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허훈‧이현중‧여준석, 부활하는 농구 인기

김종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1-12 18: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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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많은 농구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한창 좋았을 때에 비하면 여전히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했던 수년 전과 달리 여러 가지 반등 요소가 많은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정확하게 말하면 당장의 인기가 높다기보다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구의 인기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여전히 매니아 층은 뜨겁지만 일반 팬들에게 물어보면 90년대 이상민, 우지원은 알아도 KBL 레전드 양동근이 누군지 잘 모르는 이도 허다했다. ‘언제적 이상민이고 언제적 우지원이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농구를 대표하는 컨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여전히 상당수 농구 관련 영상물에는 그 옛날 드라마 ‘마지막 승부’ 주제가가 단골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있다.


농구가 인기 있는 스포츠였다는 사실은 마치 선술집에서 쓰디쓴 소주를 입에 털어 넣으며 ‘내가 비록 지금은 이렇지만 왕년에는 말이야’를 외치는 이들의 독백처럼 공허하기만 했다. 공중파나 케이블 농구 관련 예능프로에서도 농구대잔치 세대가 주 섭외대상이다. KBL에서 한시대를 풍미한 거물들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지기에 밀릴 수밖에 없다.


중국의 오래된 격언 중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는 말이 있다. 오래된 사람(흐름)이 새 사람으로 바뀌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는 뜻이다. 적어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농구의 인기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가장 큰 과제다. 마지막 승부에 출연했던 주인공급 배우들이나 대학 돌풍을 주도했던 연세대 선수들은 불혹을 넘어 50대를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넘긴 인물도 적지 않다.


좋았던 시절을 애써 부정하고 떨쳐내야 할 이유는 없겠지만 매직 존슨, 래리 버드가 만들어낸 인기의 불길을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등이 넘겨받아 이어나간 NBA처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절실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되어야만 과거의 전설도 재조명되고 현재의 스타도 더욱 커나갈 수 있다.


90년대 연세대 돌풍의 주역 중 한명인 김훈(49‧190cm)은 “지금까지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은 당사자 입장에서 기쁜 일이지만 농구판의 주인공은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되어야 맞다”며 “지금이 빛나야 과거도 함께 빛나는 것인지라 젊은 스타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농구흥행을 이끌어 주기를 모든 선배들이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각 부분에 걸쳐 농구 인기를 끌어올려 줄 기량과 상품성을 겸비한 신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원주 DB 허웅(29·186㎝)과 수원 kt 허훈(26·180㎝) 형제다. ‘농구대통령’ 허재의 아들, 기량을 겸비한 인기 좋은 신세대 스타, 형제 선수 등 풍부한 스토리까지 갖추고 있어 KBL을 알릴 주인공으로 안성맞춤이다.


두 형제는 오랜만에 농구판에 오빠부대를 불러들였다. 허웅, 허훈의 존재로 인해 농구에 큰 관심이 없던 팬층까지 유입되면서 새로운 농구팬으로 녹아나는 분위기다. 둘은 나란히 올스타전 인기투표 1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고무적인 것은 16년 만에 10만표 득표를 넘어선 것을 비롯 이상민 삼성 감독이 현역시절 기록했던 12만 354표까지 깨트리며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다시 썼다는 부분이다.


단순히 이번 결과만 놓고 둘의 인기가 한창때 이상민을 넘어섰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겠으나 새로운 인기스타의 탄생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를 둘만 하다. 많은 농구인들은 당시 농구흥행의 중심에 섰던 이상민처럼 허웅, 허훈형제가 KBL의 인기 아이돌로 빛나기를 바라고 있다.

 


허웅, 허훈형제가 현재형이라면 데이비슨 와일드캣츠 이현중(22·201cm)과 고려대학교 여준석(20·203cm)은 가까운 미래형이다. 장신 스윙맨 스타일 이현중은 역대 2호 한국인 NBA리거를 꿈꾸고 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NBA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멀고도 높은 무대다. 적지않은 선수들이 NBA에 도전했지만 입성 자체에 성공한 선수가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다.


현재까지는 하승진(37·221cm)이 유일하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무대를 밟아보기는 했으나 말 그대로 잠깐 머물다 간 정도다. 더욱이 이현중같은 경우는 신체적 메리트도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기량으로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현지 언론 등에서도 이현중의 NBA입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학년을 거듭하면서 기량이 성장하고 있고 슈팅이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는지라 이런저런 부분에서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만약 이현중이 NBA리거가 될 수 있다면 개인적인 기쁨을 넘어 박찬호, 박세리 등이 그랬던 것처럼 해당 종목의 인기에 엄청난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는 분석이다. 허웅, 허훈이 농구 인기의 불씨를 붙여가는 가운데 이현중은 불길이 될 수도 있다.


여준석도 주목할만한 신성이다. 이현중과 더불어 아마 시절부터 초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던 그는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는 또 다른 원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현중이 BQ 좋은 슈터 유형이라면 여준석은 국내 선수 기준 최상급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서전트 점프 83.7cm, 러닝점프 96.5cm의 대단한 탄력을 지니고 있고, 스피드, 파워, 퀵니스 등 여러 부분에 걸쳐 전반적인 신체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팬들의 바램(?)과는 달리 일단은 대학 진출을 선택했지만 얼리 드래프트, 해외 진출 등 향후 행보는 짐작하기 어렵다. 잘생기고 플레이도 화려한 만큼 대학 무대에서도 엄청난 활약이 기대된다. KBL의 허웅같은 존재가 되어 대학리그의 인기 부활을 이끌 수 있는 기대주 0순위다. 여준석 효과로 대학무대의 인기가 올라간다면 KBL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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