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부터 K-FOOD까지, NBA 유니폼에 박힌 패치 광고의 정체와 의미는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1 13: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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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이커스의 이번 계약으로 구단들의 마케팅 영역이 글로벌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1일(한국시간) 레이커스가 2021-2022시즌 마케팅 파트너로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의 계약을 발표한 뒤 한 전문기자가 한 말이다. 

 

레이커스는 비비고와 5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고 비비고는 이 계약에 따라 차기시즌부터 레이커스의 ‘골드 & 퍼플(Gold & Purple)’ 저지 상단에 ‘BIBIGO’ 로고를 넣게 되었다. 트레이닝 캠프 현장에서도 연습복에 이 로고가 발견되었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포되는 카드뉴스 이미지에도 마찬가지였다.

 

왜 NBA이고, 왜 레이커스일까 

 

NBA의 마케팅 파트너십은 시대별로 꾸준히 진화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파트너십은 네이밍 라이트(naming right)였다. 경기장 이름, 훈련 체육관 이름을 사용한 권리를 파는 것이었다. 우리가 기사에 흔히 쓰는 스테이플스 센터(Staples Center), 유나이티드 센터(United Center), 양키 스태디움(Yankee Stadium)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2017-2018시즌부터 그 판도가 바뀌었다. 2017-2018시즌은 수익적인 측면에서 NBA 역사에 남을 시즌 중 하나다. 

 

아담 실버 총재가 유니폼 패치 광고 도입을 허가한 첫 시즌이기 때문. 유니폼 광고는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오히려 광고가 없는 유니폼 찾는 일이 더 힘들었지만 미국에서는 NBA가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중 최초였다. 

 

필라델피아 76ers가 스텁헙(Stubhub)과 연간 5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이래 19개 구단이 그 뒤를 따랐다. 레이커스는 30개 구단 중 16번째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WISH(위시)’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그리고 2019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지역내 억만장자 탐 러브가 운영하는 ‘러브스 트래블 스탑스 & 컨트리 스토어스(Love's travel stops & Country Stores)’와 손을 잡으면서 비로소 30개 구단 모두가 패치 광고에 동참했다. 

 

「LA 타임즈」는 「디 어슬레틱」지 칼럼을 인용해 “패치 광고의 연간 수익은 500~1,0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대부분 NBA 구단의 네이밍 라이트 연간 금액이 대략 300~500만 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큰 수준이다. 바클레이스 센터(브루클린 네츠 홈구장)처럼 1,000만 달러를 받는 곳은 많지 않다. 

 

(대신 네이밍 라이트 계약은 계약기간이 훨씬 더 길다. 예를 들어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페이콤Paycom 사에 홈구장 네이밍 권리를 넘기는 조건으로 15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1-2022시즌부터 이들의 홈 경기장은 페이콤 센터가 된다.) 

 

2020-2021시즌 종료 후, 레이커스 외에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비롯한 여러 구단이 새 파트너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광고주들은 왜 NBA를 택하는 것일까. 

 

우선 타겟이 잘 맞는다. 닐슨(Nielsen) 집계에 따르면 NBA는 NFL 다음으로 MZ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종목이었다. 또한 리서치 전문기관 y펄스(yPulse)는 2021년 조사에서 13~39세 사이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선수로 르브론 제임스가 선정됐다고 밝혔으며, 전체 10위 안에 마이클 조던과 스테픈 커리,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도 있었다. 

 

경기 시간은 길지만, 소셜미디어와 여러 채널을 통해 시시각각 스피디하고 다이내믹한 플레이 하이라이트가 제공되기에 즐기기에 딱이다. NBA도 이런 구미에 맞춰 AI 시스템을 도입한 즉각적인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며 선택을 유도한다. 

 

현재 NBA의 유튜브 구독자,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팔로워는 4대 스포츠를 통틀어 1위다. 레이커스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2위, 트위터 1위에 올라있다.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 2번째로 큰 마켓을 갖고 있다. (1위는 뉴욕) 

 

성적과 관계없이 전국방송에 많이 노출됐다.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지속적으로 그들의 골드 & 퍼플 유니폼이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다. 차기 시즌에도 개막전과 크리스마스를 포함해 42회의 전국방송 중계가 잡혀있다. 3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또한, NBA 2K 시리즈도 리얼리티를 지향하는 게임 답게 유니폼 패치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비비고는 지속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비비고 입장에서는 레이커스라는 NBA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대중성이 큰 브랜드와 손을 잡음으로써 지속적인 노출 효과와 이미지 강화를 노릴 심산이다. 

 

현지 관계자들이 주목해서 본 부분은 레이커스가 글로벌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레이커스 역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는데, 이는 다른 구단들도 향후 파트너 선정에 있어 해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한편, 한국 기업이 NBA와 연결된 사례로는 기아, 삼성, 금호타이어 등이 있었다. 금호타이어는 NBA 리그가 아닌 애틀랜타 호크스의 파트너로 있지만, 유니폼 패치 광고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오는 LA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개막전 유니폼에는 각각 비비고와 일본의 ‘라쿠텐(Rakuten)’사 로고가 새겨질 것으로 보여 뜻하지 않은 마케팅 한일 대리전이 될 전망이다. 


유니폼 패치 파트너, 누가 있을까 

 

NBA는 소셜 미디어를 연결시켜 온,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년 전, NBA는 NBA만의 저작권 관리를 보다 체계화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스포츠마케팅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로바스켓이 경기 후 미디어에 라커룸을 개방한 것도 NBA 영향이 컸다. 물론,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농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인터뷰 공간을 최대한 오픈해왔기에 새로운 일이 아니었지만, 유로바스켓은 이런 결정으로 선수들의 스킨십 기회를 늘릴 수 있었다.

 

최근 NBA의 이러한 활동에 자극을 받은 NFL(풋볼)도 투자를 시작해 올 시즌에는 많은 구단들이 소셜미디어 관리에 최소 1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쓰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NHL도 2022-2023시즌부터 유니폼 광고를 허용하기로 했다.  

 

NBA는 유니폼 패치 광고의 크기를 최대 6.35cm x 6.35cm(2.5인치)로 제한해 왼쪽 상단에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유니폼을 후원하는 나이키 로고의 바로 반대쪽이다.

 

이 6.35cm x 6.35cm 패치에 수십억이 투자되고 있는 셈이다. 

 

유니폼에 가장 먼저 새겨진 로고는 기아(KIA)였다. NBA 공식 파트너로, 2016년 토론토에서 열린 NBA 올스타전에 사용되었다. 리그가 시범적으로 도입했는데, 글로벌 판매용 올스타 저지에는 로고가 없었지만 북미에는 패치 부착 버전도 판매되었다. 그런데 오히려 기아 로고가 새겨진 오리지널 버전의 수요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현재도 NBA 스토어에 판매하는 저지에는 기업 광고 패치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레이커스의 경우 비비고 로고가 부착된 저지가 판매될 것임을 밝혔다. 

 

그렇다면 그 외 구단들과 손을 잡은 기업들로는 어디가 있을까. 

 

대부분은 플랫폼 기반의 테크놀로지 브랜드, 혹은 금융이 많다.  

 

초기에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밀워키 벅스가 굳 이어, 할리 데이비슨처럼 연고지 인근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밀워키는 현재 모토로라와 계약) 멤피스 그리즐리스도 페덱스(FedEx)가 파트너인데, 페덱스 본사가 멤피스에 있다. 그리즐리스의 홈 구장 이름도 페덱스 포럼이며, 2018-2019시즌부터 유니폼에 부착해온 패치 광고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주요구단들의 계약 상황을 살펴보자.

 

 

유타 재즈

유타 재즈 유니폼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관계’가 독특하다. 유타 재즈의 파트너는 퀄트릭스(Qualtrics)다. 퀄트릭스는 SAP가 9조 3700억 원에 인수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고객경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유타 재즈 구단과는 2017년부터 계약을 맺어왔다. 퀄트릭스가 유타 재즈 구단이 지불하는 금액은 연간 500만 달러다.

 

그런데 둘의 관계가 흥미로워졌다.. 퀄트릭스의 공동 창립자 라이언 스미스가 유타 재즈 구단의 대주주 중 한 명이 된 것이다. 1977년생인 스미스는 NBA 구단주 중에서도 가장 젊은 편인데, 이미 30대 시절부터 여러 경제전문지로부터 촉망받는 40세 이하 경영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스미스는 2020년 12월 밀러 가문으로부터 유타 재즈의 지분을 사들여 구단주로서 승인을 받았다. 어쩌면 이 구단은 스미스가 구단주로 있는 이상은 파트너 영입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지도 모른다. 물론,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으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유니폼 광고 이미지다. 퀄트릭스는 유타 재즈 유니폼에 자사의 로고를 넣지 않는 유일한 구단이며, 북미 프로스포츠 중에서 캠페인 문구를 새긴 최초의 구단이기도 하다. 유니폼에 있는 ‘5 FOR THE FIGHT’라는 문구는 암 환자 지원을 위해 5달러씩 기부를 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퀄트릭스 사는 2019년 10월, 캠페인을 진행한 이래 이 재단이 2,4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아마 지금쯤은 그 금액이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NBA 구단들이 늘 새로운 곳만 찾는 것은 아니다. 2018년, 샌안토니오는 프로스트 은행과 계약을 체결했다. 샌안토니오 구단은 역사상 최초의 유니폼 패치 광고주를 찾는 일에 대해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오랜 파트너부터 챙겼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스트 은행은 샌안토니오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은행으로, 샌안토니오가 ABA에서 NBA로 넘어온 1976년부터 손을 잡아왔다. 다만 샌안토니오가 최근 성적 부진으로 전국방송에 멀어지고 노출이 줄다보니 프로스트 은행의 노출도 함께 줄고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밀워키 벅스

2021년 플레이오프부터 모토로라와 계약했다. 할리데이비슨 계약이 연간 900만 달러였는데, 아마도 우승까지 거머쥐고 지역내 탄탄한 입지를 다진 만큼 금액은 더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는 팀내 공식 스마트폰 파트너이기도 하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브루클린 네츠도 마케팅 파트너로 두고 있다. 

 

휴스턴 로케츠 

2021년에 휴스턴은 사업부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2020-2021시즌에 유니폼 파트너없이 시즌을 보냈으며, 2021년 서머리그부터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와 손을 잡았다. 북미시장와 영국을 무대로 하는 크레딧 카르마는 개인종합자산관리 기업이다.  레이커스와 마찬가지로, 구장내 이벤트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2021년, 스톰엑스(StormX)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블록체인 기반 쇼핑 보상 플팻폼으로, 핵심 키워드는 ‘캐시백’ 서비스다.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

필라델피아가 티켓 판매 파트너로 티켓 마스터를 선정했을 때, 다들 필라델피아와 스텁헙과의 인연이 끝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지난 주에 크립토(Crypto)와 계약했다. 가상자산 플랫폼 기업으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필라델피아는 계약을 기념하기 위해 NFT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보스턴 셀틱스

보스턴 셀틱스는 지난 시즌부터 비스타프린트(Vista Print)와 계약을 맺었다. 인쇄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독특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개는 휴대폰 파트너, 이동수단 파트너(구단 버스나 전세기) 등 선수단이 직접적으로 지원받는 부분이 많은데, 비스타프린트와는 디자인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그 외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장보기앱 아이보타(IBotta), 댈러스 매버릭스는 온라인 금융서비스 차임(Chime),  샬럿 호네츠는 온라인 대출 전문 랜딩 트리(Lending Tree) 등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 모두가 온라인 기반은 아니다. 시카고 불스와 5년 계약을 맺고 있는 제니 옵티컬(Zenni Optical)은 안경을 주력으로 하는 소비재 기업이다. 

  

NBA는 코로나19 발명 이후 심각한 재정난을 맞아야 했다. 경기 자체가 없고, 관중이 없다보니 손해가 막심했다. 플레이-인 토너먼트, 컵대회 등 뭔가를 계속해서 발생시키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폼 패치 광고를 비롯핸 여러 마케팅 파트너십은 NBA 구단들이 생존할 중요한 방법으로 꼽힌다. 

 

만일 NBA 구단과 선수들이 지금과 같은 흥행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젊은 팬들의 이목을 끄는 종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 비비고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이름을 NBA 유니폼에서 더 많이 볼 것으로 보인다.

 

#글=손대범(KBSN 해설위원) 

#사진=AP/연합뉴스, NBA2K, CJ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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