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점프볼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ALCOHOL 혹시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잘 모르겠어요. 1병반? 2병반? 술을 못 먹진 않는데 안 좋아해서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회식 때 아니면 술을 안 마셔요. 친구들 만나도 주로 카페에 가는 편이죠. 술은 처음에 잘 배워야 한다고 하잖아요. 프로 온 후 회식 때 처음으로 술을 마셨는데 너무 많이 마셔서 오바이트 엄청했어요. 그때 안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어서 술을 별로 안 마시게 되더라고요. 그때 안덕수 전 감독님(KBS 해설위원)도 술로 유명하셨지만 단장님, 부단장님도 너무 잘 드셨거든요. 술파티였죠(웃음).
BACK NUMBER 고등학교 때 백넘버는 11번이었는데 프로에 온 후에는 줄곧 19번이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초등학교 때 9번, 고등학교 때 11번을 썼는데 팀에 와서 보니 남아있는 번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11번과 9번을 합쳐서 19번을 쓰게 됐어요. 나중에 11번이 비면 바꿀 생각이었는데 이제 정이 들어서 앞으로도 19번을 쓸 것 같아요. (드래프트 때 KB가 가져온 유니폼에는 15번이 새겨져 있던데?)정통센터가 쓰는 번호잖아요. 그래서 15번을 준비하셨던 것 같은데 저는 15번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정통센터라는 틀에 박히는 느낌이어서요. 고1 때 선배가 11번을 쓰고 있어서 잠시 14번을 썼는데 14번도 정말 쓰기 싫은 번호였어요.
COACH KIM 개막전 끝난 후 인터뷰에서 김완수 감독에 대해 “아직은 조금 어려워요. 온양여고 코치이실 때 무서우셨던 모습을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런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그땐 무서웠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원래 평소에 조용한 분들이 화나면 더 무서운 거 알죠?(웃음) 저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온양여고랑 같이 동계훈련을 갔는데 몸을 만들어야 해서 따로 운동하느라 트랙훈련에서 제외됐었거든요. 그때 온양여고 선수들 혼내시는 모습이 정말 무서웠어요. 그래서 ‘어려운 분’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나원큐 코치님이실 때 선수들에게 얘기 들어보니 평이 엄청 좋더라고요. 같은 팀에서 겪어본 후 평이 좋을 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은 많이 편해졌어요. (김완수 감ㄷ고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요?)음…. 어…. 정말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세요. 농담을 종종 하시는데 그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잘 모르겠어요. (강)이슬이 언니는 오랫동안 같은 팀에 있었던 사이라 그런지 티키타카가 잘 맞더라고요. 저도 그 정도로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DISLIKE 가장 싫어하는 게 있다면?
벌레 너무 싫어해요. 어릴 때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잠자리를 손으로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화나거나 물리지 않는 이상 모기도 안 잡아요. 거짓말도 안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ENERGY 지칠 때 힘이 되는 존재는?
아무래도 부모님이죠. 제가 활동적인 편이 아니라 쉬는 날이면 집에 가서 누워있기만 하는데 그때가 제일 편안해요. (허)예은이는 집이 마산이거든요. 외박 때 혼자 숙소에 있는 게 외롭다고 해서 집으로 불렀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같이 농구도 보러 갔던 거죠. (지난 얘기지만 심적으로 지쳤을 때 SNS에 남긴 글이 예상보다 많이 기사화됐습니다)참고 참다가, 삭히고 삭히다가 올린 글이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올려서 더 힘들어졌어요. 물론 제가 글을 올리면 기사화되는 것까지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이 퍼지더라고요. 그 이후 SNS에 글 쓰는 건 자제하게 됐어요. 가끔 팬들이 사진 좀 올려달라고 하시는데 밖에 자주 나가는 편이 아니라 올릴 사진도 많지 않아요.
FOOD 최애 음식은?
떡볶이랑 곱창을 진짜 좋아해요. 곱창은 볶음, 전골 다 맛있어요. 감독님도 매일 “이따 곱창 먹으러 갈까?‘라고 놀리세요. 신기한 게 팬들이 종종 떡볶이, 야채곱창을 포장해서 선물로 주세요. 그것도 맛집만 찾아서 사주시더라고요. 팬들이 제 인터뷰를 그만큼 잘 찾아보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직접 요리도 하는 편인가요?)미국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실력이 조금 좋아진 것 같긴 해요. 소질은 없지만 하는 건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직접 해서 먹다 보니 맛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남에게 대접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등갈비찜, 닭볶음탕 등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그런데 무슨 요리를 해도 다 닭볶음탕 맛이 나더라고요. 그냥 등갈비찜도 닭볶음탕이려니 하며 먹어요(웃음).
GAME I NEVER FORGET 내 생애 잊지 못할 1경기를 꼽는다면?
고3 전국체전 8강이요. 그때 숭의여고에게 져서 메달을 못 땄어요. 중1 때부터 5년 연속 금메달을 땄는데 졸업 전 마지막 대회에서 처음으로 실패한 거죠. 심지어 숭의여고에 3학년이 없었는데도 (박)지현이(우리은행)한테 졌어요. 질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평소 안 하던 짓을 너무 많이 했어요. 전국체전 직전에 부산으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훈련 개념보단 약간 쉬러 가는 느낌이었죠. 사실 훈련을 많이 안 했어요. 숭의여고와 경기하기 직전에는 호텔에 문제가 생겨서 숙소를 옮겨야 했어요. 경기 끝나면 다른 호텔로 가야 하니까 짐을 다 싸서 나왔는데 그대로 집에 가게 된 거죠. 4강에 올랐다면 상대는 인성여고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숭의여고를 이겼어도 인성여고에겐 졌을 것 같아요.

원래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걸 좋아하는데 코로나19 터진 후로는 영화관을 안 가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재밌는 영화가 많이 안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취미가 없어졌죠. 캘리그라피를 해봤는데 그거 하다 보니 더 스트레스 받더라고요(웃음). 손이 너무 아파서요. 잡생각은 없어지긴 하더라고요.
IDOL ‘아미’로 유명하잖아요. BTS는 언제부터, 왜 좋아하게 됐나요?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프로 입단 후예요. 원래 아이돌, 연예인에 관심이 없었어요. TV에 나와도 누가 누군지 잘 몰랐죠. BTS는 유튜브로 조금씩 보는 정도였는데 보다 보니 무대, 퍼포먼스가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러다 좋아하게 됐어요. 최애 멤버는 지민이에요. 춤을 너무 잘 춰요. 부산예고 현대무용과 수석이거든요. 남자가 현대무용으로 수석 입학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썰을 찾아봤는데 선생님이 가수 되는 걸 말리셨대요. 한국무용을 해도 미래가 창창한데 왜 어려운 길을 가냐고 하면서요. 그 정도로 끼가 대단한 멤버인 것 같아요. 찾아보세요. 춤선이 진짜 예뻐요. (최애곡은?)아…. 너무 많아서 고르기 어려운데…. ‘둘! 셋!’이요. 힘들 때 정말 많이 들은 노래예요. 하나, 둘, 셋 하면 힘든 걸 잊으라는 내용인데 가사가 공감이 되더라고요.
JINX 징크스가 있다면?
없어요. 안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어릴 땐 양말, 보호대 등 사소한 거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쓴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괜히 이거 하나 때문에 안 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징크스가 나쁘다는 건 아닌데 ‘내가 언제 어떻게 해서 잘했지?’를 생각하다 보면 농구에 더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KBSTARS 신인 때 얘기인데요.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확정적인 상황이었잖아요. 순위 추첨에서 KB스타즈가 1순위로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검은색 구슬이 나왔는데 그게 KB인지 몰랐어요. 단순하게 KB는 노란색 구슬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죠. “검은색 구슬 KB”라는 말이 장내에 나와서 알게 됐는데 ‘너무 잘됐다’ 싶었어요. 홈팬들이 많은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안덕수)감독님도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분이셨고요. (안덕수 감독이 지명 후 절을 한 것도 화제가 됐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어머, 왜 저러시지?’ 싶었죠. 속으로 ‘빨리 일어나세요!’ 했어요(웃음). 워낙 퍼포먼스가 좋은 감독님이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한 일이죠. (입단 전에도 주거래 은행이 KB였나요?)맞아요. 어릴 때부터 KB만 썼어요. 엄마가 KB 고객이어서 저도 자연스럽게 KB만 이용하고 있었어요. 다른 은행이었으면 입단할 때 새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저는 그럴 필요가 없었죠.
LOVE 새해초 “연애하고 싶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화제였는데요.
기자님들이 경기 끝난 후 새해 소망을 물어보셔서 웃자고 얘기한 거였거든요. 원래 이것저것 따지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애하고 싶다고, 별로 따지는 거 없다고 얘기했는데 기사 제목이 하트도 붙고 ‘연봉 3억 박지수, 남자면 됩니다’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아니, 거기서 제 연봉 얘기는 왜 나오는 거예요(웃음). 사실 연애 안 해도 상관없거든요.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요. ‘내가 말을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에 쉬는 날 엄청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래도 말이 나온 김에 이상형을 꼽는다면?)이건 꼭 정정해주세요. 아무나 상관없는 거 아니에요(웃음). 일단 저보다 키가 크거나 비슷하긴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마음에 들면 돼요.
MOVIE 가장 재밌게 본 영화를 추천해준다면?
‘인사이드 아웃’을 재밌게 봤어요. 저는 로맨스 안 좋아해요. 호러나 판타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디즈니를 정말 좋아해요. 오히려 로맨스, 코미디보단 애니메이션이 담고 있는 의미가 많은 것 같아요. 애들 영화가 아니에요. 제가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너무 좋아요.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별별 세포가 나오는데 ‘출출이’라는 세포도 있어요. 맨날 배고프다고 하는 세포죠. 그래서 언니들이 저보고 ‘출출이’라고 불러요.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해요. (WNBA에서는 피카츄라고 불리던데?)카일라 쏜튼이 다른 팀에 있을 때 저를 그렇게 불렀대요. 미국인들에게 제 이름은 발음이 어렵잖아요. 피카츄도 미국인들 발음으로는 ‘피켓츄’인데 제 이름이랑 비슷한가 봐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피카츄라고 불리게 됐어요. 나쁠 건 없는 별명인 것 같아요.
ORANGE BALL 박지수에게 농구란?
어릴 때는 밥줄이라고 했어요(웃음). 지금은 제 남자친구죠. 진짜 남자친구가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농구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진심이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농구 때문에 기분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어요. 다른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저는 유독 그게 심한 것 같아요. 안 되면 한도 끝도 없이 우울해져요. 경기가 잘 풀리면 하루종일 기분 좋고요. 연애할 때도 이 사람 때문에 기분이 좌지우지되잖아요.
PROPERTY 내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자산 세 가지는?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역시 차죠. 제네시스 GV80을 타고 있어요. 외제차 사도 되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들었고, 저도 안 찾아본 건 아니에요. 그런데 크게 필요성을 못 느끼겠더라고요. 원래 세단을 좋아했는데 엄마는 SUV를 좋아하세요. 어릴 때 제네시스만 타면 잠을 편하게 잤던 기억이 있는데 마침 제네시스에서 SUV가 나온다고 해서 샀어요. 타보니 좋더라고요. (운전 잘하나요?)베스트 드라이버예요. 주차 진짜 잘해요. 제 주차 실력 보고 깜짝 놀란 기자도 있었어요(웃음). 두 번째는 몸이죠. 몸 하나로 돈 벌고 있는 거니까 당연한 것 같아요. 마지막 자산은 경험이요.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에 많이 뽑혔는데 적어도 3~4살 많은 언니들과 운동을 했죠. 국가대표팀에도 많이 선발됐고요. 청소년대표팀, 국가대표팀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성숙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경험 하나 하나가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농구를 하는 것도 다른 선수들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자산이고요.
QUESTION 동료에게 평소 궁금했거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음…. 워낙 얘기를 많이 해서 별로 없는데…. (그럼 질문을 바꿀게요. 평소 점프볼에 궁금한 게 있었다면?)제가 정말 어렸을 때부터 기사를 많이 써주셨잖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인터뷰해주셨고, 사진도 많이 실어주셨죠. 제가 성장하는 과정을 다 지켜보셨을 텐데 어느덧 25살이 돼 한 팀의 기둥이라 불리는 선수가 됐잖아요. 점프볼이 보는 박지수는 어떤 선수인지 궁금해요.
※ 큰 부상 없이 잘 성장해줘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한국농구 잘 이끌어주실 거라 믿고 언젠가 WNBA에서도 비중 있는 선수로 뛰며 파이널 우승까지 하시길!
RECORD 올 시즌에 2차례 트리플더블을 달성했습니다. 선수생활하며 많은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했는데, 언젠가 KBL에서도 나오지 않은 쿼드러플더블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트리플더블은 언니들이 슛을 너무 잘 넣어준 덕분이에요. 저도 동료들 어시스트를 까먹은 적이 많아서 어시스트는 동료가 잘해야 할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물론 제 패스가 좋아진 부분도 있고요(웃음). 쿼드러플더블을 할 수 있을까요? 음…. 못해요. 못해(웃음). 스틸은 잼뱅이어서 블록을 많이 해야 하는데 올 시즌 들어 제 블록이 평균 1개 이상 줄었어요. 상대팀 선수들이 골밑으로 안 들어와요. 경기를 많이 안 뛰어본 벤치멤버들은 저를 달고 올라가서 블록을 노릴 수 있는데 그런 경우는 많지 않죠. 올 시즌부터 블록이 나올 때마다 기부하기로 했는데 많이 못하고 있어서 속상해요.
SING 자신의 노래 실력에 점수를 매긴다면?
(절레절레)어휴…. 마이너스예요. 제 목소리 들으면 알겠지만 고음불가거든요. 어릴 땐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프로에 온 후 소리를 많이 지르다 보니 성대를 다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음이탈 나와도 부르려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 신기한 게 그 구간이 되면 아예 목소리가 안 나와요. (주위에 노래 잘하는 선수를 추천해준다면?)윤원상(LG)이랑 양준우(한국가스공사)가 잘 불러요. 예전에 같이 노래방 갔는데 실력이 있더라고요. (애창곡을 묻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없어요(웃음)! 구단 유튜브 코너 중에 선수별로 노래 부르는 게 있는데 계속 안 부른다고 하다가 최근에 결국 불렀어요. ‘응급실’ 불렀는데 고음 부분 있잖아요. 딱 그때부터 안 불렀어요.
TIME MACHINE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지?
마침 어제 예은이한테 얘기했는데요.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땐 대표팀에 많이 뽑히지 않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추억이 많아요. 놀러도 많이 다녔고요. 고등학교 올라간 후에는 1년에 3, 4개씩 대표팀에 나가다 보니 놀러 간 경험이 없어요. 선생님께 “왜 저 없을 때만 놀러가요”라고 원망 섞인 말씀을 드린 적도 있었죠.

배구를 했겠죠(웃음). 어떤 종목이라도 운동선수는 했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영을 했었어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주위에서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대요. 수영도 키가 크면 유리하잖아요. 농구를 하게 된 건 오히려 아빠(박상관)보다 엄마(배구선수 출신 이수경)의 영향이 더 컸어요. 엄마는 배구만 하셔서 농구가 더 쉬워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농구가 배구보다 활동량 많고, 몸싸움이랑 점프도 더 많이 하잖아요. 그만큼 부상 위험도 더 높고요. 그래서 지금은 매일 미안하다고 사과하세요(웃음). 엄마가 운동하실 때는 배구가 엄청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운동을 늦게 시작하셔서 혼자 운동장에서 타이어 끄는 게 특히 창피하고 힘들었대요. 그때는 리베로도 없던 시절이잖아요. 사실 배구를 먼저 하긴 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잠깐 해봤는데 엄마랑 떨어져서 자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때 감독님도 무서우셨고요. “배구 절대 안 할 거야”라고 했는데 엄마는 제가 배구하고 싶다고 했어도 농구 시킬 생각이었다고 하셨죠. 결국 농구 할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V2 KB스타즈가 통산 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적기입니다. 현재까지 압도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원동력은?
호흡이 잘 맞아요. 언니들과 오랫동안 함께 해서 서로 뭘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죠. 이슬이 언니도 정말 큰 플러스 요인이 됐고요. 단순히 서서 슛만 던지는 선수가 아니잖아요. 슛 안 되면 돌파, 돌파 안 되면 패스, 스틸 다 잘해서 공헌도가 높은 선수예요. 감독님도 경기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조화를 많이 강조하세요. 그래서 팀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아무래도 지난 시즌 준우승도 동기부여가 많이 됐죠. 코로나19로 조기종료 됐을 때 우승을 못했지만, 지난 시즌은 우승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어려운 시즌이었어요. 너무 힘들었죠. 입단 후 늘 우승후보로 꼽혔는데 (우승을)한 번 밖에 못해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요. 올 시즌은 무조건 우승해야 해요. 제가 이슬이 언니에게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었거든요. 시즌 초반에는 그래서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좋은 척을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척이 아니라 실제로 너무 좋아요.
WNBA WNBA 경력은 강이슬보다 선배잖아요. 조언해줄 게 있다면?
성격대로 눈치 보지 말고, 미스해도 뻔뻔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걔네도 뻔뻔하거든요(웃음). 공 잡으면 이슬이 언니가 잘하는 슛 쏘면 돼요. 제가 내향적인 반면, 언니는 완전 외향적이어서 선수들하고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WNBA에서도 강이슬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된다면?)그럼 너무 좋지 않을까 싶어요. 혼자 생활하는 게 엄청 힘들거든요. 초기에는 차로 출퇴근하고 시간도 많아서 좋았는데 시즌을 치르다 보니 외롭고 힘들더라고요. 같은 팀에서 뛰게 되면 서로 의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X-FILE 혹시 아무에게도 말 안 했던 비밀 중 이 자리에서 공개할 수 있는 비밀이 있다면?
음…. 저는 비밀이 없는 사람이라서요. 주위사람들에게 힘든 건 얘기 안 하는데 나머지는 모두 잘 털어놓거든요. 노잼이죠?(웃음)
YOUTH 어릴 땐 어떤 어린이였나요?
제 기억엔 외향적이었어요. 분당경영고로 학교를 옮긴 후 (나)윤정이, (차)지현이 등 너무 고마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밝은 성격으로 바뀐 것 같아요. (중학생 때 청소년대회에서 캐나다선수와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었잖아요. 승부욕이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것 같은데?)그땐 정말 주먹이 (때리는 시늉을 취하며)이렇게까지 올라갔어요. 승부욕도 강했고 지는 것도 싫었죠. 점수를 떠나 같은 포지션에서 밀리고 있어 자존심 상하는데 짜증나게 계속 건드리더라고요.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겨우 참았죠. 고등학교 때 선생님도 “승부욕이 강한 건 알겠는데 그걸 조금 줄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어릴 때도 친척들이랑 윷놀이, 고스톱 하다가 지면 울고불고 난리 났대요. 아직도 친척들이 놀려요. 가끔 모여서 고스톱하면 아빠도 “지수 표정 안 좋아진다. 우는 거 아냐?”라며 놀리세요.
ZZZ 잠버릇은?
지금은 없는데 어릴 땐 정말 심했어요. 분명 거실에서 잤는데 일어나보면 부엌에 있더라고요. 몽유병이 심했어요. 아, 생각해보니 이게 비밀일 수도 있겠네요. 초등학교 다닐 때인데 자다가 목이 너무 아파서 깬 적이 있어요. 그런데 눈을 떠보니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꺽꺽 울고 있더라고요. 특별히 슬픈 일도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한 번은 일어났는데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신기하죠? 몽유병은 자라면서 점점 사라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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