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컵] 허훈-허웅 봉쇄한 SK 오재현, “비결은 최대한 힘들게”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9 1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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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막고 싶었다. 1점이라도 주기 싫어서 100% 전력을 다해 따라다녔다.”

서울 SK는 경상북도 상주에서 열린 2021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에서 전주 KCC, 창원 LG를 예선에서 차례로 격파한 뒤 부산 KT와 준결승, 원주 DB와 결승마저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MVP에 선정된 김선형, 지난 시즌보다 달라졌다고 평가 받는 자밀 워니, 김선형이 꼽은 숨은 MVP 안영준, SK 전희철 감독이 활약을 만족한 최준용 등이 우승 주역이다.

여기에 한 선수를 더 추가한다면 오재현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 오재현은 수비에서 돋보였다. 특히 KT와 준결승에서는 국내선수 가운데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허훈을 꽁꽁 묶었고, DB와 결승에서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슛 감각을 선보이던 허웅을 최원혁과 번갈아 가며 수비했다.

KT와 DB의 에이스였던 허훈과 허웅이 오재현의 수비에 주춤하자 SK는 신바람을 냈다.

SK 전희철 감독은 우승한 뒤 허웅을 어떻게 막았는지 묻자 “허웅뿐 아니라 DB가 앞선 두 경기서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그 시작이 허웅이라고 생각했다”며 “허웅을 막은 최원혁, 오재현이 강하게 붙어서 수비했다. 경기 초반 수비가 안 좋았지만, 2쿼터부터 원하던 수비를 잘 했다”고 답했다.

오재현은 19일 전화통화에서 “대회 목표가 우승도 있지만, 감독님도 바뀌고, 시스템도 바뀌어서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거였다. 테스트도 나름 잘 되었고, 보완할 점도 찾았다. 성적도 좋아서 여러 가지로 만족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연습한 게 있는데 막힌 부분이 나왔다. 선수들도 알고, 코칭스태프도 아시기에 보완하는 건 문제 없다”며 “개인적으로도 보완할 점도 느꼈다. 슛도 연습을 많이 헸는데 아직은 100%는 아닌 거 같다. 좀 더 다듬어야 한다. 수비로 들어가는 입장이라서 잘 했다고 하지만, 아쉬운 수비가 나와서 그런 것도 영상을 다시 보면서 연습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오재현은 KT와 경기에서 허훈을 어떻게 막았는지 질문을 던지자 그 방법을 들려줬다.

“LG와 경기를 할 때 수비 실수를 했다. 많이 아쉽고, 그래서 출전전시간도 적었다. KT와 경기 전날 연습할 때 감독님께서 ‘내일(17일) 보여주는 거지’라며 믿음을 주셨다. 보답하고 싶어서 다른 생각 없이 허훈 형만 막는데 100% 쏟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결승을 어떻게든 가고 싶어서, 우리 팀에는 공격할 선수들이 많아서 훈이 형만 막으면 결승을 갈 수 있다고 여겼다.

정말 잘 막고 싶었다. 1점이라도 주기 싫었다. 제가 막을 때 훈이 형이 힘들어하는 게 느껴져서 이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살려야겠다는 생각했다. 1점이라도 안 주기 위해 100% 전력을 다해 따라다녔다. 한 순간 방심하면 훈이 형 워낙 잘 해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이기에 더 집중했다.”

오재현은 DB와 결승에서는 박경상과 먼저 매치업을 이뤘다. 박경상은 이전 3경기에서 평균 19분 10초 출전해 10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은 13분 23초 출전해 자유투로만 1점을 올리고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실책으로 부진했다.

오재현은 이전 경기까지 잘 하던 박경상을 잘 수비했다고 하자 “그런 선수 막는 걸 좋아한다. 이전 경기에서 잘 해서 뜨는 선수를 제가 잘 막고 득점을 못하면 제 컨디션이 올라간다. 최원혁 형이 허웅 선수를 막겠다고 하니까 박경상 형을 제가 막으면 되겠다며 들어갔다”며 “경상이 형이 하는 플레이도 많이 봤다. 신장이 작고 힘에서도 제가 낫다고 생각해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경상이 형이 저를 제치려고 해서 스스로 말린 거 같다”고 돌아봤다.

오재현은 2쿼터 들어 최원혁이 벤치로 물러나자 허웅 앞에 섰다.

오재현은 “DB와 연습경기를 많이 했다. 웅이 형이 연습경기 할 때마다 슛이 다 들어갔다. 그래서 체력을 빼놓으려고 볼이 없어도 최대한 붙어있고, 볼을 최대한 힘들게 잡게 해서 체력 떨어뜨리려고 했다”며 “그러니까 슛을 던질 때 흔들렸다. 볼을 못 잡게 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몸싸움을 해서 힘들게 하는 거였다”고 수비 방법을 들려줬다.

허웅은 3쿼터 중반까지 야투 7개를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에 그쳤지만, 남은 3쿼터 5분여 동안 10점을 몰아쳤다. 특히, 오재현이 막고 있을 때 김종규의 스크린을 이용해 수비 빈 틈이 조금 보이자 그대로 3점슛 두 방을 성공했다. 당시 DB는 레나드 프리먼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국내선수만으로 뛰고 있을 때였다. 허웅의 득점이 있었기에 DB는 SK보다 오히려 우위의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오재현은 3쿼터 실점하는 장면을 언급하자 “수비 작전이 안쪽으로 못 들어가게 하고 코너로 몰았을 때 4번(파워포워드)이 나오는 수비였다. 아마 최준용 형이 뛸 때였을 거다. 말이 잘 안 맞았다. 잠깐 틈이 보이니까 웅이 형의 슛이 들어갔다”며 “4쿼터 시작할 때 준용이 형, 4번으로 뛰는 형들과 코너로 몰 때니까 나와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또 그 때 (57-43으로 앞서고 있어서) 조금은 안일했다. 저뿐 아니라 모든 형이 조금 안일할 때 웅이 형의 득점이 터져서 그 이후 더 집중했다”고 당시 실점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기분좋게 우승을 차지한 SK는 2021~2022시즌을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다.

오재현은 “감독님께서 저에게 크게 요구하시지 않는다. 코치님께서 관심을 많이 주셔서 과부하라 슬럼프였다. 연습경기마다 부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 포기하고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신경 쓰면서 마음 편하게 임했다”며 “감독님께서 제 상황을 아셔서 별 말씀 안 하셨지만, 저 선수는 무조건 완벽하게 막으라고 요구하신다. 우리 팀에는 공격을 잘 하는 형들 많아서 저는 수비하면서 리딩만 해도 팀에 도움이 되기에 그것만 해도 된다. 제일 잘 하는 게 수비라서 수비만 하면 출전 기회가 주어질 거라서 수비하면서 기회일 때 슛도 던지는 걸 목표로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_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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