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에서 허웅까지, KBL 훈남 계보는?

김종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12-22 19: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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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이대형, 심수창, 김광삼, 축구의 안정환, 이동국, 이관우, 남자배구 문성민, 김요한, 여자배구 황연주, 한유미 한송이 자매, 고예림 등의 공통점은? 해당 종목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거기에 더해 외모로도 주목받은 선수들이다. 아무래도 각종 미디어를 통해 노출을 많이하는 프로 스포츠인지라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처럼 비슷한 조건이라면 빼어난 외모까지 겸비한 선수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외모지상주의의 일환이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지만 비단 이같은 현상은 스포츠에만 들이밀 것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다. 더불어 그러한 인기를 몰고다니는 소수의 인물이 해당 분야(종목)의 인기나 관심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까지한다.


외모를 보는 기준 역시 지극히 상대적이다.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잘하면 잘생겨보이고 예뻐보인다’는 말이 있다. 단순히 외모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닌 기량이 함께해야 인기를 끄는 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주 잘생긴 것은 아닌데 경기력과 커리어가 우수해 이미지까지 좋아져 훈남스타로 대접받는 이도 적지않다. 적어도 스포츠에서 만큼은 외모지상주의라는 지적은 무리가 있다.


KBL 역시 훈남 스타가 적지 않은 편이다. 평균 신장이 높고 신체비율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 종목인지라 어느 정도만 생겨도 전체적인 외모가 업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거기에 기량, 캐릭터 등 여러 가지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합쳐지게되면 팬들의 관심이 쏠리게된다. 이러한 스타가 많을수록 종목의 인기도 올라가는지라 오히려 이런 부분은 협회 차원에서도 권장하고 힘을 합쳐야될 부분이다는 의견이 많다.


농구는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스타 파워의 영향을 많이 받은 종목중 하나다. 현대 이충희-삼성 김현준의 라이벌 구도부터 기아자동차 허재, 강동희, 김유택 트리오까지, 소수의 스타가 리그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런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90년대 초반 연세대학교 열풍일 것이다. 당시 연세대학교는 ‘골리앗’ 서장훈을 앞세워 대학세력의 반란을 이끌었다. 단순히 대학 최강을 넘어 쟁쟁한 실업팀까지 박살내는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당시 연세대 멤버중 이른바 훈남들이 많아 수많은 여성 팬들의 시선을 농구 코트로 돌리게 만들었다. 이상민, 우지원, 문경은, 김훈 등이 대표적이다. 모델같이 큰키에 하얀 피부가 돋보였던 그들이 농구까지 잘하자 경기장 안팎은 소녀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당시 그들이 누렸던 인기는 어지간한 연예인들 부럽지않았다.


연세대 열풍은 당시 농구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중앙대 김승기, 김희선, 건국대 김용식 등 타대학 선수들까지 덩달아 인기를 누리는 시너지도 적지않았다. 그런 가운데 소녀 팬들의 반대급부(?)로 고려대학교가 남성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현상도 일어났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경기를 펼치면 여성팬, 남성팬이 갈라져서 응원을 펼치는 재미있는 광경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당시 연세대 훈남 군단에 대한 외모의 기준도 제각각 다르다. 당시 연세대를 이끌었던 최희암 전 감독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경은은 미남이지만 (이)상민이하고 (우)지원이를 잘 생겼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잘 안간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연세대 훈남 군단의 일원이었던 ‘스마일 슈터’ 김훈 또한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상민이형은 잘생겼다기보다는 얼굴도 작고 비율이 좋은 아이돌 느낌이다. 얼굴만보면 평범한 아저씨같지않은가. 개인적으로 지원이가 가장 잘생긴 것 같은데 볼살도 좀 붙은 지금이 그때보다 더 나은 것 같다. 어릴 때는 너무 말라서 빈티도 좀 났다. 경은이형은 사각턱이고 턱도 좀 나오신 편인데 눈매가 좀 예쁘신 것 빼고는 별다른게 없는 듯 하다”는 소신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말미에는 “정말 특별한 미남 미녀가 아닌 이상 사람의 외모는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다 달라지는게 맞는 것 같다. 나역시 평범한 아저씨이며 지적할 것 투성이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당시 연세대로부터 시작된 인기는 사회 전반적으로 농구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KBL이 출범하는데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프로농구 초반 농구대잔치 인기스타들의 인기는 여전했고 특히 이상민은 기량과 스타성을 두루갖춘 압도적인 스타로 명성을 떨쳤다. 아쉽게도 이후 이상민 정도의 인기를 끈 훈남 스타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실사판 서태웅으로 불렸던 김동우는 부상 등으로 말미암아 대학 시절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강병현, 유병재, 양희종, 김태술, 이광재 등도 훈남 스타로서 고정 팬은 있었지만 이상민을 잇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이상민 감독이 2002~2003시즌 기록했던 12만 354표가 지난 시즌까지 깨지지 않았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런가운데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로 유명한 허웅(DB), 허훈(kt) 형제의 급부상은 KBL 입장에서도 호재다. 둘다 외모와 기량을 갖춘 훈남 스타로 인정받으며 KBL을 뒤흔드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허웅은 이번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역대최다득표(16만 3850표)를 기록하며 대세남 임을 입증했으며 동생 허훈 또한 13만 2표로 이상민의 기록을 넘어섰다. 농구 인기에 대한 심각성이 자주 거론되는 가운데 터진 굉장한 희소식이다.


농구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은 허웅, 허훈의 인기몰이가 뜨거운 가운데 다른 스타들까지 합세하며 관심도가 더 높아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모처럼 일어난 KBL 스타 파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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