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나원큐 첫째 딸의 마음가짐' 가장 밝게 빛난 별 신지현

최서진 / 기사승인 : 2023-02-21 00: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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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신지현은 하나원큐 잔류를 택했다. 신지현의 데뷔 시즌(2013~2014)부터 하나원큐는 좋은 성적과 연이 없었다. 2019~2020시즌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며 기록상으로 9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플레이오프가 개최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6위(5승 25패), 올 시즌도 6위(2승 16패)에 머물러 있다. 계속되는 패배에 지칠법도 하지만 신지현은 하나원큐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걷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팬들은 신지현의 행보에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선물하며 응원을 남겼다. 외로운 에이스가 아닌 가장 빛나는 스타가 된 신지현의 반짝임을 점프볼이 담아봤다. (인터뷰는 1월 17일에 진행됐습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 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처음으로 1위를 했는데 어땠나요?
선수 생활하면서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어요. 욕심나는 부분이기도 했는데 1위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죠.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행복했어요. 저 또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눠 드리고 싶어요.

올스타 게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뭐였나요?
사실 미리 짠 것보다 당일에 바로바로 한 것들도 많았어요. 워낙 센스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재밌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가장 웃
겼던 건 BNK (김)한별 언니가 경기 중에 선수들을 다 물리치고 신한은행 (유)승희 언니까지 보내고 득점하는 장면이 웃겼어요. 재밌더라고요.

입장 퍼포먼스 때 췄던 아이브의 ‘AFTER LIKE’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춤 공약을 걸었던 게 있어서 춤을 꼭 배웠어야 했어요. 동생이 춤을 좀 잘 춰서 집에서 한 번 만났을 때 알려달라고 부탁했어요. 단시간 안에 배워야 하니 쉽지는 않더라고요(웃음). 주변 사람들이 뚝딱거린다고, 약간 뻣뻣하다고 놀리기도 했어요. 그래도 팬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좋더라고요. 또 하프타임에 추는 춤도 있었는데 하루 전날 유망주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하고 연습해서 힘이 좀 부치긴 했어요. 그래도 올스타 게임을 특별한 하루로 만들고 싶었는데 성공한 것 같아요.

1위 팬 투표에 보답하기 위해서 티셔츠 이벤트도 준비했다면서요?
항상 팬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요.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또 흔한 건 말고 특별한 걸 하고 싶어서 티셔츠를 준비했어요. 지인에게 제 캐릭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그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준비했어요. 캐릭터도 귀여워서 마음에 들고 티셔츠도 잘 나와서 만족했어요.

티셔츠 선물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올스타 페스티벌에 몇 벌 가져가서 하나원큐 팬이나 제 팬인 것 같으면 하나씩 나눠 드렸어요. 직접 만나서 전달하고 싸인도 해드리고 하니 더 의미가 깊어진 것 같아요. 근데 올스타 페스티벌이 빨리 매진돼서 오지 못한 팬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구단에 부탁해서 소셜미디어 이벤트를 열었어요. 계묘년을 맞아 ‘계묘’ 단어가 들어간 멘트를 팬 분들이 남겨주셨는데 모두 읽고 직접 뽑았습니다.

개인 소셜미디어를 보면 사복 센스가 남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밖에 몇 번 못 나가잖아요. 주말에 한 번이라든지 이렇게 잠깐 나가는데 나갈 때라도 기분 내려고 갖춰 입는 편이에요. 근데 사실 평소에는 힘들어서 집에서 쉴 때가 많아요(웃음). 다른 여자 농구선수들은 옷 살 때 어려움이 있기도 해요. 저는 키가 그리 크지 않고 마른 편이라서 옷 살 때 불편한 편은 아니에요.

태생이 마른 편인가요?
뼈대가 굵지도 않고 살이 잘 찌지도 않아요. 워낙 말랐다는 소리를 많이 듣다 보니까 아주 살짝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일부러 체중을 찌우려고 노력하기도 했는데 잘 안 쪄요. 운동하면 쭉쭉 빠지거든요. 운동량이 많으면 찌고 싶어도 잘 안 되더라고요.


보통 휴가 때는 어떻게 보내나요?
집에서 쉬고 강아지랑 노는 편이에요. 요리도 잘 안 해요. 거의 공주로 살아요(웃음). 집에 가면 엄마가 해주고 숙소 오면 이모님이 해주시고 밖에 나가면 사 먹거든요. 근데 엄마가 이제는 요리해야 한다고 해서 휴가 때 배우기로 했어요. 요리하고 싶은 욕심은 없는데 엄마가 최소한 시도는 해야 할 나이 아니냐면서 배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오프시즌 KB스타즈 허예은 선수와 ‘마녀 체력 농구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데 어땠나요?
우리 둘을 엄청 반겨주셨어요. 고수희님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요. 이후 연락했었어야 했는데 아직 못했어요. 문경은 전 감독님과 현주엽 전 감독님이랑 2대2도 했어요. 레전드라고 불리던 분들과 부딪친 건데 많이 힘들어하시기는 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2대2도 재밌었고 출연자분들이 많이 반겨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어요.

지난 시즌 중반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기도 했잖아요.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그 방송도 재밌었어요. 선수 생활이 겹치지 않아서 서장훈 선배님을 처음 봤어요. 아무래도 선녀 분장을 하고 계셔서 정상적인 첫 만남은 아니었죠(웃음). 신기한 만남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머리카락이 길다 보니 묶을 때 요령이 필요할 것 같아요. 팁이 있나요?
일단 포인트는 머리끈 최소 2개 이상이에요. 적당한 길이는 포니테일로 꽉 묶으면 돼요. 머리가 길다 싶으면 먼저 포니테일로 한 번 묶고 머리카락을 빙빙 돌려서 다른 머리끈으로 감싸요. 최소한 2개는 있어야 안 풀리게 묶을 수 있죠.

어렸을 적부터 슬램덩크를 보며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알고 있어요.
제가 농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아버지가 흥미를 붙이라고 하시면서 슬램덩크 책을 사주셨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보고 틈날 때 또 보면서 컸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농구는 북산 5명보다 능남 윤대협의 플레이예요. 제가 정통 1번은 아니기도 하고, 윤대협 특유의 능글맞은데 할 때는 하는 그런 매력이 좋더라고요.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봤나요?
이미 만화책에 나온 내용이지만 영상 기법이 실제 영상 같아서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윤대협이 안 나오고 북산 이야기만 나와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재밌게 잘 봤어요.


“나까지 하나원큐를 떠날 수는 없었다”
하나원큐는 사령탑에 김도완 감독을 선임하며 하위권 꼬리표를 지우기 위해 하나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많은 것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은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신지현의 존재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 중 한명으로 평가받은 신지현이지만 그녀는 잔류를 선택했다. 엄마같은 감독님에게 기대고 싶은 귀여운 27살이나 그녀의 존재는 첫째 딸의 든든함과 같다. 감독에게는 부담을 줄여주는 든든한 맏이, 동생들에게는 따듯한 언니가 되려 한다.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멋진 첫째 딸 신지현은 오늘도 코트에 나선다.

올 시즌부터 김도완 감독님과 함께했잖아요. 감독님은 어떤 분인가요?
우리 팀에 처음 오셔서 어린 선수를 많이 키우려고 하셨어요. 저한테 많이 쏠려있는 공격을 분산하려고 많이 노력하시기도 했고요. 훈련하다 보면 많이 참으시는 게 보이고 화 안 내려고 노력하시는 게 다 느껴져요.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얻었는데 하나원큐를 선택했잖아요.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그전에 에이스 선수들이 팀을 하나둘 떠나다 보니 저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또 팀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남게 됐어요. 사실 계약하면서도 팀이 하위권에 있을 거라는 예상도 했고, 각오도 했어요. 팀이 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성적을 내질 못해서 한 번쯤 좋은 성적을 하나원큐에서 받고 싶었어요. 또 단장님, 국장님도 우리를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하시거든요. 남은 3년 동안 하나원큐가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길에 제가 함께하고 싶어서 남게 됐어요.

책임감은 더 커졌나요?
그래도 올 시즌에는 책임감을 내려놓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올 시즌도 힘든 부분이 있지만, 지난 시즌은 더 심적으로 어려웠어요. 저에 대한 패턴이나 득점이 많다 보니 압박감이 심해서 경기 전에 스트레스성 긴장이 오더라고요. 쉴 때도 쉬는 것 같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덜덜 떨렸어요. 내가 이 경기를 못하면 안 되고, 내 슛이 빗나가면 안 되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올 시즌은 많이 내려놓은 편이에요. 부상도 있었고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최대한 무리 안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시즌 중간중간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어요. 답답한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계속 아프니까 속상했어요. 지난 시즌에는 힘들어도 끝까지 완주했는데 올 시즌에는 발목도 다치면서 밸런스가 잘 안 맞았어요. 많이 답답했어요. 근데 돌아보니 (강)이슬 언니가 다치면서 제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다 보니 발전하게 됐거든요. 누군가가 없으면 그 자리는 다른 사람이 채우잖아요. 동생들이 공백을 채우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올라온 것 같아서 마냥 나쁘지도 않아요(웃음). 감독님도 워낙 적극적으로 하라고 지시하시고, 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팬들은 알 수 없는 부상 회복 과정,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해요.
부상이라는 생각에 잠식되지 않으려고 해요. 빠져들면 저도 힘들어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저도 어떻게 부상을 이겨내야 하는지 찾는 중이에요. 최대한 부상이 나오지 않도록 평소에 잘 먹고 잘 자면서 몸 관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멘탈이 강한 편인가요?
별로 강하지 않아요. 근데 주변에서는 멘탈이 강해 보인다고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강하지는 않은데 티를 안 내다보니 강하게 보이는 것도 같아요. 21살에 무릎 부상을 입었을 때는 어렸고 뭣 모르다 보니 재활을 독하게 했던 것 같아요.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못 했을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재활했던 기억만 남아있어요.

농구하면서 “정말 힘들다”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사실 매번 힘들어요(웃음). 그전에도 그랬고 매번 힘들지만 그냥 다 지나가겠지라고 흘려보내는 것 같아요. 이전 것들을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다음 거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감독님이 신지현 선수에게, 어린 선수에게 하는 주문은 무엇인가요?
감독님은 항상 저를 많이 믿어주시고 크게 나무라시지는 않아요. 알아서 잘할 거라고 믿음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요. 동생들에게는 세세한 것들을 하나하나 알려주려고 하세요. 감독님도 처음이시다 보니 어려운 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초반에는 저도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좀 더 감독님을 도와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모두가 힘을 내야 하는 상황이니 감독님을 많이 도와드리고 싶어요.

첫째 딸 같네요.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로 하나요?
제가 겪었던 고민과 순간들을 동생들이 똑같이 밟고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저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상황인지도 보이고요. 저는 어렸을 때 좋은 선배들이 잘 챙겨주고 한마디 해준 게 힘이 돼서 지금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동생들에게 그렇게 해줘야 하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그래도 좀 더 신경 써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도움되는 사람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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