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유현준,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

김종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1-06 23: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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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유현준(25‧178㎝)은 간판스타 송교창(26·201cm)과 함께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리는 선수다. 팀내 노장이 많은 상황에서 현 전력의 핵심은 물론 향후 리빌딩 프로젝트가 진행된다해도 거기에서 중심이 되어야할 재목이다. 그만큼 중요한 팀내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유현준은 극적으로 KCC에 입단했다. 2017 신인드래프트 당시 한양대 재학생이었던 그는 뜻밖의 조기 진출을 선언하면서 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은바 있다. 신장은 작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매우 귀한 정통 퓨어 포인트가드라는 점에서 드래프트 판도를 뒤흔들 주인공중 한명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전 시즌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1.5%의 행운을 거머쥔 KCC는 3순위 지명권을 받아들기 무섭게 주저없이 유현준을 지명했다. 역대급 유망주로 꼽히던 허훈, 양홍석에 이은 매우 높은 순위였다. 안영준, 김낙현보다도 높았다. 대학을 마치지도 않은 어린 1번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CC팬들 사이에서 “향후 10년을 책임질 주전 1번을 얻었다”는 찬사가 터져나왔을 정도다.


아쉽게도 현재는 당시 기대치가 상당 부분 꺾인 상황이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발전할 것이다는 기대와 달리 정체 혹은 퇴보된 모습까지 보이며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허훈, 양홍석, 안영준, 김낙현 등 앞뒤로 지명된 선수들이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어느덧 리그 5년차에 접어든지라 ‘아직 어리다’는 말도 더 이상 방패가 되어주지 못한다.


유현준이 KCC의 미래로 불렸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유의 자신감을 빼놓을 수 없다. 한양대 시절부터 배짱 하나는 알아줬고 프로에 와서도 그같은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본인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컸다. 포인트가드의 덕목중 하나가 멘탈임을 감안했을 때 아주 좋은 장점이었다.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서는 그러한 자신감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컸기 때문이다. 유현준 역시 묵묵하게 견디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상자 속출 등으로 인해 팀 성적도 추락하는 가운데 본인 경기력까지 동반하락하며 멘탈까지 가라앉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의 성적은 평균 6.7득점, 1.9리바운드, 3.3어시스트, 1.04스틸로 빼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난 시즌과 큰 차이는 없다. 소폭하락한 정도다. 하지만 고질적인 수비불안 및 잦은 실책이 겹치며 팀 하락세의 주범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언제까지 불안한 유망주에 그칠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시즌 초반만 해도 3점슛 성공률에서 상위권을 달리는 등 슈팅 하나 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경기력 하락과 함께 그마저도 뚝 떨어졌다.


그동안 증명했다시피 유현준은 패싱 센스와 슈팅력을 겸비한 정통 1번이다. 모든 면에서 두로 잘하면 좋겠지만 이 두가지 요소만 확실하게 갖춰도 좋은 가드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유현준에게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지적이다. 패스, 슛 중요하다. 하지만 포가는 전체 팀원들을 지휘하는 자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감이다. 안정적으로 볼간수를 하고 실책을 최대한 적게 하면서 경기를 끌고가는게 먼저다.


아무리 화려한 플레이가 많아도 잔 실수가 많고 그로인해 리딩이 흔들리면 팀원들이 다 불안해진다. 과거 NBA에서 화이트 초콜릿으로 명성을 떨쳤던 제이슨 윌리엄스가 대표적이다. 이상민, 김승현 등이 화려한 선수로만 기억되는데 사실 안정감있게 경기를 끌고가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전성기 중앙대 주전 1번이었던 임재현이 지금의 듀얼가드들보다 패스, 슛이 떨어져서 프로 무대에서 포가로 어려움을 겪었겠는가. 아니다. 볼간수가 좋지 못해 상대의 압박수비에 힘들어했고 그로인해 다른 플레이까지 영향을 끼쳤다. 당시 KCC 허재 감독 역시 이점을 간파하고 임재현에게 1번, 2번을 오가는 듀얼가드로서의 식스맨롤을 부여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바 있다.


유현준 입장에서 ‘나는 패스도 잘하고, 슛도 좋은데 다들 나한테 왜그래?’라는 생각보다는 기본을 돌아봐야된다. 축구에서도 드리블에 앞서 퍼스트터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가. 최근 LA 레이커스에서 ‘역귀’로 비난받는 러셀 웨스트브룩 또한 “사람들이 나에게 지금보다 더 큰 활약을 펼치기를 바란다”는 생뚱맞은 인터뷰를 했는데, 사실 그가 나쁜 평가에 시달리는 것은 안정감 부족과 잦은 실책 때문이다.


ES스포츠나눔 사회적협동조합 조성훈(49‧185cm) 독립농구단/유소년 엘리트 총감독은 유현준에 대해 “아마추어 시절부터 눈여겨봤다.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었고 경기력으로도 증명했다. 프로에서 높은 순위로 뽑힐 자격이 있었으며 기대도 많이 받았다. 사실 꽉 짜여진 조직농구보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도록 풀어주는게 더 나은 스타일이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 그만한 프리롤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겠는가. 아직 증명한 것이 많지 않은 선수에게 그정도 역할을 줄 팀도 없다. 유현준이 자신의 농구를 잘 펼치기 위해서는 본인이 발전하는 모습으로 입증하는 길 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선수는 때론 자신의 스타일을 잠시 포기하더라도 팀을 위한 플레이를 펼칠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온다. 그런 점에서 본인의 약점으로 꼽히는 수비 강화는 필수다. 사이즈나 신체능력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인수비라도 어느정도 해내야 한다. 수비의 기본은 악착같은 근성이다. 공격 재능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근성으로 하는 수비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 공격에서의 체력을 일부 희생한다해도 매치업 상대만큼은 어떻게든 막아내겠다는 마음 등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말로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 유현준이 성장통을 딛고 KCC의 미래, 리그를 대표하는 퓨어가드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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