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영광군 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제80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이하 종별)’ 남고부 결선 첫날, 치열했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오늘 진 거죠. 사실
양정고 김창모 코치의 말이다. 양정고는 인헌고에 10점 차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전력의 차이를 고려하면 불만스러운 결과다. 김 코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양정고는 전날 무룡고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오후 5시 넘어 시작된 경기는 7시경 끝났다. 이날 경기는 아침 9시 30분이었다. 피로를 회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김 코치는 "5일 연속 경기에 이틀 연속 첫(9시 30분) 경기"라며 "체력에 부담을 느낀다"라고 했다. 양정고의 다음 상대는 휘문고다. 인헌고보다 어려운 상대다.
▶ 샤워하고 가래요
종별이 열리는 영광은 모텔 사장님도 농구 박사다. 어느 팀의 전력이 좋은지 잘 안다. 전력이 좋은 팀을 받아야 더 오래 머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을 가려 받는 업소도 있다.
강원사대부고는 그리 인기 있는 팀이 아니다. 늘 예선이 끝나면 학교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르다. 연맹회장기 8강까지 올랐다. 준준결승도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8강도 힘들다. 결선 첫 상대인 용산고는 전력의 차이가 너무 크다. 정병호 강원사대부고 코치는 체크아웃 후 짐을 꾸려 체육관에 오려고 했다.
그런데 숙소 사장님이 만류했다. 경기 후에 천천히 샤워하고 나가라는 것이다. 정 코치는 상대가 용산고라는 말에 사장님이 배려한 것 같다며 쓰게 웃었다.
경기는 졌다. 그래도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은 남았다.

▶ 제가 벤치를 봐야죠
김동환 홍대부중 코치는 홍대부고 어시스트 코치이기도 하다. 김 코치는 그 어느 해보다 바쁜 7월을 보냈다. 이무진 홍대부고 코치가 급환으로 장기간 입원했기 때문이다. 홍대부중과 홍대부고를 함께 지도해야 했다.
이 코치는 완전히 회복한 상태가 아니다. 담당 의사는 이번 대회 출전을 만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영광에 왔다. 그리고 29일까지 벤치를 지켰다.
29일 명지고와 경기는 토너먼트다. 지면 끝이다. 이기면 다음날 또 경기가 있다. 그런데 다음날은 서울의 병원에 가야 한다. 벤치를 지킬 수 없다.
경기 전 “이기면 제가 벤치를 봐야죠”라는 김 코치의 얼굴에는 부담이 가득했다. 그러나 부담보다 승리가 좋다. 명지고전 승리 후 김 코치는 활짝 웃었다.
이 코치는 3일간 입원할 예정이다. 퇴원하고 이틀 후에는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열리는 양구로 선수들과 함께 이동할 계획이다.
▶ 전주가 이겨요
전주고는 춘계연맹전과 연맹회장기 4강 팀이다. 안양고는 연맹회장기 4강 팀이다.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6명의 아마농구 관계자는 모두 전주고의 승리를 예상했다.
전주고의 조직력이 더 좋다는 것이다. 전주고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전주남중의 훈련 강도는 매우 높다는 평가다. 큰 경기 경험도 많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았다. 전주고가 93-74로 승리했다. 전주고의 빠른 손질과 속공에 안양고가 해법을 찾지 못했다. 춘계연맹전도 그랬다. 예선에서 전주고가 111-93으로 이겼다.
다수 농구 전문가는 지방 농구 부활의 열쇠는 ‘연계 시스템’에 있다고 얘기한다. 무룡고와 전주고가 꾸준히 성적을 올리는 이유다. 천안, 광주 등 유망주의 연계 학교 진학이 많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 왜 하필이면 경복이냐고요
삼일고는 28일 용산고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가졌다. 2쿼터까지 35-36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3쿼터 16-32 런을 당하며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조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그런데 결선 첫 상대가 연맹회장기 우승팀 경복고다. 이번 시즌 용산고와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유일한 팀이다. 용산고와 함께 가장 강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정승원 삼일고 코치는 “왜 하필이면 경복이냐”라며 “다른 팀은 할만한데 용산, 경복은 확실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연맹회장기 우승 이후 경복의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고 경계했다.
경기는 한때 22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삼일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4쿼터 후반 다시 점수 차가 벌어지긴 했지만, 10점 내외로 점수 차를 유지했다.
경복고는 전주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 두 팀은 연맹회장기 준결승에서 만나 경복고가 96-68로 승리했다.
▶ 우리가 상대랑 해요? 우리랑 하지
송도고 최호 코치의 말이다. 송도고는 이번 대회 전 참가한 세 번의 전국대회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2승 6패의 성적은 명문 송도고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 최 코치의 진단이다. 선수들이 기본에 충실하고 경기에 집중하면 더 좋은 성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고 있을 때 뒤집는 힘”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송도고는 상산전자고와 경기에서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1쿼터 첫 실점만 내줬을 뿐 이후 38분은 계속 앞서는 경기를 했다. “뒤집는 힘”이 필요 없었다.

28개 팀이 8개로 줄었다. 이제는 휴식 없이 매일 경기를 하는 일정이다. 체력이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체력적 부담에도 더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팀이 가장 높은 곳에 설 전망이다.
#사진_점프볼DB, 박상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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