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BL에 엄습한 코로나19 공포, 올 시즌 정상적인 완주 가능할까?

조영두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5 12: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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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가 KBL을 집어삼켰다. 2021년 말 잠시 안정세를 찾는 듯 했지만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다시 상황이 악화됐다. 전국적으로 재확산되는 코로나19을 KBL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합해 10개 구단에서 77명(2월 18일 기준)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경기 진행을 해오던 KBL은 결국 2월 16일 A매치 휴식기 전 모든 경기를 연기했다. 과연 KBL은 올 시즌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

※ 본 기사는 2월 18일에 작성되었으며,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코로나19로 멍든 KBL
지난해 10월 9일 개막한 KBL은 3라운드까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없이 무탈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1월 24일 고열 증세를 보였던 서울 삼성 선수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이후 팀 내에서 추가로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프시즌 삼성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지며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때문에 KBL 컵대회 출전이 불발됐고, 시즌 준비에도 차질을 빚었다. 천기범의 음주운전 사태로 이상민 감독이 사임한 상황에서 또 한 번 코로나19가 덮치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삼성에 이어 고양 오리온에도 코로나19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1월 27일 안양 KGC전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 중 한 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선수는 고열 증세가 있어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더욱 걱정되는 부분은 오리온의 확진자 2명 모두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후 며칠 뒤에 확진이 됐다는 것이다.


오리온과 경기를 가진 KGC는 또 다른 피해자였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무국 직원들까지 PCR 검사를 받느라 1월 2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예정됐던 오후 훈련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 KGC는 1월 30일 KT와의 경기에서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패배를 떠안았다. 경기 후 KGC 김승기 감독은 경기 전날 훈련 취소에 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확산세는 2월 들어 더욱 심해졌다. KGC와 전주 KCC에서 각각 코칭스태프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KGC와 KCC는 손규완, 강양택 코치가 선수단을 지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이어 KT와 서울 SK 선수단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들은 자가격리 기간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때부터 KBL의 경기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KBL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일정을 계속 진행했다. 문제는 곧 터져버렸다. KGC와 KT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엔트리 구성조차 어려웠고 KBL은 KGC와 KT의 경기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팀들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2월 15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SK의 경기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다. 경기 전 현대모비스 선수 5명이 PCR 검사에서 재검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12인 엔트리 구성이 어려워진 현대모비스는 KBL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와 SK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결국, 재검 결과가 나온 5명 중 4명이 경기에 출전했고, 이들은 경기 종료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분노한 10개 구단 선수들은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며 KBL의 재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팬들 또한 선수들을 지켜달라며 KBL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에 KBL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A매치 휴식기 전 남은 경기를 모두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조기 종료됐던 지난 2019-2020시즌 이후 2년 만에 리그가 중단됐다.

유연한 대처 아쉬웠던 KBL, 억울한 부분도 있어
리그는 멈췄지만 KBL은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대처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2023 FIBA 남자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있는 남자 농구 대표팀에게로 돌아갔다. 대표팀 최종 14인 엔트리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고, 협회는 예비 엔트리 24명 중 16명을 다시 추려서 소집했다. 하지만 남은 인원 중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어 대표팀 명단이 어떻게 꾸려질지는 아직도 미정이다.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KBL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 2월 3일부터 정부의 코로나19 검사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 이전까지는 누구나 PCR 검사를 원하면 받을 수 있었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야 PCR 검사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KBL은 정부 방침에 맞춰 신속항원검사 또는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정부의 방역지침과 자체 대응 매뉴얼을 통해 후속 조치를 한 뒤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양성 판정자와 확진자는 제외하고 12인 엔트리 구성이 가능하면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KBL이 경기를 강행한 것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거나 규정 위반은 아니었다.


그러나 유연한 대처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 항원 검사의 민감도가 41.5%라고 발표했다. 쉽게 말해, 10명 중 6명은 양성임에도 음성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방역지침이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라면 일상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하더라도 KBL은 선수들간 신체접촉이 빈번한 농구의 종목 특성을 고려해 좀 더 강력한 자체 대응 매뉴얼을 적용했어야 한다. 만약, KBL이 경기 강행을 고집하지 않고 발 빠르게 대처했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확진자가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KBL이 명백하게 잘못한 부분도 있다. 2월 13일 현대모비스전을 앞둔 KGC에서 무려 5명이 신속항원검사 양성 반응이 나왔다. KGC는 KBL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부상 선수 2명을 포함해 가까스로 12인 엔트리를 채워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부상 선수는 사실상 현재 전력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엔트리 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맞다. 심지어 KGC의 벤치에는 부상 선수 2명을 제외하고 10명만 앉아있었다. 경기 결과는 당연히 KGC의 패배였다.

2월 15일 현대모비스와 SK의 경기도 문제였다. 경기 전 현대모비스 선수 5명이 PCR 검사에서 재검 판정을 받았지만 KBL은 경기를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대모비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5명을 엔트리에 넣을 수밖에 없었고, 4명은 경기에 출전했다. 이들은 경기 종료 후 확진 판정을 받아 더욱 논란을 키웠다. 앞선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날 경기도 연기하는 게 맞았지만 KBL은 무리하게 강행하다가 화만 키웠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PO 대책 마련해야
KBL의 무리한 경기 강행에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경기를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KBL의 결정에 따라야 했다.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낀 선수들은 경기 전 마스크를 쓰고 몸을 풀기도 했다. 이 불안감과 공포감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찌 보면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2월 13일 KGC와 경기를 가진 울산 현대모비스는 전반 내내 고전한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2월 15일 SK는 현대모비스를 꺾으며 15연승을 달성했지만 턴오버를 무려 20개나 범했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아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경기력이었다. 2월 18일 기준 KBL의 누적 확진자는 77명(선수 61명, 코칭 스태프 16명)이다. 현재 하루가 지날 때마다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확산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

구단도 마찬가지로 피해자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매니저, 트레이너, 통역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창 순위 싸움에 집중해야할 시기에 코로나19 검사와 팀 내 확산세를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비로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구단도 있어 비용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구단 사무국 또한 본인들의 업무보다 코로나19 대처에 더 집중하고 있다.


KBL은 3월 2일에 재개된다. A매치 휴식기 동안 경기가 없기 때문에 확산세는 어느 정도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면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폐지됐던 숙소제를 구단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숙소제를 시행하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를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옮길 확률도 낮아지게 된다. 실제로 가족이 함께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도 있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선수들은 경증이지만 아이나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아직 숙소 생활을 하고 있는 WKBL은 휴식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KBL보다 훨씬 적다.

플레이오프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는 엄연히 다르다. 확진자가 발생했을 시 경기를 연기한다면 시리즈가 늘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선수들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최상의 경기력이 나오기 힘들 것이다. 또한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가 확진이 된다면 전력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KBL은 경기 진행, 중단과 관련된 좀 더 세부적인 자체 매뉴얼 구성이 필수다. 현재 KBL의 입장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의 방역지침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 플레이오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KBL에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추후 이사회를 통해 플레이오프에서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논의할 예정이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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