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1, 20201111, 20211111…박지훈의 얄궂은 운명

김용호 / 기사승인 : 2021-06-03 13: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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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리고 박지훈에겐 조금 더 차가웠다.

지난 2019년 11월 11일, 개막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KBL에 큰 파장이 일었다. 누구나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대형 트레이드가 단행됐기 때문. 당시 전주 KCC는 울산 현대모비스로 리온 윌리엄스,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떠나보냈고, 라건아와 이대성을 반대급부로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트레이드의 주인공은 현대모비스를 떠난 라건아와 이대성이었다. 현대모비스의 새 식구들도 시즌 중 합류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의 차이가 있었다.

당시 두 번째 이적을 맞이하게 된 박지훈은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정규리그 29경기 평균 27분 39초를 뛰면서 6.4득점 2.8리바운드 1.9어시스트 0.9스틸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수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로 유재학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2019-2020시즌을 마친 박지훈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카드가 되는 듯 했다. 하나, 2020년 6월 KBL의 2020-2021시즌을 위한 선수등록 기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 날아들었다. 현대모비스와 KCC의 4대2 트레이드 특약사항에 박지훈은 이적 후 1년 뒤 KCC로 복귀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계약상으로 박지훈은 2020년 11월 11일, 현대모비스에서 KCC로 복귀해야 했다. 문제는 이 날짜가 시즌 중이라는 것이었다. 2020-2021시즌의 대부분을 KCC 소속으로 뛰어야하는데, 비시즌은 현대모비스와 보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는 10월 9일에 개막했고, 박지훈이 KCC로 돌아갈 때까지 남은 한 달의 시간 동안 그는 1군 코트에서 만날 수 없었다. 현대모비스도 시즌 계획상 한 달 만에 떠날 선수를 전력에 포함시키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었다.

결국 박지훈은 2020-2021시즌 D-리그 개막일이었던 11월 4일,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마지막 한 경기를 치렀고, 일주일 뒤 KCC로 복귀했다. 이후 박지훈은 정규리그 27경기 평균 9분 16초를 뛰는 데에 그쳤다. 비시즌을 함께 보내며 노력의 대가를 출전 기회로 돌려주는 전창진 감독의 스타일상 박지훈이 시즌 중에 돌아와 차지할 자리는 많지 않았다.

그런 박지훈이 다시 한 번 트레이드 블록에 올랐다. KCC는 지난 1일 현대모비스에 김지후와 박지훈을 떠나보내고, 전준범을 받는 2대1 트레이드에 동의했다. 이번에도 박지훈은 곧장 팀을 옮기지 못한다. KBL 규정상 이적했던 선수는 1년이 지나야 다시 이적이 가능해진다. 이에 올해 11월 11일이 돼야 박지훈은 현대모비스 소속이 될 수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박지훈은 올해 비시즌을 KCC와 함께 보내고, 오는 11월부터 대부분의 시즌을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

선수 입장을 생각하면 그저 야속하기만한 상황이다. 2년 연속으로 비시즌과 시즌에 소속된 팀이 다르다는 건 경기를 준비하는 데에 있어 분명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

하나, 다른 면에서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훈이 트레이드 블록에 오른 건 기존의 팀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지 못했던 점, 그리고 이적하게 될 팀에서 그의 가치를 여전히 인정한다는 점을 모두 해석할 수 있다.

주어진 상황이 얄궂은 운명같이 느껴질 수 있으나 결국 열쇠는 박지훈의 손에 달려있다. 이젠 박지훈이 2021-2022시즌부터 현대모비스의 완전한 전력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욱이 박지훈은 다가오는 시즌이 끝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과연 그가 11월 11일과의 연을 끊어낼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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