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미인’ 최준용, '악동'이미지 벗고 훨훨 날까?

김종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1-24 0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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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농구의 트랜드는 3점슛과 스페이싱이다. 각 포지션 별로 어느 정도 역할과 영역을 정해놓고 플레이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너나 할 것 없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내고 넓어진 코트를 전방위로 활용한다. 다수의 포인트가드가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센터가 3점슛을 던지고 패싱게임을 펼치는 장면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포지션 파괴도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해당 포지션에서 역할을 잘해줄 수 있는 선수를 그 자리에 어떻게든 끼워넣었다면 현재는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을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각자의 부족한 플레이는 옆의 동료와 서로 역할 분담을 하던지 팀전술로 커버해버린다. ‘정통 포인트가드나 정통 센터가 드물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최근에는 해당 포지션에 특화된 스타일의 선수가 부쩍 적어졌다. 하지만 반대로 이것저것 다하는 이른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역시 늘어났다. 가드가 돌파를 하거나 포스트업을 치면 센터가 외곽으로 나가 3점슛을 던지는 시대다. ‘해당 포지션의 깊이보다는 고르게 이것저것 다하는게 더 중요해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KBL도 다르지않다. 예전같으면 스윙맨으로 평가받을 선수가 1~2번을 오가고 신장의 우위를 점하기위해 포워드를 가드 자리로 끌어올리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스타일은 전술 등에서 어느정도 완성도가 갖춰질 경우에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지만 반대의 경우이도저도 아닌 상황으로 팀을 몰아가기도 한다.


KBL을 대표하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를 꼽으라면 서울 SK ‘스네이크’ 최준용(28·200㎝)을 빼놓을 수 없다. 내외곽을 오가며 다양한 스타일로 득점을 올리며 리딩, 패싱능력을 겸비한 것을 비롯 포지션대비 좋은 사이즈를 활용해 리바운드 참여도 잘한다. 기본적으로 영리하고 투쟁심도 강하다. 선수로서 대성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전부터 ‘재능은 의심할바 없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던 선수다.


아마시절부터 최준용의 재능은 리얼로 인정받았다. 갈수록 포지션별 신장이 커지고있는 추세라지만 국내리그에서 맨발 200㎝는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도 매우 큰편이다. 거기에 3번을 맡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닌 준수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정도 조건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져가기에 충분하다.


최준용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까지 겸비했다. 어지간한 가드 못지않게 드리블 실력이 좋은 편인지라 볼핸들러 역할이 가능하다. 거기에 빼어난 패싱능력까지 갖추고있어 속공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뿌려주는 패스가 위력적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패스를 주고받으며 자신이 직접 피니셔로 나선다.


속공시 최준용이 나서게되면 수비가 더욱 어려워지는 이유다. 거기에 세트오펜스 시에도 킬패스가 가능하다. KBL 기준 최상급 패싱센스를 갖춘 포워드라고 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볼이 튀는 위치포착 능력이 좋고 신장과 순발력으로 신속하게 자리를 점령할 수 있는 선수인지라 리바운드에도 일가견이 있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에서 모두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전천후 3번이다.

 


최준용의 가치는 거기서 끝나지않는다. 상당수 천재과 선수들과 달리 능력의 상당수를 공격에만 쏟는 것이 아닌 수비력에도 일가견이 있다. 기존 공격시 장점인 스피드, 운동능력, 센스를 수비에도 발휘해 디펜더로서도 재능이 상당하다. 발빠르고 날렵한 가드도 어느정도 따라다니며 압박이 가능하며 골밑의 빅맨들을 상대로도 종종 블록슛을 성공시킨다. 앞선, 뒷선 수비가 모두 가능한 흔치않은 케이스다.


김상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최근 변해가고 있는 트랜드 속에서 이것저것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있는데 그중에서도 최준용은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득점은 물론 리바운드와 패싱게임, 거기에 수비까지 잘하는지라 지도자 입장에서 쓰임새를 넓게 가져갈 수 있는 타입이다. KBL을 대표하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준용에게는 악동, 배드보이 등 좋지못한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최근 들어 많이 줄었다고는하지만 여전히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보는 팬들도 적지않다. 바닥에 넘어진 선배 강병현을 향해 공을 던질 듯한 제스처로 신경전을 유발한 것을 비롯 경기참패 후 상대팀 선수와의 친목(?), 내로남불 사건 등 무수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중 불미스러운 일로 좋지않은 이미지에 정점을 찍었다. NBA에서 유명한 악동형 선수들 같은 경우 ‘맞다. 나 이런 사람이다’는 식으로 빌런 성향을 대놓고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로 보이기싫은 최준용은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적극적을 자신의 입장을 변호했지만 한번 고정된 악동 콘셉트는 지금까지도 쉬이 씻어지고 있지 않다. 거듭된 기행에 트레이드 루머까지 심각하게 흘러나왔을 정도다. 현재까지도 KBL 대표 악동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잡은 최준용은 국내 최상급 선수중 한명으로 손색없다. 이를 입증하듯 올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 모두 출전해서 평균 15.15득점, 2.76어시스트, 5.26리바운드, 1스틸, 1.12블록슛으로 전부분에 걸쳐 활약하며 소속팀 서울 SK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김선형, 안영준이 1, 2번을 맡게 될 경우 SK의 앞선은 전통적인 의미의 가드진과는 다소 차이가 생긴다. 거기서 생길 수 있는 빡빡함을 풀어주고 장신 라인업의 장점을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최준용이 함께 버티고 있는 탓이 크다.


최준용은 소속팀과 더불어 국가대표팀에도 꼭 필요한 자원이다. 송교창은 신장대비 스피드와 공격 폭발력, 이현중은 장신 슈터로서의 가치와 높은 BQ, 여준석은 탈아시아급 운동능력 등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가 있다. 상대적으로 최준용은 그러한 무기가 부족해보인다. 고르게 잘하기는 하지만 대표할만한 주특기가 튀어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재다능함에서는 모두를 앞선다. 두루두루 모든 영역에 능한지라 다양한 조합에서 연결고리 역할이 가능하다. 거기에 드리블과 볼 간수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보조리딩이 된다는 부분은 큰장점이다. 포인트가드를 보조하며 앞선의 신장을 높힐 수 있고 득점 감각이 좋은 날은 스윙맨으로 뛰며 에이스 역할이 가능하다. 거기에 스몰라인업에서는 4번으로 빠른 농구까지 이끌 수 있다. 전 포지션에 걸쳐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각성한 최준용이 소속팀 SK는 물론 향후 국가대표팀에서도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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