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종별] 꼴찌팀, 우승팀으로 바꾼 기적... 사천시청 김승환 감독 “언더독의 피 흐르더라”

영광/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0 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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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영광/서호민 기자] 사천시청이 종별선수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김승환 감독이 이끄는 사천시청은 제80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서대문구청과 여자일반부 결승전에서 60-54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승리로 사천시청은 2023년 대회 이후 2년 만에 종별선수권대회 우승컵을 탈환해냈다.

이번 우승은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언더독으로 평가받던 사천시청은 실업 최강 서대문구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정상에 등극했다. 적극적인 로테이션 수비, 포지션 유연성, 그리고 상대 에이스에 대한 맞춤형 압박이 모두 어우러진 결과였다.

전패를 당했던 작년에 비해 확실히 팀 전체의 전력이나 짜임새가 좋아진 느낌이었다. 조직력의 짜임새와 함께 이다연과 안주연의 폭발력이 위력을 떨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결승전에서 박인아가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도 크게 보이지 않았다. 불혹의 노장 정아름은 맏언니로서 리더십과 헌신적인 수비로 팀을 지탱했다.

특히 지난 해 사천시청에 부임한 김승환 감독은 꼴찌 팀을 일약 우승팀으로 탈바꿈시킨 지도력을 과시했다. 그는 실업 팀에선 보기 드물게 강도 높은 훈련량을 내세웠다. 강한 체력, 끈적끈적한 수비를 팀 컬러로 앞세운 그는 강하고 끈질기며 조직적인 농구로 우승을 일궈냈다. 물론 선수들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간 것도 빛을 발했다.

다음은 김승환 사천시청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Q__우승 소감은?

꼴찌에서 1등하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1년이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줬고 나 역시 선수들 덕분에 열매를 얻어먹는 기분이다. 우승을 일궈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Q__예선에서 서대문구청에 20점 차 패배를 당했었다. 예선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이었는데 어떤 변화를 줬나?

예선 맞대결에서 3점슛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 서대문구청 3점슛 성공률이 46%였는데, 이렇게 외곽슛을 많이 맞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결승전에선 수비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자고 했다. 강하게 압박해서 상대 득점을 50점대로 묶자는 계획이었다. 전반 상대 3점슛 성공률을 20%대로 묶었다. 이걸 보면서 한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막판에 발이 안 움직이고 체력적으로 힘든 와중에도 주장 (정)아름이가 리더십을 발휘해줬고, (이)다연이, (안)주연이, (김)하나가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을 해줬다. 선수들이 누구 하나 할 거 없이 전부 다 내 말에 잘 공감해줬고, 코트 안에서 협동심을 발휘하면서 주문한 바를 열심히 이행해줬다. 그걸 보면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Q__ 박인아의 부상 악재 등 숱한 어려움도 있었다.
박인아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력의 50%라 걱정을 많이 했었다. 결승전이 열린 날 오전에 인아가 없는 상황에 대비해 포지셔닝을 다시 정리해서 훈련했고 다들 집중력을 발휘해줘서 인아가 빠진 몫까지 뛰어줬다. 선수들한테는 부담없이 즐기자고 얘기했다. 힘들면 벤치로 들어와도 괜찮다고 했다.

Q__부임 2년 째다. 작년 꼴찌 팀을 단숨에 우승권까지 끌어올리게 된 원동력은?
작년에 전패를 했지만 언젠가 우리도 1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항상 갖고 있었다. 작년까지 프로에서 뛰던 이다연이 합류했고 대구시청에서 활약한 안주연도 데려왔다. 또, 골밑이 약해서 김하나를 추가로 영입했다. 높이가 있는 다연이와 하나가 들어오면서 팀이 어느 정도 구색이 맞춰졌다. 여기에 재일교포 3세 고리미까지 들어오면서 골밑이 크게 강화됐다.

Q__ 실업 팀에선 보기 드물게 강도 높은 훈련량을 강조하고 있다고?
강팀들과 맞붙었을 때 잘 싸우다가도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결국 체력의 문제였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체력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다. 또, 나의 성향상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훈련량이 있어야 된다는 주의다. 실업 팀이지만 좀 더 건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어서다. 지난 6월, 태백실업연맹전을 다녀와서 여자농구 대표팀 이휘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새벽부터 강도 높은 서키트 훈련을 진행했다. 그 덕분에 체력에서 버틸 수 있는 동력을 얻지 않았나 싶다. 내 나름대로 선수들을 동기부여 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했다. 스포츠계에서 유명한 격언인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했던 ‘팀보다 나은 선수는 없다’라는 문구를 훈련장에 붙여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했다. 그러면서 농구적으로는 ‘빛보다는 소금’이 되자는 걸 강조했다. 농구적인 부분에서는 수비가 강한 팀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훈련량이 많고 수비에서 요구하는 부분이 많아 선수들도 속으로는 불만이 많을 거다. (웃음). 그래도 하나도 내색하지 않고 잘 따라와줬다.

Q__ 맏언니 정아름과 이정현의 공도 빼놓을 수 없는데?
정아름은 올해 마흔이다. 10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뛰는 게 쉽지 않을텐데 어느 날 워크샵에서 후배들한테 '내가 다리 힘이 풀려도 너희들 위해서 끝까지 최선 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언니가 되겠다'고 얘기하더라. 실제로 시합장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정말 각자 역할을 잘해줬지만 그래도 정아름과 이정현, 이 두 선수가 고참으로서 팀을 잘 지탱해주고 언니 역할을 잘 해준 것이 컸다. 사실 사천시청에 오기 전에 여자 팀을 맡은 경험이 전무했고 또 사천시청은 그동안 남자 감독이 맡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도 선수들이 나를 많이 지지해줬고, 특히 이 두 선수는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감독님 말씀이 맞다며 나를 잘 맞춰줬다. 이 자리를 빌려 두 선수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__과거 전자랜드 시절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를 법도 했을텐데.
예전에 전자랜드 시절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했을 때보다 더 기쁘다. 왜냐 하면 우리는 꼴찌에서 1등 팀이 된거지 않나. 유도훈 감독님이 전자랜드 계실 때 언더독 정신이 아직도 내 몸에 흐르고 있는 것만 같다(웃음).

Q__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는 편인가.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한다. 실업 선수라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이 실업 선수지, 다 연봉 받으면서 농구를 직업으로 하는 거다. 환경이 다를 뿐, 프로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실업이라고 대충 훈련하고 월급 받으려 하지말고 자신만의 목표를 갖고 여기서 발전해야된다는 걸 강조한다. 여기서 잘해서 다시 프로에 갈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박인아, 안주연, 김하나, 이다연, 고리미까지 아직 나이가 한창인 선수들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여기서 실력을 더 갈고 닦아 프로에 다시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런 예들이 생기다 보면 후배들도 언니들의 모습을 본 받아서 목표 의식을 갖고 무언가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팀을 운영하려고 한다.

Q__더 중요한 전국체전이 남아 있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대회다. 선수들이 한번 우승의 맛을 봤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대회가 선수들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도 서대문구청에게 두 번, 세 번 졌어도 언젠가는 한번 이길 타이밍이 올거라고 얘기했다. 이번 대회가 그 터닝포인트가 됐고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대회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본다.

Q__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작년 태백 실업연맹전 때 가용인원이 적은 상태에서 부상자까지 발생해 힘든 상황에 놓였다. 대회 막판에는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하길래 경기 중에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눈물이 나오더라. 선수 구성을 이렇게 밖에 하지 못해 남아 있던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컸다. 선수들도 같이 울었다. 태백 대회 끝나고 혼자만의 다짐을 했다. 우승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울어야겠다고. 오늘 선수들이 나를 울려줬다(웃음). 너무 고맙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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