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다이내믹 두낙’ 두경민-김낙현, 판을 흔들 콤비가 떴다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9 08:00:2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 조합, 자신 있습니다.” 유도훈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호기롭게 던진 한마디다. 유도훈 감독은 그만큼 의욕적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해 다이내믹한 콤비를 만들었고,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며 확신을 가졌다. 선수들도 “감독님이 우승하려고 제대로 판을 만드신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두경민-김낙현. 화려했던 대학시절과 달리, 프로에서는 우승을 만들지 못했던 이들이 뭉쳐 정상을 두드릴 채비를 마쳤다.

“두경민 하는 거 봐라”
가스공사는 오프시즌에 화제의 중심에 섰던 팀이다. 전자랜드를 인수해 새롭게 프로농구무대에 뛰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서 기대감을 심어줬다. 그 출발점이 바로 두경민 영입이었다. 가스공사는 유도훈 감독이 애지중지했던 강상재와 박찬희를 넘겨주는 출혈이 있었지만, 두경민을 영입하며 10개팀 가운데 가장 에너지 넘치는 백코트 전력을 구축했다. 돌아보면, 두경민과 김낙현은 언젠가 만날 운명이긴 했다. “두경민 하는 거 봐라.” 유도훈 감독이 이제 막 프로무대 적응을 마친 김낙현에게 남긴 말이었다.

Q_드디어 시즌이 개막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길고, 마음 졸인 오프시즌이었을 것 같아요.
김낙현_유독 힘들었죠. 프로에 온 후 제일 힘든 오프시즌이었어요. 훈련보다 환경적인 부분이 그랬죠. 힘든 와중에도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효근이 형까지 갑자기 다쳤잖아요. (두)경민이 형도 쉬어야 했고요.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수들끼리 더 견고하게 맞춰야죠. 경민이 형이 완벽한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긴 해요. (전자랜드 인수 기업에 대해 다양한 설도 나왔는데?)불안한 건 없었어요. 딱히 신경 쓰지도 않았고요.

두경민_효근이가 다쳤고, 이외에도 저를 비롯해 부상선수가 있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연습경기까지 많이 못 치르다 보니 불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주위에서는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막상 내부에서는 맞춰가는 과정에서 효근이가 다쳐 불안했죠. 아직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끼리 많은 얘기를 하며 맞춰왔어요. 컵대회를 치르며 서로의 장단점을 잘 파악했던 것도 소득인 것 같아요.

Q_두경민 선수는 프로 데뷔 후 첫 트레이드였습니다. 이전에도 많은 설이 떠돌기도 했고요. 공식적으로 발표된 후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두경민_사실 DB에서 미리 알려줬어요. ‘트레이드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데, 전자랜드 인수기업이 나오기 전까지 발표되진 않을 것’이라고 들었죠. 어떤 팀, 어떤 카드였는지도 미리 알고 있었어요. DB에서 솔직히 얘기해주신 건 고맙죠.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발표 전까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인수기업이 나오지 않으면 트레이드도 성사되지 않는 것이니까요. 팀 성적이 안 좋은 시점에 추진된 트레이드여서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복잡했어요. 막상 발표가 되니 기대감이 커지더라고요. ‘가스공사 가면 정말 재밌게 농구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제가 전역 후 합류한 시즌(2019-2020)에 농구를 잘 아는 선수와 함께 농구를 하면 정말 편하다는 걸 느꼈었거든요. 가스공사에도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가 많잖아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분위기도 좋고요. 물론 트레이드됐다고 해서 별다른 감정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팀들끼리 원하는 선수가 맞다면 얼마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Q_경희대 시절에는 김민구, DB 시절에는 허웅과 함께 뛰었습니다. 이제 김낙현과 백코트를 이루게 됐는데?
두경민_제일 잘 맞았던 가드는 (김)민구였어요. 민구랑 농구 할 때 진짜 편했거든요. 옆에 있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민구 다음으로 편한 선수가 (김)낙현이에요. (허)웅이는 공격력이 강한 선수인데, 낙현이는 다재다능하죠. 패스, 수비도 할 수 있어요. 낙현이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아요. 무엇보다 저의 장점과 만나면 시너지효과가 확실히 나올 수 있는 스타일이에요. 낙현이가 제 얘기도 잘 들어주고요. 호흡이 정말 잘 맞는 가드인 것 같아요. 물론 공은 1개잖아요. 서로 어쩔 수 없이 희생하고 양보해야 하는 부분도 생길 텐데, 이걸 서로에게 이해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낙현이의 마음가짐, 팀의 시스템을 봤을 때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Q_상무를 상대로 치른 컵대회 첫 경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국선수가 뛴 것도 감안해야겠지만, 호흡이 정말 잘 맞는 느낌이었어요.
※ 가스공사는 상무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118-74 완승을 따냈다. 두경민(13득점 3점슛 2개 2리바운드 8어시스트), 김낙현(19득점 3점슛 3개 2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이 활약한 가운데 3점슛을 총 13개 성공시켰다.
두경민_컵대회 전 연습경기 때 낙현이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망신당하면 안 되잖아요. 프라이드가 있는데”라고 얘기했어요. 그 한마디에 서로 원하는 게 똑같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연습경기할 때부터 호흡이 좋았죠. 상무전도 그 연장선이었다고 생각해요.

김낙현_상무전에서 잘 풀린 게 아니라 팀 소집된 후 줄곧 연습 때 잘됐던 게 실전에서 나온 거예요. 똑같은 강점이 다른 팀을 상대할 때도 잘 발휘됐죠. DB한테 진 건(92-109) 3점슛을 너무 많이 허용해서 졌던 거고요. 공격은 전혀 문제 될 게 없었어요. 사실 누구도 DB에게 질 거라고 생각 안 했어요. ‘다음 상대랑 어떻게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가 3점슛을 18방 맞았죠(웃음). 선수로서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3점슛을 18개 허용했어도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잡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은 계속 들더라고요.
두경민_경기내용만 보면 20~30점 차로 질 경기였어요. 그렇게 안 풀리는 데도 92득점 했잖아요. 효근이 빠진 건 아쉽지만, 그래도 저희 팀에는 공격력 좋은 선수가 많다는 의미죠.

Q_두경민 선수의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김낙현_발표 1주일 전에 미리 들었어요. 신인 때부터 함께 했던 형들이 떠나게 된 건 아쉽지만, 경민이 형이 온다니까 ‘우와’하고 있었죠. 감독님이 우승을 위해 판을 만들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조화가 잘 이뤄질까?’란 생각에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했어요.

Q_본지에서 지난 7월호 표지로 이관희-이재도를 다뤘습니다. 이관희 선수에게 ‘팬들이 두경민-김낙현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경민이가 이적하면서 전력이 강해진 건 맞지만, 이관희-이재도 조합에 대항하기 위해 무언가 급조된 느낌이 강하지 않나요? 급하게 뭉친 조합이 성공을 거둔 사례는 극히 드물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농담도 섞어서 한 말이겠지만….
두경민_(이)재도가 그런 말을 했다면, 우승팀 가드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있어요. (이)관희 형은 플레이오프 단골 탈락팀 가드예요. 팀을 이끌어본 적이 없는 선수죠. 선배지만, 연봉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그렇게 얘기했다는 건 창피한 발언 아닌가 싶어요. 진짜로. 둘이 13억 원을 받는데 저희는 거기를 신경 쓰는 게 아니에요. 더 위를 보는 선수들이죠. 삼성은 플레이오프 탈락이 잦았던 팀이에요. DB는 상위권이었지만 지난 시즌에 밑으로 떨어졌던 것이고, 낙현이는 프로 데뷔 후 플레이오프에 못 오른 적이 없어요. 트로피라도 하나 가져오시면 비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라운드 MVP도 받아본 적 없으시지 않나요? 우리와 비교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어요. 재도는 인정해요.

Q_팬들은 두경민-김낙현 조합을 ‘다이내믹 듀오’라고 부릅니다. 사실 NBA의 폴 피어스-앤트완 워커 조합 때 처음 생긴 별명이지만 말이죠.
김낙현_그렇게 불러주신다는 것 자체가 관심, 기대를 받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별명대로 첫 단추를 잘 꿰고 싶네요.
두경민_저는 세 번째 ‘다이나믹 듀오’예요. 저랑 뛰는 선수들은 꼭 그렇게 불리더라고요(웃음). 민구, 웅이랑 있을 때도 그렇게 불렸죠. 한 번은 성공, 한 번은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감이 좋아요. 잘 맞아요. 저도 기대되는 조합이고, 재밌을 것 같아요.

Q_둘이 이전까지 친분은 얼마나 있었나요?
김낙현_경기장에서 인사만 한 정도였어요.
두경민_대표팀에서 잠깐 홈&어웨이 예선을 함께 치렀어요. 나이 차이(4살)가 생각보다 꽤 나더라고요. 제가 정신연령이 낮은 건지, 낙현이가 철이 든 건지…(웃음). 낙현이가 돌아다니는 걸 귀찮아해요. 전화하면 늦게 받고요. 그래도 최근 들어 자주 보고 있어요. 저녁 먹으면서 맥주도 한 잔 했어요. 대구는 지인이 없으니까 선수들끼리 어울려 다녀요. 종종 커피도 한잔하고요. 어떤 팀들은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는데 우리 팀은 다 같이 모여요.
김낙현_(정)영삼이 형, (차)바위 형, (임)준수 형이 이런 문화를 잘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Q_유도훈 감독도 레이저가 대단한 감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두경민_다른 팀에 있을 때 저랑 와이프가 재밌는 분이라고 했어요. ‘단계별 극대노’가 있으시고, 카메라도 의식하시는 것 같았거든요(웃음). 그동안 다른 팀이었지만, 대화는 종종 했어요. 이상범 감독님과는 180도 다르신 것 같아요. 이상범 감독님은 말보단 행동, 믿음으로 가는 스타일이세요. 유도훈 감독님은 선수들과 소통을 하려고 하시고요. 어떻게든 선수 생각 들으려고 먼저 스킨십을 하시죠. 조직적인 농구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Q_다른 팀이었을 땐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두경민_상무에서 전자랜드와 연습경기할 때였어요. 감독님께서 저에게 오시더니 ‘MVP 받았어도 국가대표팀에 가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대표팀에 가면 그 역할을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요. 더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 아니었을까 싶어요.
김낙현_감독님이 예전부터 저에게 경민이 형 얘기를 하셨었어요. ‘두경민 하는 거봐라’는 말을 자주 하셨어요. 제가 그땐 1, 2년차였고, 경민이 형은 저~위에 있는 선수였거든요. 그런데 저에게 경민이 형처럼 하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웃음).
(유도훈 감독_그때 경민이가 MVP였잖아요. 리그를 보면 두경민, 김선형이 최고의 가드잖아요. 이들을 넘어야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한 말이었죠)

Q_김낙현 선수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각오가 남다른 시즌일 텐데요?
김낙현_모든 환경이 바뀐 채 맞은 시즌이잖아요. 입대까지 앞두고 있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개인기록이 아니라 팀이 좋은 기록을 냈으면 해요. 올 시즌은 정말 개인기록 안 나와도 괜찮아요. 팀 성적만 좋다면 말이죠. 그런 생각만 갖고 시즌을 준비해왔어요.

Q_두경민 선수가 군입대 전 커리어하이를 썼고, MVP까지 수상했잖아요. 디온테 버튼이 함께 한 시즌이기도 했지만, 충분히 조언해줄 수 있는 입장일 것 같아요.
두경민_저는 너무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입대했죠. 동기부여는 확실했어요. ‘꼴찌 후보’라는 얘기 들으면서 맞이한 시즌이었거든요. 객관적으로 좋지 않다는 멤버들과 함께 할 때 내가 어느 정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책임감도 컸고요. 회사(DB)에서는 이전 시즌 마친 후 입대하라고 했는데 제가 “이대로는 못 가겠어요”라며 미뤘고,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웅이가 저보다 먼저 입대했던 거예요. 제가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입대했듯이 낙현이에게도 그런 시즌이 됐으면 해요. 나중에 ‘경민이 형이랑 정말 재밌는 시즌 보냈다’라고 추억할 수 있는 시즌이요. 낙현이가 좋은 결과를 이루고 군대에 간다면 저와 함께 한 시즌이 좋은 이미지로 남을 것이고, 전역 후에도 함께 뛰게 된다면 이에 대한 기대감까지 가질 수 있겠죠. 최대한 도와주려고요.

뜨거운 안녕
김낙현과 두경민에겐 ‘작별’이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었다. 김낙현은 전자랜드의 마지막 멤버로 이름을 남겼다. 전자랜드는 6강에서 업셋을 연출한데 이어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눈앞에 뒀지만, ‘인천으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팬들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간판을 내렸다. 두경민 역시 정들었던 원주를 떠났다. 두경민은 경희대 재학시절 김종규-김민구와 함께 BIG3로 불렸지만, 사실상 ‘넘버3’ 이미지가 강했다. 대학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김종규나 김민구와 달리, 두경민은 알을 깨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 선수였다. 달갑지 않은 별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시기도 있었지만, 두경민은 동기들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 MVP에 가장 먼저 도달하며 극적인 성공기를 그렸다. 하지만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DB 팬들과의 이별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Q_전자랜드가 KCC와의 4강 4차전을 잡을 때만 해도 흐름이 넘어온 것 같았습니다. 5차전 초반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고요.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진 못했습니다. 전자랜드로 치른 마지막 경기가 끝났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김낙현_흐름이 넘어왔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어요. 흐름상 이기는 게 맞았는데 주축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나왔죠. 3~4쿼터에 흐름을 뺏겼고, 막판에는 뛰어다닐 힘도 없었어요. 조나단 모트리는 치고 나가는데 저는 옆에서 걸어 다닐 정도였어요. 끝난 후 라커룸에 한참 앉아있다가 겨우 버스에 탔어요. 짐도 직접 못 챙겼죠. 저의 그런 단점이 있어서 감독님이 경민이 형 영입을 추진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활동량 많고, 휘젓는 스타일이잖아요.

Q_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이었습니다. 외국선수들도 야심차게 바꿔서 플레이오프에 대한 의욕도 컸을 텐데?
김낙현_많이 아쉽죠. 회사(전자랜드)가 어렵다고 해서 지원을 못 받은 건 사실이었어요. 그래도 오랫동안 농구단을 운영해준 분들을 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어요. 5차전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 흐름이기도 해서 꼭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죠. 영삼이 형이 울었어요. 아마 코치님들도 우셨을 거예요.

Q_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커리어-하이였어요. 라운드 MVP도 선정됐죠. 김낙현 선수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은 시즌인가요?
김낙현_팀에서 저 혼자 공격을 도맡아서 했어요. 어떤 선수라도 그런 롤을 부여받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특출났던 건 아니에요. 더 중요한 건 경민이 형과 함께 뛰는 올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죠. 개인기록은 신경 안 쓰고 있어요. 팀만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돼요.

Q_풀업 점퍼가 버튼 누른 것처럼 정확하잖아요. “이렇게 하면 된다”라는 비결을 알려준다면?
김낙현-하체를 많이 보강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점프를 높게 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체공시간도 조금 더 길다 보니 수비 앞에서 어려움 없이 슛을 던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체 위주로 하는 편이거든요.
두경민_낙현이가 웬만한 팀 포워드의 근육량을 갖고 있을 거예요. 낙현이에 비하면 저는 근력이 많이 부족하죠.

Q_말이 나온 김에 서로에게서 빼앗고 싶은 능력이 있다면?
김낙현_경민이 형이 정말 대단한 건 체력, 활동량이에요. 저는 이런 사람을 눈앞에서 본 적이 없어요. 경민이 형만큼 뛰어다니는 선수가 있었나 싶어요.

Q_양동근 있잖아요.
두경민_그 형은 빼고 얘기해야죠(웃음). 저는 낙현이의 포커페이스요. 제가 흥이 나야 경기도 잘 풀리는 스타일인데, 낙현이는 포커페이스를 굉장히 잘해요. 상대팀이었을 땐 낙현이가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를 정도였어요. 포커페이스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Q_DB는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플레이오프도 못 올랐습니다. 외국선수 구성부터 플랜이 깨졌는데, 지난 시즌을 돌아본다면?
두경민-너무 안 좋았죠. 모든 걸 다 얘기할 순 없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코트에 나가는 게 두렵고, 무섭고, 숨고 싶었어요. 그 정도로 힘든 시즌이었어요. 스스로 너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죠.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제 탓이 제일 크겠지만, 시너지효과도 잘 안 나왔던 것 같아요. 모든 상황이 안 맞았던 거죠. 사실 개막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때도 불안했거든요. 첫 단추가 보기와 다르게 잘못 채워진 느낌이었죠.

Q_거슬러 올라가면, SK와 공동 1위로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이 더 아쉬울 것 같아요. 시즌 막판 DB의 기세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거든요.
두경민_그땐 농구가 너무 재밌었어요. 외국선수들이 아파서 국내선수들만 뛰고도 완승을 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10점 차 정도는 4쿼터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었죠. ‘상대 신경 쓸 거 없이 우리만 정신 차리면 돼’라고 생각한 시즌이었어요. 아쉽긴 하죠. 그런데 가스공사도 외부에서 봤을 때 그런 느낌이 있는 팀이었어요. 선수들끼리 원하는 게 뭔지 빨리 캐치 하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 팀은 선수들끼리 그런 부분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Q_경희대 BIG3로 꼽혔지만, 데뷔 당시에 김종규, 김민구에 비해 평가절하됐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3명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리그 MVP를 경험한 선수로 성장했어요. 산전수전 다 겪었던 DB에서의 시간을 돌아본다면?
두경민_DB는 저에게 모든 걸 선물해줬던 팀이죠. 농구선수를 하면서 MVP도 처음으로 받아봤고 정규리그 1위도 경험해봤어요. 최정예 국가대표에도 처음으로 뽑혔고, 결혼하며 가정을 꾸리게 됐죠. 아들도 DB에 있을 때 태어났어요. 제 삶에 있어 많은 인연을 연결해준 다리와 같은 팀이었어요.

DB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면?
두경민_너무 고맙죠. 잘할 때도, 못할 때도 항상 옆에 계셨던 존재가 팬들이거든요. 응원 많이 보내주셨고, 군대도 기다려주셨죠. 고맙기만 해요. 이제 상대 팀으로 원주를 가게 될 텐데, 어느 팀에서 뛰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상대 선수여도 반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원정팀 선수로 원주를 가면 어떤 기분일까요?)지금 기분 같아선 가기 싫어요. 항상 내 집이라 생각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아니잖아요. 원주에서 야유 들으면 서운할 것 같아요. 제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겠죠.

“안 될 것 같진 않아요” 정효근 부재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의욕적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지만, 가스공사는 시즌 개막 전부터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맞았다. 수비의 핵심 역할을 기대했던 정효근의 시즌아웃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진 것. 팀 전력에 막대한 타격인 것은 분명하지만, 가스공사의 목표는 여전히 우승이다.

Q_선수들이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받는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오프시즌에는 어땠나요?
두경민_(정)효근이 다치기 전까지는 ‘못해도 4강은 가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 거라 기대했죠. 솔직히 지금은 효근이가 다쳐서 불안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안 될 것 같진 않아요. ‘여유롭다’가 ‘조금 빡빡해졌다’로 바뀐 정도예요.
김낙현_기대가 됐는데, 그래도 시즌 개막하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할 것 같아요. 경민이 형의 경기력이 100%가 나오는 시점부터 팀의 경기력도 더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시즌 초반만 잘 버티면 될 거라는 기대가 있어요.

Q_유도훈 감독이 기자들에게 “동료의 득점까지 만들어주는 선수가 S급이다”라는 얘기를 자주 하세요. 선수들에겐 두말할 나위 없겠죠. 두 선수에겐 서로가 서로를 S급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될 것 같은데?
두경민_장단점이 비슷하지만 또 다른 면도 있어요.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면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겠죠.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요. 둘 다 공격력을 지닌 가드지만, 낙현이는 공격에 힘이 있죠. 저는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이고요. 그런 면에서 서로의 약점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낙현_경민이 형은 공만 주면 한 골 넣을 수 있는 선수잖아요. 덕분에 어시스트 많이 올라갈 것 같아요. 앤드류 니콜슨도 있고요. (니콜슨이 “김낙현을 어시스트왕으로 만들어주겠다”라고 했던데?)요새 하는 거 보면 긴가민가해요. 말했으니 만들어주겠죠(웃음). 컵대회, 연습경기 때 보면 득점력은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어요. 스스로 “제러드 설린저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라고 할 정도니까요. 공격은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수비에 리바운드까지 해야 하잖아요. 그걸 (이)대헌이 형과 함께 커버해줬던 선수가 바로 효근이 형이었거든요.

Q_얘기가 나온 김에 정효근이 다치기 전까지 가스공사를 우승후보로 꼽는 이들도 적지 않았어요. 정효근 부상 전까지 느꼈던 팀 전력은 어땠나요?
김낙현_너무 완벽했어요. 선수들이 각자 제 역할을 잘했고, 호흡이 잘 맞는 것도 보였죠. 그걸 시험했던 오프시즌 첫 연습경기에서 효근이 형이 다친 거예요. 소리 지를 정도로 아파하셨는데, 조금 시간 지나고 보니 괜찮아진 것 같더라고요. 부축받으면서 나갔지만, 심각하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병원 가기 전 방에 찾아가서 “오래 쉬어봐야 1, 2개월이죠?”라고 말씀했고 효근이 형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시즌아웃 판정이 나온 거죠. 당연히 선수단 분위기도 내려앉았고요. 효근이 형이 FA 앞둔 시즌이어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거든요. 시즌 끝난 후 휴가가 2개월이었는데, 1, 2주 정도만 쉬고 계속 운동하러 나왔었어요. 팀도 정말 우승 전력에 가까웠고요. 그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다쳐서 동료로서 안타까웠죠. 그전까지는 정말 어느 포지션도 밀리는 게 없었어요. 짜임새가 완벽했는데, 효근이 형이 빠지면서 잘 돌아가고 있던 톱니바퀴의 일부분이 부러진 느낌이에요. 제일 큰 타격은 높이가 낮아졌다는 점이죠. 3, 4번에서 미스매치가 많이 나올 수 있어요. 지난 시즌과 같은 단점을 안고 시즌을 시작하게 된 거죠.

Q_그래서 가스공사는 드래프트에서 포워드, 센터 보강에 중점을 두고 선수를 선발했습니다. 니콜슨이 보여주는 화력도 경쟁력이 있고요. 정효근의 부상은 아쉽지만, 현 시점에서 팀 전력을 바라본다면?
두경민_효근이 빠진 게 타격이 크긴 해요. 다재다능한 선수라 저나 낙현이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 부분은 저희가 한 발 더 뛰면서 메워야죠. 이전까진 잘하는 걸 극대화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못하는 부분도 메워야 해요. 신인들은 아직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지만 프로에 왔다는 건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는 의미거든요. 적응 잘하면 팀에 보탬이 되겠죠. 서로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 같아요.
김낙현_나쁘진 않아요. 6강, 4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올 시즌은 10개 팀 모두 전력이 상향평준화 됐잖아요. 실력은 엇비슷해요. 누가 부상을 최소화하며 시즌을 치르느냐에 따라 성적이 엇갈리겠죠.

 

Q_기량발전상 수상 후 MVP까지 차지한 사례로는 송교창(KCC)이 있습니다. 하지만 식스맨상, 기량발전상을 거쳐 MVP에 오른 선수는 없죠. 김낙현 선수가 역대 최초의 사례를 노려보는 건 어떨까요?
김낙현_오, 정말 없는 기록인가요? 언젠가는 받아보고 싶네요. 은퇴 전까지 이룰 수 있도록 해볼게요. 올 시즌은 효근이 형이 있었다면 자신 있게 말씀을 드렸을 텐데, 일단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르는 게 올 시즌 목표예요.

Q_새로운 연고지가 된 대구는 오리온스가 연고지로 두고 있었던 시절 농구 인기가 대단했던 도시입니다. 대구 농구 팬들의 갈증이 클 텐데, 대구는 어떤 도시로 인식되고 있나요?
두경민_어렸을 때 몇 번 오리온스 경기를 보러 대구체육관에 왔던 기억이 나요. 팬들이 정말 많이 들어와 있었죠. 사실 저희가 환대받지 못하며 온 측면도 있지만, 이 부분은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낙현_개인적으로 농구를 하거나 보기 위해 대구에 온 적은 없지만, 농구 팬들의 열기가 굉장한 도시라고 들었어요. 인천 팬들 입장에서는 아쉽게 됐지만, 대구에 대한 기대도 있어요. 가족 단위의 팬들이 많이 오실 것 같아요.

Q_두 선수 모두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클 것 같아요.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대학 때가 마지막이었잖아요. 프로에 온 후 ‘우승이 이렇게 어렵구나’란 걸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두경민_원래 어려운 건데 대학 때는 종규, 민구라는 좋은 선수들 덕분에 너무 쉽게 우승했었던 거죠.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과정이 힘들었지만, 배운 것도 많았어요. 그게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 우승하게 된다면 감동도 배가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팀이 우승하는 게 선수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 목표만 바라보고 이 팀에 왔어요.
김낙현_저는 4학년 때가 마지막 우승이었어요. 대학 땐 밥 먹듯이 했는데 프로 온 후에는 못하고 있네요. 프로 10개 팀 가운데 우승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가스공사 프런트들이 여러모로 잘해주세요. 밤낮 가리지 않고 선수들 편의를 위해 뛰어주시는 걸 보면 올 시즌에는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Q_김낙현 선수에게 프로에서의 챔피언결정전(2018-2019시즌)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김낙현_너무 쓰리고 안 좋은 기억이죠(웃음). 저 때문에 분위기가 넘어갔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의 저라면 자신 있어요. 그땐 2년 차 시즌이어서 너무 경험이 없었죠.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로 돌아간다면 더 공격적으로, 여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외국선수 2명이 함께 뛴 시즌이었지만, 득점에 더 많이 가담했을 거예요.

Q_가스공사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일 텐데, 개인적인 목표는 뭔가요? 꼭 타이틀이나 기록이 아니더라도요.
두경민_시즌 끝난 후 저희 팀 선수들 입에서 “경민이와 함께 해서 재밌는 시즌이었다”라는 얘기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 얘기가 나온다면, 스스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낙현_그동안 패스, 경기운영이 약점이라고 꾸준히 지적받았어요. 이번 시즌은 다방면에서 제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개인상 욕심은 진짜 없어요. 은퇴 전 우승하면서 MVP도 받아보고 싶지만, 일단 올 시즌은 부상 없이 우승하는 게 목표예요.

Q_가스공사 입장에서도 KBL 입성 후 첫 시즌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가스공사라는 팀에 2021-2022시즌은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나요?
김낙현_최고의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여러모로 힘든 상황 속에 창단을 했는데, 프런트들이 시즌 준비를 위해 너무 열심히 뛰어주셨어요.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성적 못 내면 실망감이 크실 것 같아요. 좋은 성적이 나와야 대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농구의 인기도 올라가겠죠. 가스공사는 여러모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이유가 있는 팀이에요.
두경민_안정적인 방향, 색깔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자랜드와는 또 다른 팀 컬러를 보여줘야 하고요. 자율성이 보장된 가운데에도 기본을 지키는 팀, 기본기가 잘 갖춰지고도 화려한 농구를 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Q_두경민 선수는 FA 전 마지막 시즌이잖아요. 동기부여가 충분할 것 같은데?
두경민건_방지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저는 FA 취득 후 제 가치를 평가받는 것에 대해 자신이 있어요. 그동안 보여준 것도 있었고요. 물론 시즌이 끝나야 알겠지만 저는 그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도, 걱정하지도 않아요.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요.

박스_이제는 말할 수 있다! ①숀 롱이 DB로 갔다면?
두경민이 시즌 도중 군 제대해서 합류했던 2019-2020시즌. DB의 기세는 매서웠다. 시즌 막판 9연승을 질주하는 등 가파른 속도로 승수를 쌓으며 정규리그 1위 자리를 꿰찼다. 서울 SK, 안양 KGC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막판의 기세만 봤을 때 챔피언결정전 우승후보로 첫 손에 꼽힌 팀은 단연 DB였다.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비화도 있다. DB는 골밑 장악력을 뽐낸 치나누 오누아쿠와 달리 기복을 보였던 칼렙 그린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준비 중이었다. 영입 대상은 당시 호주리그(NBL)에서 활약 중이었던 숀 롱. 롱의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하며 DB 합류도 미뤄졌지만 정규리그 막판에는 DB 유니폼을 입은 롱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출범 이래 처음으로 정규리그가 조기종료 됐다. DB는 SK와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롱의 DB행도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팀의 경기력도 좋았고, 히든카드도 오기로 했었기 때문에 ‘무조건 우승’이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시즌이 그렇게 끝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두경민의 말이다. DB 합류가 불발된 롱은 2019-2020시즌에 현대모비스와 계약했고, 외국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파괴력을 보여줬다. 만약 롱이 예정대로 합류했다면, DB는 10년이 넘도록 달성하지 못한 V4를 이뤘을까. 결국 의미 없는 가정이다. 이래서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라는 말이 있는 건가 보다.

박스_이제는 말할 수 있다! ②MVP인데 표지촬영은 처음이라고?
“프로 데뷔 후 점프볼 표지는 처음이네요.” 두경민이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던진 말이다. 필자의 귀를 의심케 한 한마디였다. ‘아니, 정규리그 MVP까지 수상했는데 표지로 나온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실제 두경민은 김종규, 김민구와 함께 경희대 BIG3라고 불렸던 2013년 7월호 표지모델을 맡은 적이 있지만, 프로 데뷔 후에는 표지를 장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2017-2018시즌에 약체로 평가받았던 DB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지만, MVP 시상식 소식이 실린 2018년 4월호의 표지모델은 김정은(우리은행)이었다. “어릴 때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농구 전문매체가 점프볼이었어요”라고 했는데, 혹시 섭섭하진 않았을까. “제가 사주 보는 걸 좋아하는데 무슨 일을 하든 힘들게 성취할 팔자래요. 멀리 돌아가긴 해도 노력하면 언젠가는 얻게 될 사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수 생활하는 동안 안 풀린 시기가 있었어도 항상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왔어요”라고 운을 뗀 두경민은 “점프볼뿐만 아니라 다른 농구잡지에서도 단독 표지는 한 적이 없어요. MVP 받았을 땐 버튼이랑 함께 촬영했고, 이후에는 DB에서 만난 종규, 민구와 찍었어요. 그래도 낙현이와 같이 표지 촬영하니까 ‘많이 컸구나’ 싶긴 하네요. 어릴 때 실린 기록, 기사 스크랩했던 유일한 매체가 점프볼이었거든요”라고 덧붙였다. “내년에 FA 대박 터뜨리고 단독 표지 갑시다”라고 인사를 전하자, 두경민은 이렇게 답했다. “표지모델 안 된다고 농구 안 할 건 아니지만, 잘하면 찾아주시겠죠?”

박스_김낙현이 인천 전자랜드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지난 시즌에 챔피언결정전까지 가서 재밌는 농구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팬들에게 감사했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대구로 내려오게 됐어요. 너무 아쉽고, 죄송한 마음밖에 없어요. 저는 매 경기를 ‘인천에서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뛰었어요. 그렇게 4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갔는데,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네요. 저나 선수들도 이 정도인데 팬들은 얼마나 아쉽겠어요. 더 좋은 경기력을 못 보여드려 죄송했어요. 인천에서 응원해준 팬들, 인천 전자랜드를 응원해준 팬들이 있어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앞으로도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고, 팬서비스도 잘해드리려고요. “대구에서도 열심히 하세요”라고 인사해준 팬들이 계시는데 여기서도 다치지 않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진_홍기웅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