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파이널] 봄의 오세근은 달라도 크게 다르다

민준구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7 02: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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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봄이 되면 한 마리의 사자가 기지개를 켠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3일부터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챔피언 전주 KCC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V3에 두 걸음을 남겨두고 있다.

이미 플레이오프 시리즈부터 부산 KT, 울산 현대모비스를 단 1패도 하지 않고 격파한 KGC인삼공사. KCC라는 거인 앞에서도 그들은 더 크게 몸을 부풀리며 패하지 않을 것만 같은 기세를 드러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라이언 킹’ 오세근이 있다. 건강한 오세근이 있는 시즌은 곧 KGC인삼공사가 우승을 차지하는 때라는 말이 있듯 이번에도 그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정규리그 때만 하더라도 오세근은 저평가받았다. 아니 오히려 기량 저하라는 평가가 크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부진했다. 부상에서 온전하지 못한 몸 상태는 항상 위험 요소로 꼽혔다. 과거의 화려했던 스텝, 그리고 넘치던 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로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까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의 시선에서 피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활약했지만 송교창이 버티고 있는 KCC를 상대로도 좋을 것이란 평가는 쉽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세근은 달랐다.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자 오랜 겨울잠을 자고 있던 사자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제러드 설린저가 6강, 그리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의 압도적인 파워를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오세근이 있기에 KGC인삼공사의 골밑은 든든했다.

물론 과거와 같이 파워와 유연함을 고루 활용하며 상대를 요리하던 모습은 찾기 힘들다. 대신 단순하면서도 파괴력 넘치는 마무리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라건아가 설린저를 막기 위해 외곽으로 빠져 있는 순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장면은 오세근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정규리그 내내 불안했던 슈팅 밸런스도 완벽히 잡혔다. 무엇이 오세근의 마음을 복잡하게 했는지는 몰라도 그는 “마음을 내려놓고 플레이 하다 보니 농구가 편해졌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골밑이 든든하니 KGC인삼공사의 젊은 백코트진이 펄펄 날고 있다. 1차전에선 전성현과 문성곤이 활약하더니 2차전에선 이재도와 변준형이 KCC 앞선을 압도했다. 시즌 전부터 오세근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승기 감독의 바람이 제대로 통한 순간이었다.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 2경기에서 평균 28분 58초를 뛰며 18.0득점 5.0리바운드 2.5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플레이오프 MVP 가능성도 높아진다. 만약 MVP에 선정된다면 2011-2012, 2016-2017시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타이틀을 얻게 되며 양동근(은퇴)과 함께 최다 수상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KGC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던 2011-2012시즌, 2016-2017시즌 모두 각각 원주, 그리고 잠실에서 자축했다. 이번에는 자신들의 홈인 안양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할 기회를 얻었다.

과연 오세근은 자신의 굴에서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지난 1, 2차전에서의 활약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더 이상 꿈은 아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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