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르브론 제임스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김종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1-10 1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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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가장 농구를 잘했던 선수는 누구냐?‘는 질문을 하면 과반수 이상은 이 선수를 지목할 것이다. 스테판 커리? 아니다. 커리가 전 세계에서 3점슛으로 가장 유명한 슈팅 마스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 압도적이지 않은지라 원탑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쉬운 부분도 많다. NBA 천하를 뒤흔든 전설적 궁수이기는 하지만 도검, 창, 권법, 암기 등의 고수를 모두 제치고 천상천하유아독존을 부르짖을 수는 없는 것이다.


커리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NBA 농구트랜드 자체를 바꿔버린 혁명가라면 기존 틀 안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왕으로 군림했던 존재는 르브론 제임스(37‧206cm)다. 정상에서 항상 승리했던 것만은 아닌 반란군에게 제압당한 적도 있고 무엇보다 역사상 최고의 존재로 불리는 마이클 조던의 그림자에 살짝 가린 감도 있으나 NBA에서 뛴 기간 동안 그 어떤 슈퍼스타보다도 강한 존재감을 뽐내왔다. 그래서 별명도 ’킹‘이다.


끊임없이 정상에서 경쟁해온 덕에 제임스는 역대급 쟁쟁한 선수들과 늘 비교되어왔다. 역사상 최고의 3번으로 래리 버드와, 장신 포인트가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직 존슨과, 역대 넘버2를 놓고 카림 압둘자바와, 최근 10여년간은 커리와 리그 최고 슈퍼스타 자리를 놓고 다퉈왔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커리어가 쌓여가면서 조던에게까지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적어도 기량, 성적 등에서는 동시대를 넘어 역대 어떤 선수와도 비교가 가능한 선수가 됐다.


제임스가 대단한 이유는 다재다능함에 있다. 내외곽을 오가며 펼치는 에이스급 득점 능력에 어지간한 1번 뺨치는 리딩, 어시스트까지 농구의 모든 영역에서 상위권 기량을 보여줬던 파워와 테크닉을 겸비한 괴물형 테크니션이다. 단순히 트리플더블 횟수만 놓고 보면 러셀 웨스트브룩에게 밀릴 수 있겠지만 누구도 제임스를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서 그 밑으로 놓지는 않는다. 주 포지션은 3번이지만 한창때는 1~4번에서 모두 정상급 활약이 가능했다. 최근에는 5번까지 종종 보고 있다.


’기량은 배신해도 커리어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아무리 빼어난 선수라도 나이를 먹거나 혹은 부상을 당하게 되면 좋았던 기량도 뚝뚝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롱런에 성공했다치면 그동안 쌓아놓은 커리어는 그대로다. 그러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동시대에서 함께 뛰지 않은 선수들까지도 상대 비교가 가능해진다.

 


그런 점에서 2003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리그에 들어온 이래 누구보다도 많이 뛰고 많이 활약했던 제임스가 은퇴할 때 쯤 어느 정도의 커리어를 남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쉽게 짐작하기 힘들다. 그만큼 제임스가 그간 자신의 왕국에 쌓아놓은 각종 금은보화는 엄청나다. 프랜차이즈 여부, 파이널 승률 등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남는 것은 기록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후대에 더 높은 평가를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반적으로 피지컬이 압도적인 선수는 기술적 디테일함이, 기술적으로 빼어난 선수는 피지컬에서 아쉬운 경우가 많다. 제임스는 다르다. 어지간한 빅맨과도 몸싸움이 가능할 정도로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있으며 운동능력 역시 정상급이다. 거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것처럼 역대급으로 다재다능한 테크니션 플레이어다. 흔히 얘기하는 ’사기캐릭터‘에 딱 맞는 선수라 할 수 있다.


한창 때의 제임스는 그야말로 미스테리한 존재였다. 탱크를 연상케하는 근육질 육체(206cm‧120kg)를 가지고 흡사 폭격기처럼 날아다녔다. 파워, 스피드, 점프력을 모두 겸비한지라 제임스가 공을 몰고 포스트로 달려들면 공포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파워포워드의 하드웨어에 가드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는 말이 딱 어울릴만큼 약점이 보이지않았다. 독설가로 유명한 찰스 바클리마저 “잘 뛰는 선수도, 높이 뛰는 선수도, 파워가 강한 선수도 그동안 쭈욱 봐왔지만 이렇게 크고 강하면서 빠르고 높이 뛰는 선수는 없었다”며 극찬을 토해낸 바 있다.


이를 입증하듯 제임스는 센터, 파워포워드와 골밑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리바운드를 잡는가 하면 가드를 뒤따라가 블록슛을 성공시키고, 상대의 패스 타이밍을 파악해 재빠르게 스틸을 해내는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놀라운 경기력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거기에 그토록 많이뛰고 충돌이 잦음에도 부상도 적은편이고, 부상을 당했다하더라도 매우 빠르게 복귀하는 등 이른바 ’금강불괴‘의 모습을 쭈욱 과시해오고 있다.


이처럼 모든 영역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왔던 제임스인지라 팀을 옮겨 새로운 팀에 정착해도 에이스는 언제나 그의 몫이었다. 아무리 출중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버티고있어도 제임스가 가는 순간 2옵션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상대선수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NBA에 입성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정상권에서 위엄을 발휘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제임스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재 그는 평균 28.9득점(전체 2위), 7.4리바운드, 6.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않을 노장임을 감안했을 때 믿기 힘들 정도의 성적이다. NBA 역사상 30대 후반까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던 선수는 제임스가 유일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지않는 르브론의 전성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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