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언제…, KCC의 4번 딜레마

김종수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11-19 01:40:23
  • -
  • +
  • 인쇄

전주 KCC는 올 시즌 이래저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 전부터 1옵션 외국인 영입에 실패하면서 불안감을 안기더니 팀전력의 중심축 정창영(33‧193㎝)과 송교창(25·201cm)이 각각 갈비뼈,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해버렸다. 기대를 모았던 슈터 유망주 이근휘(히시게 벌드수흐·23·187cm)도 무릎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빨라야 연말에나 돌아올 전망이다.


13일 경기부터 정창영이 다시 복귀했지만 송교창은 재활 후 회복 기간까지 감안하면 올 시즌은 없는 전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주전 한명이 빠졌다고 해도 손실이 큰데 하물며 송교창은 팀내 에이스다. 7승 8패(승률 0.467)로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말 그대로 쥐어짜서 전력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을 겪을 공산도 크다.


사실 KCC는 지난 시즌에도 약체로 꼽혔다. 주축 선수 대다수가 가드에 몰린 포지션 불균형과 그로 인한 높이의 불안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 상황에서 KCC는 계속해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 갔다. 시즌 후반 떠나기는 했지만 타일러 데이비스(24·208㎝)라는 정통파 외인 센터의 존재와 3번 송교창을 4번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통해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그 둘이 모두 없는 상태다. 데이비스는 재계약에 실패했고 송교창은 부상으로 빠졌다. 좋은 신인 빅맨에 베테랑들의 부활 및 복귀까지, 각 팀별로 골밑 전력이 보강된 것을 감안했을 때 KCC의 포스트는 경쟁력이 더더욱 떨어졌다. 리그 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CC는 원년부터 지금까지 주전급 토종 4번을 가져보지 못한 팀이다. 빅맨자원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센터 하승진(36·221cm) 정도가 유일하다. 사실 이같은 약점은 외국인 선수가 두명 출전 할 수 있었던 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4, 5번을 모두 외인으로 채우면 되기 때문이다.


신장은 크지 않았지만 두툼한 몸통과 엄청난 힘으로 골밑의 무법자로 군림했던 ‘탱크’ 조니 맥도웰, BQ가 돋보였던 전천후 테크니션 ‘민둘리’ 찰스 민랜드,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성실한 퍼즐 ‘전주 노예’ 마이카 브랜드 등 빼어난 외인 4번이 활약할 때 KCC는 우승을 차지하고는 했다. 그러다 외국인 선수가 코트에서 한명씩 출전하는 것으로 제도가 바뀌면서부터 골밑에서 난항을 겪었다.


그렇다고 KCC에 빅맨자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KCC 역시 팀내 취약점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었고 꾸준히 자원을 수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하재필, 박세진, 곽동기, 서정현 등을 뽑았고 트레이드로 김진용, 최현민 등을 데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즉시 전력으로는 부족함을 드러냈고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김종규, 장재석 등을 데려오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결국 현재까지 4번 딜레마는 이어지고 있으며 송교창이 없는 사이 더더욱 심각해진 실정이다. 현재 KCC는 변변한 스윙맨조차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가드진의 양으로 버티고 있다. 3, 4번을 탈탈 털어도 노장 송창용(34·192㎝)과 김상규(32·201㎝) 정도가 전부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렇다고 트레이드를 통해 쓸만한 자원을 얻기도 어렵다. KBL에서 전력감 토종 빅맨 자체가 워낙 가치가 높은데다 KCC의 선수층이 얇은지라 상대팀에서 탐낼만한 카드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몇 안되는 팀내 핵심 전력을 날릴 수도 없다. 상대팀에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파격적 제안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내부전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역대 사례를 보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약점을 채우고 전화위복으로 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2000∼2001시즌 SBS(현 KGC) 김인건 감독의 ‘트리플 포스트’다. 당시 김감독은 외국인 선수 활용문제로 인해 고민이 많았다. 4번 데니스 에드워즈는 돌파력이 좋은 공격형 파워포워드 5번 리온 데릭스는 패싱 플레이에 능한 포인트 센터였지만 둘 다 골밑에서의 몸싸움에 약점이 있었다.


이에 김감독은 식스맨이던 표필상을 함께 투입하는 이른바 ’트리플 포스트‘로 상당한 효과를 봤다. 처음에는 무모하다는 혹평도 받았으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투박하고 장점이라고는 몸싸움 능력 하나밖에 없는 표필상이었지만 에드워즈, 데릭스하고는 궁합이 잘맞았다. 그 하나의 장점이 외국인 선수 둘을 모두 편하게 해줬다.


현재 KCC에는 힘 좋은 박세진(28‧201cm), 기동력이 돋보이는 김진용(27‧199cm), 파이팅 넘치는 곽동기(25‧193cm),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뽑은 루키 서정현(23·199.7cm) 등 적지 않은 빅맨 자원들이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검증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1군 경험도 적은 편이다.


팬들은 과거 많은 감독들이 그랬듯 로테이션이라도 돌려서 빅맨자원들을 활용하고 실험해보기라도 바란다. 일단 써봐야 잠재력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 하다. 전창진 감독은 토종 빅맨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어느 정도 힘과 높이가 있는 상태에서 기동성, 슈팅력은 물론 작전 수행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현재 있는 자원들이 거의 활용되지 않는 이유다.


현재 각팀의 빅맨 자원 현황은 가지각색이다. KCC에 오면 주전급 혹은 핵심 식스맨으로 중용될만한 선수가 해당팀에서는 탄탄한 선수층에 밀려 출장시간조차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하다. 과연 KCC의 4번 딜레마는 언제쯤 해결될 수 있을까. 어려운 팀 상황과 맞물려 팬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글 / 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 / 박상혁 기자,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