

궁금해진다. 굉장히 독특한 스타일의 선수, 그것도 2라운드 11순위에 지명되는데 그쳤던 선수는 어떻게 정규리그 MVP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의 성장기를 엿들으러 가보자.

어릴적, 농구는 뒷전이었다

그의 MVP 스토리는 다른 선수들과 많이 다를 것이다. 앞선 MVP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열정’, ‘노력’ 등의 키워드는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미리 예고하자면, 요키치의 이야기에서는 ‘게으름’, ‘귀찮음’ 등의 키워드가 주를 이룰 것이다.

요키치는 어려서부터 마이웨이를 걸어왔다. 세르비아에 있는 솜보르라는 도시에서 태어난 요키치는 어려서부터 농구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의 두 명의 형이 다 농구를 했기 때문. (첫째 형은 유럽에서 농구를 했고, 둘째 형은 미국 디트로이트 머시 대학에서까지 농구를 했다.)

하지만 요키치는 농구 말고 다른 스포츠를 하는데 모든 시간을 보냈다. 바로 승마였다.요키치는 승마 광이었다. 요키치의 정규리그 MVP 수상 후, 기자회견 도중 요키치에게 흥미로운 질문이 나왔다. “농구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는데, 그 과정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냐”는 것이었다.

요키치의 대답은 단순했다. “12살인가, 14살인가 농구를 6개월 정도 그만 뒀어요. 승마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아버지가 농구를 계속 하라고 설득해서 복귀하긴 했는데...복귀 후 첫 경기 하프타임에 감독님께 가봐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경주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이렇듯 그의 신경은 온통 승마에만 쏠려있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흥미와 재능은 별개의 영역이었다. 요키치는 나쁘지 않은 승마 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농구를 할 때만큼은 연습량과 별개로 독보적인 실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요키치는 어려서부터 유소년 클럽(KK보디아 세르비아개스)에서 군계일학으로 활약하며 빅클럽들의 눈길을 받는다. 지금의 플레이스타일과 크게 같았다는 것이 요키치의 증언. 그 결과, 요키치는 세르비아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세르비아 프로팀인 메가 비쥬라와 계약을 체결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다.

그의 발전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세르비아 리그였던 데뷔 시즌이었던 2012-2013 시즌에는 거의 출전하지 못했지만, 2년차 시즌인 2013-2014 시즌에는 준주전 선수로 활약하기 시작하며 시즌 평균 두 자릿수 득점(10.7점)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키치의 농구 커리어에서 인생일대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다. 미 NBA 농구팀인 덴버 너겟츠가 세르비아의 국제 유망주 요키치를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것이다. 2014년 6월 26일, 덴버는 2라운드 41순위 지명권을 활용해 무명 농구 선수 요키치를 지명하는데 성공한다. 211cm의 키(드래프트 컴바인 기준), 그리고 나름대로의 농구 센스가 있다는 평가만 듣고 덴버가 과감한 도박을 한 것이다.

당시 현장분위기는 어땠을까. 흔히 NBA 드래프트 방송사에서는 한 선수가 지명되면 그에 대한 자료 화면을 보여주고, 그 선수에 대해 심도있는 소개를 전하고는 한다. 하지만 요키치가 드래프트되자, 그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드래프트 방송사에서는 타코 벨 광고만을 내보냈다. TV 화면에는 “맛있는 브리또로 감싸진 환상적인 맛의 치즈 퀘사디아, 타코 벨의 신메뉴입니다”라고 나오고 있었고, 화면 밑 자막에는 “덴버 너겟츠 신인 지명: 세르비아 출신 니콜라 요키치”라는 말밖에 없었다.”

요키치의 NBA 지명은 그렇게, 초라하게 이뤄졌다.

재능덩어리의 NBA 점령기


공교롭게도 그의 잠재력은 그 무렵 만개하기 시작했다. NBA 합류 전, 세르비아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던 요키치는 평균 20득점 이상씩을 폭격하는 정상급 빅맨으로 성장했다. 세르비아 리그는 유럽 리그들 중에서도 꽤 수준이 높은 리그로 평가받는다. 요키치로서는 확실한 성과를 수확하고 NBA에 합류하게 되었다.

세르비아를 떠나기로 결정한 요키치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남아있었다. 요키치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요키치는 덴버 너겟츠 지명 무렵, 스페인 리그팀인 FC바르셀로나로부터 매력적인 오퍼를 받았다고 한다. 요키치에게는 바르셀로나 입단 또는 덴버 너겟츠 입단의 선택지가 있었던 것이다. 요키치에게 훨씬 안정적인 선택은 바르셀로나 입단이었다.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음은 물론, 아예 낯선 땅인 미국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생활권상 묶여있는 유럽에서 지내는 것이 심적으로도 훨씬 편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요키치는 도전을 선택했다. NBA로 향했다.

이는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 NBA 입성과 함께 천재성도 함께 터진 요키치는 리그에 그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적응해나갔다. 데뷔 시즌, 그의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간간히 나오는 시간마다 인상적인 패스 센스를 뽐낸 요키치는 시즌 말미가 되자 주전 센터로 낙점받기에 이르렀고, 요키치도 시즌 평균 10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범상치 않은 신인임을 예고했다.

2년차에는 한층 더 날카로운 기량을 뽐낸 요키치는 평균 16.7득점을 기록하며 한 팀을 대표하는 센터로 올라섰고, 3년차 시즌에는 평균 18.5득점 10.7리바운드, 시즌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정상급 센터로 올라섰다. 이후 굵직굵직한 수상에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요키치는 4년차 시즌이 끝나자 올 NBA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리며 공식적으로 최고 수준의 센터로 올라섰고, 5년차 시즌에는 올 NBA 세컨드 팀, 그리고 6년차 시즌에는 MVP를 거머쥐며 리그를 평정했다. 무서운 발전 속도였다.

이 과정에서 요키치의 남다른 재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재능은 다른 수준이었다. 요키치에게는 1년차 선수들이 겪는 적응통이 없었다. 2년차 선수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소포모어 징크스도 없었다. 요키치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매시즌 무서운 발전 곡선을 그리며 나아갔다. 누가 뭐래도 그의 재능은 S급이었다.

하지만 과연 요키치가 온전히 재능에만 의존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을까.

분명 그는 재능파였지만, 나름대로의 노력도 분명 있었다. 덴버 너겟츠의 스트랭스 코치에 의하면, 요키치는 NBA에 처음 입단했을 때 심각한 비만이었다고 한다. 운동선수인 그가 복근 운동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플랭크를 단 30초도 하는 것을 버거워했다고 한다. 팀 코넬리 덴버 단장은 “드래프트 당시, 그의 몸이 썩 섹시한 생태는 아니었다”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요키치는 NBA 입성 후 콜라 중독을 이겨내고 단 한 모금의 탄산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동시에 강력한 스트랭스 운동을 통해 20kg의 몸무게를 감량해냈으며, 처음에는 30초밖에 못했던 플랭크 동작도 이제는 ‘일평생’ 할 수 있을 정도의 복근을 길렀다.

결국 요키치는 경기력의 약점만큼은 노력으로 지워냈다. 요키치는 데뷔 초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골밑을 탄력적인 점프로 지켜내는 다른 센터들과는 달리, 무거운 신체 때문에 덩크도 제대로 못 한다. 전 경기를 출장하는 그는 한 시즌에 평균 10개 내외의 덩크를 성공시키는데, 그마저도 전부 힘겹게 성공된다. 여기에 워낙 느리다보니 수비 코트에서 상대 빠른 선수의 먹잇감이 되고는 했다. 하지만 요키치는 혹독한 체중 감량, 그리고 근육 증가를 동시에 이뤄내는 린매스업에 성공하며, 탁월한 신체 사이즈와 준수한 스피드를 갖춘 하이브리드 자원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요키치의 MVP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의 사례는 재능의 위대함을 전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저 승마만을 좋아했던 천진난만한 소년이 NBA리그 MVP에 오르는데는 천재적인 농구 센스가 90%는 차지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한 노력들을 인지할 필요도 있다. 만일 요키치가 20kg를 감량하지 않았다면, 또는 탄산음료를 아직도 중독 수준으로 즐기고 있었다면. 준수한 선수였을 그가 과연 그가 최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 한 분야에서의 괴물은 재능과 노력이 결합되었을 때에만 만들어질 수 있다.

#니콜라 요키치 프로필
1995년 2월 19일생 211cm 113kg 센터/파워포워드 세르비아 출신
2014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41순위 덴버 너게츠 지명
2016 NBA 올-루키 퍼스트팀, 2021 정규리그 MVP, NBA 올스타 3회 선정, 올 NBA 팀 3회 선정
2020-2021시즌 평균 26.4득점 10.8리바운드 8.3어시스트 FG 56.6% 3P 38.8% 기록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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