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중앙대 양날의 검, 정성훈의 8어시스트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3 06: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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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5연승을 달리던 중앙대가 3연패에 빠졌다. 공격 의지 없이 패스만 하려는 정성훈(200cm, C)이 달라져야 중앙대도 살아난다.

중앙대는 12일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연세대와 맞대결에서 88-98로 졌다. 이번 시즌 개막과 함께 5연승을 달리며 고려대, 연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중앙대는 동국대와 단국대에 이어 연세대에게 패하며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중앙대가 최근 주춤하고 있어도 고려대와 연세대 다음으로 전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희석 감독이 서울 삼성으로 떠나고, 포인트가드 양준석과 이민서가 부상으로 빠진 연세대를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전력이었다.

중앙대는 이날 전반까지 51-41, 10점 차이로 앞섰다. 그렇지만, 3쿼터부터 무너지며 역전 당한 뒤 결국 승부를 다시 뒤집지 못했다.

11일 기준 대학농구리그 통산 전반까지 앞선 팀의 승률은 82.1%(965승 211패)이다. 중앙대처럼 전반까지 10점 차이로 앞선 51경기에서는 승률 86.3%(44승 7패)다. 그것도 51경기 중 10점+ 점수 차이로 패한 건 딱 한 번(2016.03.18 건국대 vs. 성균관대, 전반 42-32, 최종 77-90)뿐이었는데, 중앙대가 두 번째로 10점 차이로 고개를 숙였다.

이 승률이 단순하게 대학농구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훨씬 많은 경기를 치른 남자 프로농구에서는 전반 10점 우위였던 팀의 승률은 80.9%(246승 58패)이며,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2007~2008시즌 이후 동일 상황에서 승률 87.5%(63승 9패)다. 최종 결과가 10점+ 차이가 난 건 각각 16번(5.3%)과 1번(1.4%)이다.

전반과 최종 결과만 바라보면 중앙대는 대학농구리그 기준으론 100번 중에 2번 정도, 남녀 프로농구로 따지면 많아야 5번 정도 나오는 사례의 희생양이다.

중앙대가 경기 시작과 함께 주도권을 잡은 원동력은 정성훈의 어시스트였다. 외곽에서 볼을 잡은 정성훈이 비어있는 골밑 공간으로 잘 움직이는 선수들에게 멋진 패스를 건넸다.

하지만 이것이 독이 되었다. 최종적으론 중앙대는 3쿼터부터 무너졌지만, 균열의 시작은 1쿼터에 나온 정성훈이 연세대뿐 아니라 동료들까지도 모두 속인 어이없는 패스 실수를 했을 때다.

패스에 맛이 들린 정성훈은 공격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볼을 잡으면 패스할 곳만 찾았다. 심지어 빅맨임에도 페인트존 안에서 볼을 잡았을 때조차 눈은 링이 아니라 동료들이 있는 외곽을 향했다.

기록도 이를 증명한다. 정성훈은 이날 24분 20초 출전해 2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는 양팀 가운데 가장 많다. 하지만, 슛 시도는 단 2개다.

정성훈은 1쿼터 7분 56초 출전해 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한 이후 2쿼터부터 16분 24초 뛰며 2리바운드 4어시스트만 추가했다. 야투 시도는 단 하나도 없었다.

정성훈은 지난달 13일 조선대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포스트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제가 자신 있는 게 패스이고, 외곽슛 연습도 많이 해서 오늘(4월 13일) 쏴봤는데 확률이 좋았다. 포스트 플레이는 제가 해야 하는 거다”고 자신의 장점을 패스로 꼽았다.

당시 전반까지 패스 중심으로 플레이를 했다면 후반에는 골밑에서 득점을 쌓았던 정성훈은 “제가 외곽에서 겉돌면 모두 외곽에서만 플레이를 하려고 해서 어수선하다. 점수 차이가 좁혀지는 거 같아서 골밑 공략을 하려고 했다”고 플레이에 변화를 줬던 이유를 설명했다.

정성훈 스스로도 알고 있다. 자신이 외곽에서 패스만 하려고 한다면 팀 플레이가 꼬인다는 걸 말이다. 팀이 연패 중이었고, 연세대를 꺾는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장점 살리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이길 수 있는 경기 흐름을 내주는 안일한 플레이를 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프로 구단 스카우트는 “정성훈의 감각적인 패스를 봤다. 하지만, 중앙대 패인은 정성훈이다. 유기상이 3점슛을 터트리며 35점을 올렸지만, 박인웅도 그 못지 않게 32점을 기록했다”며 “정성훈이 골밑에서 공격을 전혀 하지 않았다. 연세대에서는 김보배나 이규태가 골밑에서 차곡차곡 득점하는 것과 달랐다”고 정성훈의 플레이를 아쉬워했다.

스카우트들은 대학농구를 볼 때 해당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도 이 선수가 우리 팀에 왔을 때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도 고려한다. 패스를 잘 하는 2m 빅맨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골밑 공격을 전혀 하지 않고, 팀을 패배로 몰아가는 패스만 하려는 빅맨이라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3학년까지 부상 때문에 보여준 게 적은 정성훈이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면 골밑 플레이를 할 줄 안다는 걸 보여주면서 패스 능력까지 선보여야 한다. 패스만 고집한다면 팀을 위기에 빠뜨리는 플레이만 하는 선수로 평가 받을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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